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 지부(지부장 공병설, 이하 연합뉴스 노조)가 18일로 파업 35일째를 맞이했다. 연합뉴스 노조는 18일 오후 파업 한 달을 기념하는 문화제를 서울 중구 연합뉴스 사옥 앞 한빛광장에서 개최했다. 연합뉴스 노조가 파업 이후 단독으로 문화제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노조는 지난달 15일 '공정보도 훼손'과 '사내민주화후퇴' 등을 이유로 총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공정보도 훼손' 등의 책임을 물어 박정찬 연합뉴스 사장의 연임을 반대했으나 지난 달 22일 연합뉴스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노조는 지난 4일부터 사측과의 공식적인 대화를 시작했으나 문제해결에 대한 입장차가 커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고참 사원(4~7기)들이 '노사특위를 구성해 (노조 측이 제시한) 현안을 논의한 뒤 늦어도 6월 말까지 사장 거취를 결정하는 투표에 돌입한다'는 중재안을 사측과 노조에 제시했다. 연합뉴스 노조는 중재안을 수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으나, 사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날 문화제에 참석한 공병설 연합뉴스 지부장은 “파업을 처음 시작할 때 열흘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면 우리 모습은 어떨까 걱정했지만 지금은 처음 시작 때 보다 더 강해지고 단단해진 우리의 모습에 스스로 놀라고 있다”며 “이 싸움이 끝나면 ‘다른 기사와 뉴스는 못 믿어도 연합뉴스 기사만큼은 믿을 수 있다’라는 확신 주겠다는 약속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연합뉴스 노조 응원을 위해 문화제를 찾은 변영주 <화차> 감독은 “영화가 세상을 바꾼 적은 없지만 한 장의 기사가 세상을 바꾼 적은 많다”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공정한 기사를 쓰기위한 노력이 얼마나 훌륭한 일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진심으로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변 감독은 “요즘처럼 서울 시내에 텐트가 쳐져있고 경찰들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긴장을 형성하는 많은 공간들이 있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면서 “여러분의 파업이 승리한 뒤에도 텐트가 걷히지 않은 곳이 있다면 그곳이 얼마나 중요한 장소인지 여러분의 기사 한 줄, 멘트 하나가 힘이 돼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수들의 공연도 이어졌다. DJ. DOC는 “이렇게 즐거운 파업현장은 처음 본다”며 “파업이라고 꼭 우울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MC 스나이퍼는 “분노할 때 분노할 줄 알아야 하며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앵콜 요청을 받자 즉석랩을 선보여 연합뉴스 노조를 응원하기도 했다.
마지막 공연 무대를 장식한 노라조는 “무대와 음향이 열악하지만 오늘 무대의 목소리가 가장 멀리까지 갈 것 같다”며 "지쳤을 때 연락주면 언제든지 오겠다"고 밝혀 연합뉴스 조합원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날 문화제는 300여명의 조합원과 시민들이 함께 했으며 조합원들이 준비한 다양한 공연도 펼쳐져 흥겨운 분위기 속에 마무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