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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안츠 사태' 주목해야 하는 이유[최성진의 정치현장] 시사주간지 '한겨레21' 기자
최성진 한겨레21 기자 | 승인 2008.04.22 12:29

한겨레신문사 앞으로 얼마 전 손님이 찾아왔다. 매일 아침 한번도 거르지 않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 사람들은 '알리안츠생명' 노동조합원들이다. 목소리를 높이는 법도 없고 격렬한 퍼포먼스를 벌이는 것도 아니다. 이들은 다만 조용히 호소할 뿐이다. '알리안츠 사태'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일방적 성과급제 시행으로 시작된 '알리안츠 파업사태'

알리안츠 파업사태는 올 초 회사 쪽이 노조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성과급제를 시행하면서 비롯됐다. 노조는 회사가 성과급제를 바탕으로 사실상 구조조정을 단행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쪽에서는 성과급제 도입이 이미 2005년 합의된 내용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사태는 회사가 3월 말, 파업에 참가한 지점장(영업소장) 99명을 해고하며 더욱 악화됐다.

   
  ▲ 한겨레 4월8일자 12면.  
 
사실 알리안츠 파업사태는 매우 주목해봐야 할 사건이다. 우선 알려진 것처럼 알리안츠생명 파업사태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첫 번째 '대규모 정규직 노조 파업'이다. 게다가 여기에는 올해 노사관계 현안 가운데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대기업 임금체계 조정과 구조조정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운 이명박 정부의 대응이 주목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알리안츠생명 파업사태를 보면 앞으로 5년간 이명박 정부가 노사문제에 어떤 식으로 접근할지 엿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태의 전개 과정을 살펴보면 걱정되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쩐 일인지 사태는 점점 꼬이고 있다. 애초 정부에서는 알리안츠 파업사태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알리안츠와 이랜드 등 어떤 형태의 노사 갈등에도 정치적 해결을 위해 정부가 개입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게 이영희 노동부장관의 발언이었다.

정부의 '묵인'…기업의 '강경대응' 불러와

발언 자체를 크게 문제삼을 구석은 없다. 지극히 원론적 수준의 멘트였다. 문제가 되는 것은 정부의 이런 입장 표명이 결과적으로 기업의 강경대응을 묵인해주는 결과를 빚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영희 장관은 3월2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알리안츠생명 노조의 파업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파업에 참여중인 지점장들은 노동조합 가입이 안 되는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이 지점장의 지위에 대해 유권해석을 내릴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무슨 근거로 이런 발언을 내놨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여기에 '힘 받은' 알리안츠 회사 쪽은 '지점장 99명 해고'라는 초강수를 내놓았다. 대화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이다.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부 일각에서는 알리안츠가 조만간 직장폐쇄를 단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만약 단행된다면 회사 쪽은 대량 해고 이후 연이은 초강수를 두는 셈이다.

   
  ▲ 경향신문 4월14일자 1면.  
 
대기업에 쏟는 정성의 반만이라도 노동계에 쏟았다면…

정부 안에서도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첫 번째 대규모 파업인 알리안츠 사태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강경론이 득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쉽게 말하면 이번 기회에 '(노조에) 본 때를 보이겠다'는 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 직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기업 총수들에게 언제든 어려운 점이 있으면 주저없이 전화하라며 각별한 애정을 과시했다. 만약 이명박 정부가 대기업에 쏟는 정성의 반만이라도 노동계나 노사관계 해법에 쏟았다면 알리안츠생명 파업사태가 여기까지 왔을까. 분명한 것은, '편애'는 아끼는 자식을 망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최성진은 현재 한겨레21 정치팀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한때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방송작가 생활을 경험 했다.

최성진 한겨레21 기자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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