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9월 3일 총리실이 작성한 YTN 사찰 문건.
배석규 YTN 사장 직무대행 시절인 2009년 9월 3일 총리실이 배석규 직무대행을 '현 정부에 대한 충성심'이 돋보이는 인물로 평가하며, "(정식) 사장으로 임명해 힘을 실어 줄 필요가 있다"고 건의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YTN 내부가 분노에 들끓고 있다.

YTN 사측은 총리실 문건이 공개된 30일 "총리실이 민간인 뿐만 아니라 특정 언론사를 상대로 사찰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도 "해당 기관이 첩보 등을 바탕으로 자체 판단에 따라 내부 보고용으로 작성한 보고서일 뿐 회사는 그 내용을 알 수도 없으며,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점 또한 분명히 밝힌다"고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문건에 등장하는 당사자인 배석규 사장 역시 YTN 구성원들에게 "나도 (사찰의) 피해자다" "(사찰 보고서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YTN노조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YTN 사옥 17층에 위치한 사장실에 올라가 연좌농성을 진행했으며 사장실에서 나오는 배석규 사장을 향해 "(민간인 불법사찰 문건과 관련해 제대로 된) 해명을 하라"고 외쳤다. 그러나, 배석규 사장은 해명을 촉구하는 구성원들에게 "나가라"고 반말로 응했다.

김종욱 YTN노조위원장은 회의를 위해 올라온 사내 간부들을 향해 "(배석규씨가 낙하산이라는) 증거들이 하나 둘씩 모이고 있다"며 "단 한 사람 때문에 (구성원들이) 이렇게 고통을 당하는데 간부들은 사장에게 (제대로 된 해명을 할 것을) 형식적으로 건의하는 척이라도 해야하는 것 아닌가"고 목소리를 높였다.

▲ 배석규 YTN 사장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YTN 사옥 17층 회의실에 앉아 있다. 배석규 사장은 'YTN 사찰 문건'에 대해 "나도 (사찰의) 피해자"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이승욱

김종욱 위원장은 1일 '노조위원장이 드리는 글'을 통해 "정권의 추악한 전방위 사찰이 담긴 문건을 통해, 배석규가 YTN 가족들의 끔찍한 희생을 정권에 바치고 사장 자리를 선물받은 사실이 낱낱이 드러났다. 더 이상의 망설임은 공멸의 지름길일 수밖에 없다"며 구성원들의 총파업 참여를 독려한 바 있다.

YTN노조는 2일 오전 연좌농성 이후 총리실 측에 '청와대의 YTN 사찰과 인사개입'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YTN 노조는 항의 서한에서 “국무총리실이 YTN을 불법 사찰하고 사장 인사에까지 개입한 데 대해 구성원들은 충격과 분노를 표시한다”며 "진상 공개와 책임자 처벌, 공식 사죄를 이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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