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성 새누리당 사하갑 후보가 재직하고 있는 동아대 태권도학과의 다른 교수들도 표절 의혹을 살 수 있는 논문들이 다수 발견됐다.

▲ 권유찬 태권도학과장(좌)과 김우규교수(우) (동아대학교)
먼저 현재 동아대 태권도학과 학과장인 권유찬 교수 역시 표절 의혹이 일 수 있는 논문이 많았다. 권유찬 교수는 한 논문을 다른 학술지에 중복해 실었으며 같은 학술지에 내용이 동일한 논문을 두세 번에 걸쳐 게재하기도 했다.

권유찬 학과장은 2004년 ‘복합운동이 고령여성의 β-amyloid 및 DHEAs에 미치는 영향’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학위논문을 요약해 ‘복합운동이 고령여성의 호흡 순환기능, β-amyloid 및 DHEAs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으로 2006년 한국사회체육학회에 게재했다. 또 같은 해 논문의 이름을 ‘복합운동이 고령여성의 복부지방과 치매 위험 인자에 미치는 영향’으로 바꿔 학술지 한국스포츠리서치에 게재했으며 한국발육발달학회지에 ‘12주간의 복합트레이닝이 중년 복부 비만여성의 내장지방과 Adiponectin 및 TNF-α농도에 미치는 영향’이란 이름으로 논문을 실었다. 이 네 논문의 실험 결과 값과 내용은 거의 동일하다.

또 권유찬 학과장은 2005년 한국스포츠리서치에 ‘복합 운동이 고령여성의 신체구성과 체력에 미치는 영향’, ‘복합운동이 고령 여성의 전도 위험인자와 ICF-1 농도에 미치는 영향’, ‘복합운동이 고령자의 보행능력, 밸런스 기능 및 유연성에 미치는 영향’이란 이름의 논문을 게재했다. 이 세편의 논문은 ‘복합운동’이란 주제를 다루면서 서로가 서로를 인용 없이 도용했다.

한국스포츠리서치에 게재된 이 세편의 논문의 공저자는 모두 다르다. 첫 번째 논문은 박상갑, 김은희가 공저자로 돼있으며 두 번째 논문은 박상갑만 공저자로 돼 있다. 세 번째 논문은 박상갑, 장재희, 김은희가 권유찬 교수와 함께 공저자로 돼 있다.

미디어스는 권유찬 학과장의 입장을 듣고자 여러 차례 전화를 했지만 끝내 연결이 되지 않았다.

▲ 2005년 권유찬 학과장이 한국스포츠리서치에 게재한 논문 '복합운동이 고령자의 전도위험 인자와 ICG-1 농도에 미치는 영향(위)', '복합운동이 고령자의 보행능력 밸런스 기능 및 유연성에 미치는 영향(아래)'이다. 이 세 논문은 실험 표본을 나타내는 <표 2>(위), <표 1>(맨 아래)가 동일하다.

문대성 후보 '은사' 김우규 교수도 표절 의혹

문대성 후보의 은사로 알려진 김우규 교수는 문대성 후보의 표절 의혹이 있는 여러 편의 논문에 직접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우규 교수가 문대성 후보와 공저했다고 학술지에 실은 논문은 ‘태권도 수련이 초경 후 여학생의 체력과 성장인자 및 여성호르몬에 미치는 영향(2009년, 대한무도학회지)’, ‘스포츠선수 상해에 관한 조사연구(2006년, 한국스포츠리서치)’, ‘12주간 태권도 트레이닝이 고령 여성의 정적균형 제어능력에 미치는 영향(2008년, 대학체육학회지)’ 등 이다.

이 가운데 2009년 논문과 2006년 논문은 각각 서동균의 석사학위 논문과 정영한의 석사학위 논문의 요약본이다. 2006년 서동균 석사논문의 지도교수이지만 정영한은 2006년 청주대학교 석사로 김우규 교수와 직접 관련이 없다.

이에 대해 김우규 교수는 미디어스와 전화통화에서 “논문작성을 위해 실험을 하게 되는데 혼자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여러 사람(연구자)들이 모여 실험 설계를 하고 실험을 돕기 때문에 공저자로 올리게 됐다. 문대성 교수도 같은 경우”라고 말했다.

또 김우규 교수는 석사논문이 학보에 게재된 것과 관련해 “지금은 나이가 많아 논문을 잘 쓰지 않아 모르겠다”면서도 “예전에는 석사논문을 쓰고 1년 이내에 학보 게재라는 규정이 있었다”고 밝혔다.

▲ 김우규 교수와 문대성 후보가 공저로 등록된 논문. 두 논문 모두 다른 연구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축약한 것이다.

김우규 교수는 지난 2004년 말 문대성 후보가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후 ‘삼성 에스원’과 이종격투기(K1) 진출 등 거취 논란이 있을 때, 동아대로 문대성 후보를 이끈 인물로 알려졌다.

당시 김우규 교수는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문대성의 은사’로 소개되며 “동아대에서는 대성이를 감독으로 내정한 상태다. 현 소속팀인 삼성 에스원에서 사표 수리가 되는 대로 감독 취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또 이 기사는 ‘문대성 선수가 동아대 감독으로 옮길 경우 박사학위를 받는 대로 교수직에 임용될 것이라고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결국 문대성 후보는 동아대 태권도부 감독을 거쳐 2006년 교수로 임용됐다.

학계 전체의 관행인가? ‘전공자 적어 표절 시비에 더욱 민감해’

이들 동아대 태권도학과 교수들의 전공은 학문적 범주로 운동생리학에 해당한다. 운동생리학을 전공한 모 교수는 관련 논문이 적어 표절 여부에 더욱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관련 (연구)케이스가 우리나라 통틀어 3~40건 밖에 안 되기 때문에 논문표절이 있다면 금방 드러난다”면서 “이 때문에 운동생리학 전공자들은 더욱 표절 시비에 민감하다”고 밝혔다.

또 “문대성 교수의 PNF(스트레칭의 일종)연구도 미국에서야 수천 건이 연구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50개도 채 안될 것”이라며 “관연 연구자들이 논문을 보면 표절 여부를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에 논문 작성에 더욱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표절 시비 논문이 집중적으로 게재된 학술지, 한국스포츠리서치

문대성 후보의 논문과 동아대 태권도학과 교수들의 논문이 집중적 게재된 학술지는 ‘한국스포츠리서치’이다. 이 학술지는 2004년 이전까지 옛 학술진흥재단(현 한국연구재단)의 등재지였다가 2004년 등재후보지로 내려앉았다. 2006년과 2007년 두 차례 연이은 기준 점수 미달로 등재후보지에서도 탈락했다.

한국스포츠리서치의 이사를 맡고 있는 모 교수는 “2005년과 2006년 사이 표절 시비가 있었고 이 때문에 등재후보지에서도 탈락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대성 교수가 논문을 게재했던 시기는 등재후보지였던 시기로 보인다”고 밝혔다.

동아대 태권도학과 교수들의 표절 시비 논문을 한국스포츠리서치에 게재한 시기는 모두 2006년 이전으로 등재후보지였던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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