1년 짜리 대규모 임시직 기자 채용에 나선 MBC의 행보에 보도국이 들끓고 있다.

MBC 기자 백여명은 MBC의 임시직 기자 채용 방침에 반발해 18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서울 여의도 MBC본사 5층 보도국에서 검은색 의상을 입고 항의 침묵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임시직 기자 채용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권재홍 보도본부장과 황헌 보도국장에 대한 퇴진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 MBC 기자 백여명이 MBC의 임시직 기자 채용 방침에 반발해 18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서울 여의도 MBC본사 5층 보도국에서 검은색 의상을 입고 항의 침묵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MBC노조
앞서 MBC 기자회는 지난 17일 긴급 기자총회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잇달아 열어 “대규모 임시직 기자 채용이 결국 김재철 사장의 입맛에 맞춘 뉴스만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우려로 보도국 점거 농성을 시작하기로 결의했다.

기자들은 “임시직 기자 채용은 김재철 체재를 연장하기 위해 뉴스가 정상화 됐다는 거짓 선전을 하기 위한 꼼수”라고 밝힌 뒤, 정치부, 사회부, 경제부 자리에 앉아 두 시간 동안 침묵 시위를 이어갔다. 기자들은 당분간 보도국 침묵 시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MBC는 지난 3월, 북한, 환경 등 분야별 전문기자와 프리랜서 앵커들을 채용한 데 이어 17일에는 대규모 경력기자를 채용하겠다는 공고를 내보냈다. 채용 규모는 20여명 정도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들의 근로 조건은 ‘1년 계약에 1년 연장 가능’의 임시직이다.

이 같은 마구잡이식 채용에 대한 보도국 내부의 시선은 차갑다. 더욱이 최근 MBC가 채용한 전문기자의 경우, 환경 전문기자가 사건사고 리포트를 맡는가 하면 북한 전문기자는 경제뉴스 리포트를 맡는 등 MBC 스스로 밝힌 채용 취지마저 실종되었다는 점에서 구성원들의 반발은 거세다.

▲ MBC 기자들이 MBC의 임시직 기자 채용 방침에 반발해 18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서울 여의도 MBC본사 5층 보도국에서 검은색 의상을 입고 항의 침묵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MBC노조
기자들은 이 밖에도, 권재홍 보도본부장과 황헌 보도국장을 향해서도 “더욱 분노하는 것은 MBC 뉴스의 양심을 짓밟고 조직을 송두리째 찢어놓고 있는 김재철 사장의 마지막 발악에 권재홍 보도본부장과 황헌 보도국장이 맞장구를 치고 있다는 것”이라며 “수십 년을 이어온 MBC 기자 조직의 뿌리까지 흔들며 영혼도 없는 수십 명의 꼭두각시 기자들을 앞세워 그토록 자리보전을 하고 싶단 말인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MBC는 MBC경남에 속한 한 계약직 기자에 대해서도 18일부터 서울MBC로 출근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 다른 지역MBC 쪽에는 MBC가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경력직 기자 채용에 자사의 우수한 기자들을 추천해 달라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대균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수석 부본부장은 “김재철 사장이 회사를 빨리 정상화 시킬 생각을 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기자들을 올려서 뉴스를 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으로 이는 지역방송 말살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