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파업 장기화로 인한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MBC의 무리수가 잇따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성추행 전력으로 중징계를 받았던 이를 뉴스 진행 PD로 기용하는가 하면, 무분별하게 임시직 기자들을 채용해 내부 반발이 거세다.

▲ 서울 여의도 MBC 사옥 ⓒ미디어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에 따르면, 황헌 보도국장은 지난 9일부터 방송을 재개한 <뉴스24>의 진행 PD에 성추행 전력으로 중징계를 받았던 H부장을 기용했다. H부장은 지난 2010년, 보도제작국에 근무할 당시 함께 팀원으로 일하던 여성 작가들을 성추행해, 인사위원회에서 ‘정직6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바 있다.

MBC노조는 이에 대해 “파렴치한 인사 만행을 저지른 것으로 그를 다시 보도부문으로 불러들인 것은, 성범죄 가해자와 피해자를 사건 처리 이후에도 격리시켜야 한다는 상식과 관행에도 어긋나는 일”이라며 “‘성추행 PD’와 ‘앵무새 앵커’가 만드는 <뉴스24>는 일말의 수치심도 없이 최근 매일 밤 전국 시청자들에게 찾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규모 임시직 기자 채용도 시작됐다.

MBC는 17일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경력기자 및 뉴스진행 PD, 드라마 PD 및 제작 카메라, TV 편성 운행 담당 등 대규모 경력 채용에 나선다고 밝혔다. 채용 규모는 취재기자 20명, 뉴스진행PD 2명, 글로벌사업본부 4명, 드라마PD 2명, 회계부 1명, 제작카메라 1명 등 총 30명으로, 채용 조건은 ‘1년 계약 + 1년 연장 가능’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노조는 밝혔다.

MBC는 회사 홈페이지 뿐 아니라 생방송 중 자막, 취업 전문사이트, 무료신문 등을 통해 임시직 채용 계획을 대대적으로 알릴 것으로 전해졌으며, 통상 신입사원 공채 때에만 진행하던 채용 TV 스팟 광고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BC노조는 이에 대해 “그저 당장 파업 국면을 넘기고자 임시직 기자와 앵커들을 마구잡이로 뽑아, 김재철식 ‘땜질 뉴스’에 닥치는 대로 투입하고 있다”며 “이른바 ‘환경 전문기자’는 사건사고 리포트에, ‘북한 전문기자’는 경제뉴스 리포트에 동원하는 등 스스로 밝힌 채용 취지마저 실종된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임시직 기자 20명 채용’ 사태와 관련해 MBC 보도국 기자들은 오늘 오후 3시 긴급 기자총회를 열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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