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가 장애인 지하철 집회에 대해 이동권만이 아닌 21년째 이어져 온 ‘장애인 기본 권리’에 대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13일 JTBC <썰전 라이브>에서 1대1 토론을 진행했다. 박 공동대표는 이날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지하철 시위'로 인한 시민들의 교통 불편에 대해 사과했다. 박 공동대표는 “이 자리를 빌려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로 인해 많은 불편을 끼쳐드려 시민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 공동대표는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는 건 시민들에게 고되지만 공기처럼 자연스러운 일 아닌가”라면서 “전장연은 시민들을 볼모로 잡았다는 비난과 혐오적인 욕설을 감수하면서까지 장애인 이동권은 생존권이자 기본적인 시민의 권리라고 21년째 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오른쪽)가 13일 서울 상암동 JTBC 스튜디오에서 JTBC 프로그램 '썰전라이브' 생방송 일대일 토론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 공동대표는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시민의 권리를 부여해 달라”며 “시민 여러분이 함께해 준다면 전장연은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장애인의 권리를 말하다 죽을지언정 잊혀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공동대표는 “이제 믿을 수 있는 것은 시민의 힘밖에 없다”며 “간곡하게 부탁한다.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준석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저희는 정책을 하는 정당으로서 장애인뿐만 아니라 어떤 문제든 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전장연이 항상 모든 상황에서 최우선적으로 전장연의 주장을 100% 옳은 것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받아들여주면 협의가 원활히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우리의 문제가 최우선적이고 100% 해달라고 요구한 바 없다”며 “21년을 기다리면서 놓쳐버리고 배제된 권리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고려해달라는 차원이다. 양당이 지배했던 20년의 세월동안 약속이 안 지켜진 것에 대해 우리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준석 대표는 “전장연을 포함한 장애인 단체의 요구에 대해 정치권이 안 하겠다는 것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 공동대표는 “(정치권이) 안 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출근길에 지하철에 들어간 것은 작년 12월 3일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박 공동대표는 "많은 시민들이 지하철의 엘리베이터 문제로만 생각할 수 있는데, 장애인 권리 예산 중 특히 이동권 관련해서 중앙정부가 제대로 책임지지 못해서 지하철을 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속도 때문에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진보는 앞으로 하고 있는 거고 점진적인 개혁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공동대표는 “정치인분들과 공무원을 만나면 맨날 똑같은 방식으로 절차를 밟고, 공문을 보내고 만난다”면서 “검토하겠다는 건 20년 간 똑같다. 양당이 지배한 20년 세월 간 둘 다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전장연의 시위가 비문명적'이라는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이 대표는 "탑승 시위 자체는 반대 안 한다"면서 "지하철을 마비시키는 방식으로 다수의 불편을 야기해 결국에는 뜻을 관철시키려고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그 부분을 비문명적이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장연의 시위 방식에 대해 이 대표는 "고의로 지하철 문을 막은 것은 무조건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박 공동대표는 “모든 시위에는 고의가 있다”며 “의도를 가지고 집회하고 불법을 저질렀다고 그 행위 자체를 문명과 비문명으로 가르지 않는다”고 바로잡았다. 그는 “기본적인 시민의 권리, 이동할 권리도, 교육받을 권리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 최중증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면서 불법을 저질렀다. 그런데 그것이 비문명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공동대표는 지난달 25일 이 대표의 ‘볼모’ 발언 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서 전장연을 향한 악성 댓글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박 공동대표는 시각자료를 제시하며 "(이 대표 같은) 사람에게서 메시지가 나왔을 때 우리에게 다가오는 위협은 어마어마하다”고 강조했다. 박 공동대표는 “대표님과 아주 똑같은 말로 조직적으로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고 중증장애인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대표는 전장연의 시위와 관련해 개인 페이스북에 비난의 글을 쏟아낸 바 있다. 지난달 25일 이 대표는 "장애인의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의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에 최고위원회에서 "전장연이 최대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해야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된다는 비문명적 불법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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