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김현석, 이하 KBS 새 노조) 총파업이 4일로 30일째를 맞았다. 파업 장기화에 따라 KBS 방송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KBS 사측은 공식적으로는 방송파행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추적 60분>은 3주째 결방이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 주말 해피선데이 프로그램인 <남자의 자격>과 <1박 2일>이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되었다.

KBS 새 노조 소속 예능국, 다큐멘터리국, 라디오국 PD들은 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새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 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S 새 노조 사무실에서 파업에 참가한 예능국, 라디오국, 다큐멘터리국 PD들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기자 간담회에 참가한 개그콘서트 서수민 PD(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발언을 하고 있다.ⓒ이승욱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개그콘서트> 서수민 PD는 “개그콘서트 출연 개그맨들에게 파업에 참가하게 되어서 당분간 함께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하니 적지않게 충격을 받은 친구들도 있었다”고 파업 참여 초기의 상황을 전했다.

서수민 PD는 “파업 참여 기사가 나가면서 걱정했던 것 중에 하나가 ‘PD는 나서는데 개그맨들은 뭐하냐’하는 비판이었다”며 “내가 조합원으로서 해야할 바를 하기 위해서 파업현장에 나온 것이라면 개그맨들은 연기자로서 개콘 안에서 웃음을 주는 해야할 바를 하는 것일 뿐이다. 각자 자리에서 해야 할 것을 하면서 원칙을 지켜나가는 게 맞는 것”이라고 밝혔다.

<데니의 뮤직쇼> 강요한 PD는 “작가와 DJ(데니안)가 가끔씩 안부를 물으며 '언제 들어올 거냐'고 질문하면 ‘나한테 물어보지 말고 사장한테 물어보라’고 말한다”며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동료들과 함께 있다가 목적 달성후 금의환향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PD들은 "파업으로 인해 시청자들에게 최고 수준의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청자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1박 2일>을 연출하는 최재형 PD는 “정상 방송이 안 되는 상황에 대해 시청자에게 가장 죄송하다. (파업이 끝나고) 다시 돌아가면 전보다 더 열심히 해서 즐거운 방송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른 사람이 <1박 2일>을 편집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방송이 저와 상관없이 나가고 있는데 프로그램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말을 아꼈다.

<승승장구> 박지영 PD는 “지금 CP나 EP가 연출을 대행하고 있다. 큰 무리없이 방송이 나가고 있지만, 저희는 정상방송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파업 때문에 내 아이처럼 생각하는 프로그램을 놓고 와서 마음이 아프지만 좀 더 좋은 상황에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불후의 명곡> 고민구 PD 역시 “노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일손을 완전히 놓았다"며 "키를 잡았던 선장 입장에서는 마음이 아픈 일”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추적 60분>의 김영선 PD는 “<추적60분> PD 전원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어서 3번 결방된 상황임에도, 방송이 안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정작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힘들게 방송에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가슴 아프다"고 전했다.

김영선 PD는 “한진중공업 파업 중일 때 그곳에 계신 분들이 '메이저 방송에서 (우리들의 상황을) 알려주지 않아 힘들다'고 했었는데, 이제 저희가 그런 입장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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