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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단협이 친목단체? 한 마디로 무지하다고 밖에"[인터뷰]배성인 학술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
김완 기자 | 승인 2012.04.05 11:44

새누리당 후보로 부산 사하갑에 출마한 문대성 후보의 논문 ‘표절’ 및 ‘대필’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22개 학술단체로 구성된 학술단체협의회(이하 학단협)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문 후보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학계 전체의 부조리를 드러내는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한 엄중하고 단호하게 접근해야 한단 점을 강조하며 “문 후보를 중심으로 한 논문 표절 커넥션과 교수직 임용을 둘러싼 추악한 거래까지 그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문 후보는 부산KBS의 TV 토론회에서 “학단협은 공식 단체가 아니라 개별적 친목단체일 뿐”이라고 폄하하며, 표절 문제에 관해선 “국민대의 판결을 기다리겠다”고만 밝혔다. 국민대가 연구윤리위원회를 가동하며 표절 여부에 대한 심사에 돌입했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2달여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 만큼 최대한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동아대 역시 “국민대가 결정을 내린 이후 교수직 유지 여부를 심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문 후보의 발언과 국민대, 동아대의 입장이 알려진 이후 트위터 등 SNS에서는 ‘이미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 만큼 국민대와 동아대가 조속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내용의 멘션들이 빗발치고 있다. 표절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이미 확고한 상황에서 논란이 ‘대필’로 확산되고 있는 때에 국민대와 동아대가 시간을 끌고, 문 후보가 여기에 몸을 숨기고 있단 지적이다.

이에 대해 문 후보 논문의 표절 여부에 대해 학술적으로 가장 분명한 판정을 내렸지만, 오히려 문 후보로부터 ‘친목단체’라는 폄하를 당한 학단협의 입장에 대해, 배성인 운영위원장(한신대 교수)에게 물었다.

   
▲ 배성인 학술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한신대 교수)
미디어스 : 문대성 표절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밖에서는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얘기 하지만, 그동안 학계에 표절과 대필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관행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동안 자정과 정화 과정이 꾸준히 진행되어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보면 체육학계는 여전히 이런 대필과 표절의 관행이 굉장히 흔한 것 같다.

미디어스 : 이번 사건에 대해 체육학계는 아무런 말이 없다.

문 후보의 표절 의혹은 일종의 기득권 논리에 의해, 학교 내에 존재하는 위계에 의해 은폐되어왔던 부조리한 현실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후 문 후보와 체육학계의 대응을 보고 있노라면, 체육학계가 밖을 완전히 적대시하며, 안에 있는 사람들간의 철저한 동질감만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체육학계가 문 후보 표절 논란에 침묵하는 것은 스스로 보편적 상식과는 완전히 분리된 집단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미디어스 : 표절 여부에 대한 판단은 확고한 것인가

표절했다는 사실은 이미 확실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본다.  한국연구재단이나 교과부의 기본적 윤리규정을 완전히 위반했다. 토씨하나 안 틀리고 베꼈으니 표절이라기 보다는 대필에 가깝다는 것이 검토자들의 의견이다. 일부에선 이공계 성격 논문의 특수성을 말하는데, 그 기준으로 보더라도 표절이라는 사실을 틀림없다. 문 후보 논문의 경우 10가지 잣대, 100가지 잣대를 들이대더라도 표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동아대 내부에서 상호 간의 표절이 있었다는 사실과 정황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동아대 차원의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만약, 동아대가 이 부분을 간과한다면 동아대 체육대학 전체가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 집단이라는 혐의를 벗기 어렵다.  

미디어스 : 문 후보의 박사 학위를 취소할 국민대는 표절을 판정하는데 2달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학칙에 따른 절차와 시간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표절 여부를 판단하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 같지는 않다. 세밀하게 들여다볼 것도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판정을 하기까지 전략과 기획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간단히 말해, 총선을 눈앞에 두고 국민대 입장에서 이런 문제에 대해 총대를 메는 게 버거운 상황이 아닌가 싶다. 박사 학위를 바로 박탈하자니 문 후보가 떨어질게 염려되고, 그렇지 않고 버티자니 학교 위신이 염려되는 그런 상황이라고 여겨진다.

미디어스 : 국민대가 조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음에도 미루고 있단 얘기인가

그렇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번 사건이 국민대뿐만 아니라 주요 사립대들과 연계된 문제라는 점이다. 문 후보 논문만 하더라도 국민대의 결정에 따라 동아대는 물론 용인대와 명지대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어있다. 일종의 사립대 카르텔인 셈인데, 국민대가 관련 대학들과 협의를 하며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런 사립대 카르텔의 의사결정권자들이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경우가 많다. 표절 판정을 미루는 것을 사실상의 정치적 공모, 공범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 학술단체협의회 홈페이지에 있는 단체 소개

미디어스 : 문 후보는 학단협은 ‘친목모임’이라고 했다.

아무리 교수가 된지 얼마 안 됐고, 학자라기보다는 경기인에 가까운 교수라고 해도 너무 학계를 모르는 무지한 발언이라고 본다. 학단협은 학술단체의 협의체로 2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해온 대표적 학술단체이다. 학단협이 진보적 시각을 가졌기에 보수적 입장을 가진 학자라면 학단협의 입장과 다르게 생각할 순 있겠지만 그런 이들 조차도 학단협을 그렇게 폄하하진 않는다. 한 마디로 무지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인식이다.  

미디어스 : 학단협의 향후 계획과 입장은 무엇인가

문 후보가 당선이 되든 되지 않든 이번 사건이 학계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계속 상황을 지켜보면서 적절한 대응을 해나갈 것이다. 문 후보의 학단협 폄하에 대해선 별도의 성명을 준비 중이다. 문 후보는 지금까지 표절된 박사 학위를 갖고 교수직을 유지해왔고, 또 교수직을 주요한 경력으로 해 국회의원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학위가 표절된 것이라면 문 후보는 총선 후보직 사퇴는 물론이고 학교를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완 기자  ssamw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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