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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노동자 '김순자 어록' 뜨다 "왜 비정규직 철폐는 날치기 못합니까?"중앙선관위, 9일 오전 각당 비례대표 선거방송토론 개최
한윤형 기자 | 승인 2012.04.09 14:20

   
▲ 비례대표 후보 토론 모습

오늘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하는 제19대 비례대표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한 주요 6개 정당 후보자 토론회(경제·복지 분야)가 열렸다. 참여정당 및 후보는 새누리당 안종범, 민주통합당 홍종학, 자유선진당 서규석, 통합진보당 박원석, 창조한국당 정창덕, 진보신당 김순자 등 여섯 사람이었다. 특히 청소노동자로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을 배정받은 김순자 후보의 방송토론 데뷔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경제분야 토론은 오늘날의 화두가 복지 및 경제민주화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듯했다. 새누리당 안종범 후보 역시 복지나 경제민주화에 대한 동의를 표했고, 다만 실천방법에 대해 이견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특히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정책적 차이를 물고 늘어지려는 전략을 보여줬다. 공동정책 합의문을 언급하며, 주식 양도차익 과세 문제나 노사공동 결정법 문제 등에 대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입장 차이를 국민들이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를 질문했다. 과거와는 달리 새누리당은 일자리를 몇 개 만들자는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말하며, 민주통합당의 고용률 70% 공약을 지키려면(현재는 59%) 일 년에 일자리를 70만개를 늘려야 하는데 그것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고 민주통합당 홍종학 후보에게 날카롭게 질문하기도 했다. 중소기업 문제에 대해선 중소기업 지원법 개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선 사내 하도급법 전면 개선, 청년창업 문제에 대해선 연대보증제도 폐지를 말하는 등, 해당 문제에 대해 본질적이진 않지만 부수적인 효과가 있는 정책 공약 등을 나열하면서 새누리당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밝혔다. 요즘 문제가 되었던 새누리당 후보들의 토론 자세에 비하면 평가할 만했다. 

민주통합당 홍종학 후보와 통합진보당 박원석 후보는 적당히 서로 공조하며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안정적인 토론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홍종학 후보는 최근 언론에 나온 민주통합당 후보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제학자인 그는 구체적인 정책문제에 대한 식견을 견지하면서 수사적으로 새누리당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공약과 서울 강남 을의 김종훈 공천은 모순된다는 점을 거듭 지적했고, 보편적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강조했으며, 청년층 의무고용 할당제와 국립병원·보건소 강화를 말하는 등 각론에도 충실했다. 김대중 노무현 두 전 대통령의 유지를 강조하면서 복지강화에 실패한 이유를 새누리당 탓으로 돌리는 어법도 절묘했다. 통합진보당 박원석 후보는 이에 덧붙여 출자총액제한 제도 폐지나 순환출자 금지 등 재별개혁 이슈를 좀 더 공략했다. 새누리당의 청년 창업 정책에 대해선 청년 창업의 성공률이 3%에 지나지 않는다 꼬집기도 했다.

창조한국당 정창덕 후보의 발언은 다소 토론회에서 겉도는 느낌이었지만 창조한국당의 정체성을 보여주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을 싸잡아 “정권 잡아본 이들은 책임지고 물러나라”고 말하는 탈정치, “이념대립은 그만하자.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세 분(새누리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후보)이 손을 잡고 약속해 달라”고 말하는 탈이념, 그리고 IT 벤쳐사업을 한 본인의 경험과 신산업 일자리 창출 그리고 문국현·안철수를 묶어서 말하는 탈산업사회에 적응해야 한다는 감수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책 부분에서 다른 당의 입장을 비판하는 부분에선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진보신당 김순자 후보의 경우 이번 토론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상도 사투리로 어눌하게 준비한 원고를 읽으며 다소 격앙된 표정으로 주로 새누리당 후보를 질타한 김순자 후보의 모습은 다소 아슬아슬했지만 생활인이 정치 영역을 맞닥트렸을 때 하고 싶은 말들을 뱉어 내어 사람들로 하여금 속시원하다는 찬사를 받았다. 사실 진보신당이 이 영역에 대해 준비한 정책은 단촐했다. 김순자 후보의 발언에서 나온 정책들은, 최저임금 인상·사장임금 상한제·정리해고법 폐지·비정규직 보호법 폐지·무상의료·무상교육 정도 밖에 없었다. 경제·복지 영역에 있어 노동의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는데, 다소 투박하고 당장 실현이 힘들 거라는 우려는 있을 수 있어도 다른 이들이 요리조리 피해가는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했다.

   
▲ 트위터 @kimsunja0411 에 올라온 토론회를 준비하는 진보신당 김순자 후보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문제들을 제기하는 김순자 후보의 화법이었다. 트위터 등지에서 회자되는 김순자 후보의 어록을 모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 "다른 법은 날치기도 잘 하면서 왜 비정규직 철폐는 하지 못했습니까?"
- "최저임금이 100만 원도 안되는데 그 돈으로 사람이 어떻게 삽니까? 도둑질을 해야 합니까, 그냥 굶어야 합니까?"
- "울산에 보면 비정규직 문제 해결하겠다는 새누리당의 현수막이 많이 걸려있습니다. 이것이 새누리당의 입장이 맞습니까?" (안종범 후보 답변) "새누리당 의석이 과반수가 넘는데, 마음만 먹으면 비정규직 정규직화 할 수 있는데 그동안 하지 않았습니다. 선거 때 되니까 정규직화 하겠다는 말을 하니 그 말을 어떻게 믿겠습니까?"
- "얼마 전 또 한 분의 쌍용차 해고자가 돌아가셨습니다. 3년 동안 22명입니다. 이게 다 정리해고 때문입니다. 제가 해고당해봐서 잘 압니다. 정말 어렵고 힘듭니다. 정리해고법 그냥 두고 무슨 일자리 정책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 “새누리당이 그동안 일자리를 얼마나 만들었는지 아십니까?” (잘 모르겠다는 안후보 답변) “제가 정확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81개입니다. 그럼 새누리당이 재벌 세금은 얼마나 깎아줬는지 아십니까?” (정확히는 잘 모른다는 안후보 답변) “제가 정확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82조입니다. 82조를 깎아서 일자리를 81개 만들었습니다.”
- "청소노동자들 점심 안 먹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쉴 곳도 없습니다. 비정규직 900만이 넘습니다. 비정규직 보호법이 오히려 비정규직을 확산시킵니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법을 없애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일자리, 고용안정 대책입니다."
- “좋은 말씀이 많은데 왜 우리 사는 모습은 이렇습니까? 말씀들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차는 대법원 판결이 나도 문제가 해결이 안 됩니다. 있는 법도 안 지키는 판국에 무슨 법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 "여기 나온 분들 다 남성분들이라 애를 낳아본 사람은 저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애 낳을 때만 해도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고 했는데 이제는 출산율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애 낳기도, 기르기도 힘든 사회입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 안 하고 무슨 저출산 문제를 걱정합니까? 애를 많이 낳으라고 하려면 출산부터 교육까지 국가에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것을 못하는데 무슨 저출산·고령화사회에 대한 대책을 말합니까? 진보신당의 정책은 무상교육, 무상의료입니다.” 
 
김순자 후보는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져 복지 문제와 경제민주화 문제가 화두가 된 가운데, 삶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던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만을 생활인의 시점과 언어로 날카롭게 재단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시민들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어떻게 정치권에 요구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해야 하고, 정치세력 또한 이 문제의식이 비판에 그치지 않고 대안을 만들어내려면 어떤 노력 및 작업이 필요할 것인지 성찰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윤형 기자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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