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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권익 '들러리' 전락 우려[초대 방통위 정책과제 진단①] 공공의 보편적 서비스 확대
정영은 기자 | 승인 2008.04.18 10:39

이번 <미디어스> 설문 결과, 초대 방통위가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책과제를 선정하는 질문에서 '공공의 보편적 서비스'는 13%로 하위를 기록했다. 전체 응답자의 75%(23명)가 초대 방통위의 정치적 독립성과 미디어 공공성 확보를 위한 노력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결과와 연관시켜 보면, 방통융합 분야 전문가들은 초대 방통위가 '공공의 보편적 서비스 확대'를 뒷전으로 미뤄놓을 공산이 크다고 예측한 것으로 풀이된다.

응답자 중점 과제로 '공공 서비스 확대' 꼽아

   
  ▲ 초대 방송통신위원회 현판식 ⓒ정영은  
 
반면 이번 <미디어스> 설문에서 ‘공공의 보편적 서비스 확대’가 초대 방통위가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하는 정책 과제 1위로 뽑혔다. 응답자 중 총 34%는 초대 방통위가 '저소득층 인터넷망 개설, 난시청지역 해소, 시청자참여 활성화 등 공공의 보편적 서비스 확대'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답한 것이다. IPTV 도입 등 융합서비스의 활성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응답자 수와 같은 비율로 1위를 차지, 산업동력 성장의 중요도 만큼 국민 이용의 공공서비스 강화도 선결 과제라는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공공의 보편적 서비스 확대'를 우선순위에 놓아야한다고 강조하면서 그 이유로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정책결정의 갈등요인도 적은 반면, 이로 인한 시청자 편익은 크게 제고되는 이슈라는 측면에서 우선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즉 방송의 공익성, 공공성 측면에서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 과제이고, 추진과정에서도 여타 국책사업 등에 비해 사회적 비용이 적게 든다는 분석이다.

초대 방통위원회의 키워드, '융합'과 '성장'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지난 3월 26일 취임사에서 이명박 정부가 내세웠던 '융합'과 '성장'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이를 위해 먼저 △법제를 고치고 △규제 완화로 사업자간 경쟁을 촉진시켜 국민부담을 낮추며 △TV방송의 디지털전환을 추진하고 △디지털격차를 줄여나가겠다는 정책의지를 밝혔다.

출범 이후 2개월째 인사발령이 마무리되지 않아 '공회전'을 하고 있는 방통위의 직제를 보면 정책 담당의 경우 △내무를 담당하는 기획조정실 △방송통신융합정책실과 △방송정책국 △통신정책국 △이용자네트워크국 등이 있다. 시청자 및 이용자 등 국민과 가장 밀접한 부서는 이용자네트워크국으로 통신이용자보호과, 시청자권익증진과, 방송환경개선팀, 개인정보보호과 등이 속해 있다.

   
  ▲ 방송통신위원회 직제표 중 일부ⓒ방송통신위원회 홈페이지  
 
시청자 권리 '들러리' 전락 우려

하지만 방통위의 직제를 놓고 일각에서는 방통위가 사업자들의 이해를 대변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옛 방송위원회 시절 최소한의 형식으로 존재했던 이용자들의 미디어접근권과 권리를 전담해온 부서 개념이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와 관련해 이주훈 미디액트 사무국장은 "옛 방송위의 경우 당시 담당부서 인적구성도 상당히 열악했지만 최소한의 면피개념으로 '시청자미디어센터' 등을 추진해왔다"고 지적한다. 이 국장의 이 같은 발언은 방송위 시절에는 방송발전기금의 성격이 명확했기 때문에 미력하나마 공공서비스에 일정부분 역할을 해온 반면 초대 방통위의 경우 '시청자권익'은 끼워넣기 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사업자 입장에만 치중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7월 16일 서울시 관악구 의회는 'HCN관악방송 요금 안정화 및 관악구 TV난시청문제 해결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케이블 MSO의 일방적 요금 인상 등 독과점 폐해를 고발하고 난시청 탓으로 이중요금을 부담하는 주민의 불만을 해결하라는 내용이다. 이 결의안은 방송위원회와 KBS,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등에 이송 처리됐지만 해가 바뀐 지금도 별다른 진척이 없다.

   
  ▲ 이동영 민주노동당 서울 관악구의회 의원  
 
당시 이 결의안을 발의한 이동영 민주노동당 관악구의원은 "초대 방통위에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는 말부터 꺼낸다. 그는 "방송위도 공정거래위도 KBS도 자기에 유리한 규정을 들이대며 서로에게 책임을 미뤄왔다"면서 "공공서비스 정책은 뒷전이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초대 방통위도 이명박 정부의 '비즈니스 프랜들리'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라면서  "말로만 시청자권익 운운하지 말고 '당하는 시청자'의 입장을 담은 법제도부터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이명박 정부의 방통융합정책 브레인이 되겠다는 뉴라이트방송통신정책센터(대표 최창섭)는 지난 14일 '이명박정부의 방통정책 대토론회'를 열었다. 많은 인사들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제각각 '사업자 규제완화'를 외쳤다. 토론자 면면을 보니 SKT, KT 경영연구소, LG텔레콤, SBS, MBC, SO협의회, TU미디어 등 사업자 일색이다. '선 공공 서비스 안정화'를 주장하거나 시청자 권리 증진을 논의한다는 것을 기대하기는 무리로 보인다.

정영은 기자  hands@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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