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막바지에 논란이 되고 있는 두 인물이 있다. 김용민과 문대성. 이 두 인물의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여론의 사퇴 요구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으나 사퇴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두 인물 사이에는 큰 차이가 하나 있다.김용민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 울음을 토해내며 반성을 했으나 문대성은 끝내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TV 토론회에서 표절의혹에 대해 질문하는 상대편 후보에게 역정을 내기까지 했다.

이런 대조적 차이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두 대표의 태도에서도 나타난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듯, 김용민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했다. 그러나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여론의 비판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문대성 후보의 잘못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오히려 논문표절 논란이 뜨겁던 지난 4월 1일 박근혜 위원장은 부산으로 내려가 문대성 후보를 직접 격려하는 동행유세를 강행하기도 했다.

▲ 문대성후보와 악수를 나누는 박근혜 위원장 ⓒ오마이뉴스


박근혜 위원장이 문대성 후보를 이토록 감싸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록 김용민 후보를 비판하기 위해 '구색'삼아 끌어들여 비판하기는 했으나 보수언론에서조차 문대성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박근혜 위원장의 '문대성 사랑'은 변함이 없다. 변치않을 것 같다. 선거공학적 측면에서 문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지 않는 이유도 있겠지만, 선거 막바지 악재를 두고서도 여론을 다독이려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다. 박 위원장에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박근혜 위원장은 문대성 후보에게 일종의 '공범의식'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문대성후보의 논문표절의혹사건을 보면, 두 사람에겐 3가지의 공통점이 '오버랩'된다. 첫째, 두 사람은 모두 취득 과정이 떳떳하지 못한 '어떤 것'을 차지할 '자격' 논란의 당사자라는 점이다. 박 위원장은 부친이 김지태씨로부터 빼앗아 '장물'논란이 있는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을 10년간 지내며 20억원의 급여를 받았다. 지금도 정수장학회의 실소유주라는 세간의 의혹을 받으며,정수장학회의 사회환원을 직접 요구받고 있다. 문대성 후보는 무려 7개에 달하는 표절의혹 논문으로 석박사 자격을 취득했고, 그 자격으로 대학교수의 지위를 얻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그 논문 표절로 인해 후보직과 교수직의 사퇴까지 요구받고 있다.

둘째,자신의 노력이 아닌 남의 힘으로 빌어, 문제의 자격을 갖추게 된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다. 박근혜 위원장은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었겠나. 자신의 노력이었을까. 그 어떤 이유를 갖다댄다고 해도 아버지 박정희 전대통령의 후광에 힘입어 그 자리에 올랐다는 사실은 변치않을 것이다. 그럼 문 후보는 어떠한가. 그것을 표절이라고 하든,복사라고 하든,대필이라고 하든, 그 무엇이든 간에 그의 논문은 자신의 힘이 아닌 남의 힘을 빌어 작성됐고 그 덕분에 교수가 됐다.

마지막으로 자기'콘텐츠'가 빈약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논문표절'이 무엇인가. 논문의 작성자는 있는데, 논문의 내용은 논문 작성자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기가 생산한 '콘텐츠'가 없으니, 남의 콘텐츠를 베끼거나, 남이 대신 콘텐츠를 만들어 주었다는 것 아닌가. 박근혜 위원장은 '수첩공주'라고 불린다. 수첩에 쓰여 있는 것 이외에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된 별명이다. 정치지도자로서 말을 아끼는 태도라는 평가도 있지만, 자기 콘텐츠의 빈약함을 드러낼 뿐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또한 그는 사회적 쟁점이 있을 때마다, 침묵하거나 애매한 말로 일관하다 여론이나 판세가 기울어지면, 별 설명도 없이 한마디씩 내뱉는 정치화법을 보였다.'기회주의적'이란 평가에다 '콘텐츠 빈약'이라는 비판이 얹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총선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잘못에 대해 반성도 하지 않고, 책임을 묻지도 않으며, 자기 콘텐츠마저 빈약한, 공범의식을 가진 정치지도자들이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행사하는 그런 국회를 만들 것인지. 그 선택은 유권자인 국민들에게 맞겨져 있다. 투표 정말 잘 가려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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