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 지부(지부장 공병설, 이하 연합뉴스 노조)가 18일로 파업 35일째를 맞이했다. 연합뉴스 노조는 18일 오후 파업 한 달을 기념하는 문화제를 서울 중구 연합뉴스 사옥 앞 한빛광장에서 개최했다. 연합뉴스 노조가 파업 이후 단독으로 문화제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연합뉴스 조합원 4명으로 구성된 '춘사마 차력단'이 18일 문화제에 모습을 드러냈다. "웃기려고 나온 것 아니다 긴말 필요없이 몸으로 보여드리겠다"고 호기롭게 등장한 춘사마 차력단이 첫 번째 차력으로 맥주병(?)깨기를 보여주고 있다. 춘사마 차력단은 우스꽝스러운 복장과 "따이따이" 기합소리로 조합원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연합뉴스 노조는 지난달 15일 '공정보도 훼손'과 '사내민주화후퇴' 등을 이유로 총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공정보도 훼손' 등의 책임을 물어 박정찬 연합뉴스 사장의 연임을 반대했으나 지난 달 22일 연합뉴스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노조는 지난 4일부터 사측과의 공식적인 대화를 시작했으나 문제해결에 대한 입장차가 커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고참 사원(4~7기)들이 '노사특위를 구성해 (노조 측이 제시한) 현안을 논의한 뒤 늦어도 6월 말까지 사장 거취를 결정하는 투표에 돌입한다'는 중재안을 사측과 노조에 제시했다. 연합뉴스 노조는 중재안을 수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으나, 사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 지부가 18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중구 연합뉴스 사옥앞 한빛광장에서 문화제를 열었다. 공병설 연합뉴스 지부장은 "파업을 승리로 이끌어 진정한 국가기간통신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이승욱

이날 문화제에 참석한 공병설 연합뉴스 지부장은 “파업을 처음 시작할 때 열흘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면 우리 모습은 어떨까 걱정했지만 지금은 처음 시작 때 보다 더 강해지고 단단해진 우리의 모습에 스스로 놀라고 있다”며 “이 싸움이 끝나면 ‘다른 기사와 뉴스는 못 믿어도 연합뉴스 기사만큼은 믿을 수 있다’라는 확신 주겠다는 약속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 영화 '화차'를 연출한 변영주 감독이 연합뉴스 노조를 지지하기위해 문화제를 찾았다. 변 감독은 "영화는 세상을 바꿀 수 없지만 기사는 세상을 바꾼다"며 "세상을 바꾸는 기사를 쓰기위한 투쟁을 하는 노조를 진심으로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밝혔다.ⓒ이승욱

연합뉴스 노조 응원을 위해 문화제를 찾은 변영주 <화차> 감독은 “영화가 세상을 바꾼 적은 없지만 한 장의 기사가 세상을 바꾼 적은 많다”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공정한 기사를 쓰기위한 노력이 얼마나 훌륭한 일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진심으로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변 감독은 “요즘처럼 서울 시내에 텐트가 쳐져있고 경찰들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긴장을 형성하는 많은 공간들이 있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면서 “여러분의 파업이 승리한 뒤에도 텐트가 걷히지 않은 곳이 있다면 그곳이 얼마나 중요한 장소인지 여러분의 기사 한 줄, 멘트 하나가 힘이 돼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수들의 공연도 이어졌다. DJ. DOC는 “이렇게 즐거운 파업현장은 처음 본다”며 “파업이라고 꼭 우울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MC 스나이퍼는 “분노할 때 분노할 줄 알아야 하며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앵콜 요청을 받자 즉석랩을 선보여 연합뉴스 노조를 응원하기도 했다.

▲ DJ. DOC가 등장하자 조합원들과 시민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이하늘 씨는 "지난번 무대는 MBC 파업 콘서트 였다"며 "이러다가 파업전문가수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 ⓒ이승욱

▲ 음유시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MC 스나이퍼가 달아오른 무대를 이어받았다. 그는 조합원들과 시민들의 앵콜 요청에 '당신들의 투쟁이 당신들의 인생에 무엇의 선택권을 줄지는 몰라도 끝까지 끝까지 한걸음씩 스텝 바이 스텝'이라는 짧지만 강한 메세지를 주는 즉석랩을 선보이기도 했다.ⓒ이승욱

▲ 노라조가 특유의 유쾌함을 발산했다. 노라조는 "(파업은)지구력 싸움인 것 같다"며 지칠때 다시 불러주면 언제든 오겠다고 말해 조합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이승욱

마지막 공연 무대를 장식한 노라조는 “무대와 음향이 열악하지만 오늘 무대의 목소리가 가장 멀리까지 갈 것 같다”며 "지쳤을 때 연락주면 언제든지 오겠다"고 밝혀 연합뉴스 조합원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날 문화제는 300여명의 조합원과 시민들이 함께 했으며 조합원들이 준비한 다양한 공연도 펼쳐져 흥겨운 분위기 속에 마무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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