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방송 3사 메인뉴스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 은폐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가 되었다는 장진수 전 주무관의 추가 폭로에 뉴스 중후반부에 한 꼭지씩 보도하면서 면피용 보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장진수 전 주무관 관련 보도 <KBS 뉴스9> 화면 캡쳐

27일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가 진행하는 <이슈 털어주는 남자> 60회에서 민간인 불법 사찰 증거 인멸 과정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 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장진수 전 주무관이 폭로한 녹음파일 추가 공개가 되면서 이 문제가 이슈로 급부상했다. 지금까지 청와대와 관련됐다는 의혹은 여럿 나왔으나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가 되었다는 증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27일 <SBS 8뉴스>, <MBC 뉴스데스크>, <KBS 뉴스9> 모두 핵안보 정상회의와 관련된 뉴스를 주요뉴스로 다뤘으며 장진수 전 주무관이 폭로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내용이 보고되었다는 내용을 각각 12번째, 8번째, 20번째로 뉴스 중후반부에 한 꼭지씩만 보도했다.

▲ 장진수 전 주무관 관련 보도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쳐

<MBC 뉴스데스크> 청와대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되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으며 장진수 전 주무관이 2년 전 검찰 압수수색 때 자신의 직속상관이 핵심 증거가 담긴 노트북을 빼돌렸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의 폭로로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된 논란이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은폐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 되었다는 의혹이 처음 제기되었는데도 <MBC 뉴스데스크>에서만 관련 내용 보도가 누락된 것이다. 대신 이미 제기되었던 문제에 대해서 보도한 것이다.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동 비서관이 “이 사건은 자신이 몸통”이라고 기자회견을 했지만 추가 폭로로 청와대나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 되었다는 의혹이 터지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민간인 불법사찰의 의혹이 이명박 대통령으로 향하고 있다. 장진수 주무관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녹취증거가 함께 공개되면서 어느정도 신빙성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송사들의 메인 뉴스에는 이같은 사실 보도가 후순위로 밀리거나 누락 되었다. 새로운 의혹이 제기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사들은 관련보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사건이 터졌을 때 방송사들은 노무현 대통령과의 연관성에 대해 상세한 부분까지 주요 뉴스로 다뤘다. 방송 3사 모두 죽은 권력에 대한 보도는 거침없었지만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보도는 뒤로 밀리거나 누락하는 보도 행태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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