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피해자로 거론되고 있는 방송인 김제동씨는 "(사찰 문건에 이름만 올라있고) 내용이 없는 게 제일 무서웠다"며 "(무슨 일 때문에 사찰 대상이 된 것인지) 온갖 상상이 되어 자꾸 움츠러 들었다"고 밝혔다.

▲ 김제동ⓒ연합뉴스

김제동씨는 3일 MBC <제대로 뉴스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누나한테 송금해준 게 혹시 자금법 위반인가? 친구들한테 돈을 빌려준 게 문제였나? 등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며 "제일 무서운 것은 알아서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노 대통령 1주년 추도식 전후로 방송 담당하는 국정원 직원분들이 가볍게 술이나 한 잔 하자고 아는 분을 통해 연락해왔다. 가벼운 마음으로 나갔고, 두 번째 만났을 때는 친해졌다는 생각도 했다"며 당시 국정원 직원이 '제동씨는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냐, VIP께서 걱정을 하신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MBC 기자가 '왜 (당시에) 직접 그런 일이 있었다고 밝히지 않았나?'라고 질문하자, 김씨는 "적어도 잡아가지는 않았기 때문에 협박이나 탄압이라고 생각 안했다"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조차 없는 분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밝히는 것이) 쪼잔하고 찌질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정부를 향해 “나는 한 여성에게 내밀하게 사찰 당하고 싶은 남성이다. 민정씨와는 연애할 수 있지만 민정수석과는 연애할 마음이 없다”며 “문건에 내 이름을 적어줘서 신문 1면에 이름 나가게 된 것은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는 4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는 "상식적인 것들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멈출 생각이 없다"며 "나 같이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입장이 아닌 사찰 당하신 분들 중에 이런 이야기조차 할 수 없는 분들에게 여론이 좀 더 집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내가) 좀 정치적인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지금 내 나이 또래 남자들이 가지는 아주 자연스러운 관심정도"라며 자신이 소셜테이너로 분류되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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