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라운드에 접어드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우승후보로 예상됐던 팀들 가운데 상당수가 부진에 빠져 초반부터 예상했던 것보다 더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흥미진진한 순위 싸움만큼이나 뜨거운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 바로 득점왕 경쟁인데요. 좋은 성적을 내는데 단연 돋보여야 할 스트라이커들의 득점 경쟁 역시 초반부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어 팬들을 흥미롭게 하고 있습니다.

현재 3경기를 치르면서 3골 이상 넣은 선수, 경기당 1골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모두 6명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토종 선수, 외국인 선수가 각각 3명씩 갈려져 있다는 것입니다. 외국인 선수 또는 국내파 선수로, 어느 한쪽으로 완전하게 쏠리던 양상과는 조금 다르게 가고 있는 형국입니다. 득점 레이스 역시 한두 선수가 초반부터 치고 나서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선수들이 함께 떠오른 것이 흥미롭습니다. 여기에다 당초 예상했던 선수들이 제몫을 해주고 있는 경우도 있는 반면, 예상치 못했던 선수들의 등장 역시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득점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6명

현재 득점 선두에 올라 있는 선수는 4골을 기록 중인 FC 서울의 몰리나, 수원 블루윙즈의 라돈치치입니다. 현재 둘은 나란히 연속 경기 득점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몰리나는 개막 경기부터 3경기 연속, 라돈치치는 2경기 연속 멀티골을 기록했습니다. 물오른 공격력이 순도 높은 득점력으로 이어지면서 초반 무서운 선두 질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선수의 골 덕에 팀이 무패, 연승을 달리고 있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수원 라돈치치, 서울 몰리나 (사진: 김지한)
3골을 기록하며 그 뒤를 쫓고 있는 전북 현대 이동국, 울산 현대 이근호의 득점포 가동 역시 어느 정도 예상됐던 선수들입니다. 이동국은 개막전에서 2골을 뽑아내며 역대 개인 통산 최다 골 기록을 경신한데 이어 3라운드 전남전에서 패널티킥을 성공시키며 득점력을 이어갔습니다. 좋은 플레이를 선보이고도 1,2라운드에서 골을 넣지 못했던 이근호는 3라운드 성남전에서 K리그 복귀골이자 개인 첫, 시즌 첫 해트트릭을 터트리며 단숨에 치고 올라섰습니다. 올해 선수들 사이에서 가장 득점왕 등극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꼽혔던 이근호의 골폭죽은 기대했던 대로였습니다.

이동국, 이근호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선수는 포항 스틸러스의 새 외국인 선수 지쿠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배일환입니다. 이들은 팬들에게 다소 생소한 선수들이지만 올해 많은 역할을 부여받고 제 몫을 다해내며 초반 무서운 득점 본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배일환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K리그 출전 기회를 거의 갖지 못했던 선수였지만 올해 첫 경기부터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제주의 새 희망으로 떠오르며 주목받았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하게 기회를 얻고, 그 기회를 잘 살려낸다면 충분히 득점 경쟁에서 상위권에 포진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역대 기록 전부 깨질 수도 있다

초반부터 경기당 1골 이상을 넣은 선수가 무려 6명에 이르면서 앞으로도 이 레이스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이어질 지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지금껏 K리그 한 시즌 최다 골을 넣은 선수는 2003년 김도훈(현 성남 코치)으로 28골을 넣었으며, 경기당 평균 최다 골은 지난 시즌 데얀(FC 서울)이 기록한 0.8골이었습니다. 올 시즌 같은 경우, 44라운드까지 치러지는데다 스플릿 시스템 도입으로 결정력 좋은 공격수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돼 이 기록들을 깰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20골 이상을 넣은 선수들의 대거 등장이 점쳐지며, 한 시즌 30골 이상을 넣는 최초의 K리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득점왕 경쟁, 앞으로 더 치열해질 수 있는 이유

현재는 위에 언급된 6명에 비해 처져 있지만 언제든 치고 올라설 수 있는 선수들 역시 많습니다. 지난해 득점왕을 차지했던 FC 서울 데얀(현재 1골)은 '슬로 스타터' 기질이 있어 언제든 득점 선두 경쟁을 펼칠 선수로 꼽힙니다. 여기에 경남 까이끼(2골), 성남 에벨톤(2골), 광주 주앙 파울로(2골) 등 외국인 선수들에 먼저 눈길이 갑니다. 이에 질세라 강원 FC 김은중(2골)도 꾸준하게 자신의 통산 기록을 깨면서 충분히 마지막까지 득점 레이스를 펼칠 국내파 선수로 꼽을 만합니다. 이 선수들이 언제든 득점포 가동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현재 수준에서 더 치열한 득점왕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역대 최고 수준의 박 터지는 경쟁이 예상되는 득점왕 싸움. 여러 가지 변수가 많은 올 시즌에 꾸준하게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는 자만이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잇따라 터지는 골 폭죽에 좋아할 사람은 지켜보는 팬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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