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사측이 KBS 새 노조의 '김인규 사장 퇴진 촉구' 총파업에 참가한 직원들의 동태를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불이익을 주기 위해 '파업 상황실'까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BS 새 노조(위원장 김현석)는 '공정방송 쟁취'와 '김인규 퇴진'을 내걸고 6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KBS 사측은 새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이후 "파업 참여자는 KBS 전체 직원의 10% 가량에 불과하다" "일부 직원들의 정치파업일 뿐이다" "'총파업'으로 몰아가는 것은 명백한 오보다" 등의 입장을 발표하며, 총파업의 의미를 축소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 KBS 사측은 파업 상황실까지 운영하는 등 새 노조 총파업의 동력이 커지지 않도록 주도면밀하게 관리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미디어스>가 입수한 'KBS본부 노조 불법파업 대응지침'에 따르면, KBS 사측은 각 부서장들이 수시로 새 노조 파업 집회 현장에 나가 소속 부서원의 참여 여부를 파악해 소속 본부장ㆍ센터장에게 아침 9시, 오후 6시 하루 두 차례 보고토록 했다.

각 부서장들에게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들이 파업 기간 중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대한 보호하고, 파업이 끝나더라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도 부여됐으며, 부서장들의 부서원 관리는 '감사실'과 '인적자원실'에 의해 불시 점검된다.

"업무를 수행하려는 직원을 물리력이나, 다중의 위력, 집단 따돌리기 등으로 방해하는 행위자는 엄중 문책"하고, 이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간부들이 "(집단 따돌리기 등의) 주동자와 참가자 명단과 방해 상황을 파악해 파업 상황실에 즉각 보고"토록 한 방침도 명시돼 있다.

KBS는 파업 참여자에 대해서 "분명하게 인사ㆍ보수상 불이익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불법파업 참가현황은 인사자료로 기록ㆍ관리하며, 향후 인사관리의 참고자료로 활용"할 방침을 밝혔다.

KBS는 "파업 참가자의 근태 파악시 온정주의ㆍ적당주의를 배격하고, 엄정하게 적용"한다며, 불성실하게 보고하는 사례가 발생할 경우에도 "엄중 조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파업 참가를 위한 휴가 사용도 불허됐다.

KBS는 "불법파업 기간 중에는 파업 참가를 목적으로 한 일체의 휴가사용을 불허한다. 비번일에 불법파업에 참여하는 경우도 문책할 것"이라며 "당직 근무를 거부할 경우에는 즉각 징계 회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는 "수입에 직결되는 수신료, 광고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사전 조치"하겠다며, 파업으로 인한 손실액 전액은 새 노조 측에 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는 △유인물 또는 온라인 게시물로 경영진과 회사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명예훼손 혐의) △경영진ㆍ부서장 등에게 모욕적 언사 등을 구사할 경우(모욕죄ㆍ폭행죄 혐의) △고성방가로 업무방해할 경우(업무방해 혐의) △경영진ㆍ부서장 등의 출퇴근을 방해하거나 저지할 경우(업무방해 혐의) 이를 채증하고 파업상황실로 보고해 소송에 돌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KBS는 새 노조 쟁의대책위원회에 대해 "파업 결의, 결행, 파업주도 등의 행위를 한 것이므로 일체의 민형사상, 인사상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불법파업으로 인한 손실액 전액은 조합과 위원장, 쟁의대책위원, 적극 가담자 등에게 연대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 청구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BS지역총국에 대해서는 "지역(총)국장이 본사의 대응지침에 준해 뉴스 및 프로그램 정상방송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한다"며 "소속 직원의 본사 파업집회 참여는 원천적으로 불허하고, 지부장을 포함한 참가자는 불법행위 및 근무지 이탈 주도자로 의법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 노조 파업 돌입 이후 KBS 지역총국 국장, 보도국장, 편성제작국장 등은 "정치파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수 차례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파업 상황실 운영과 관련해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22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총선을 앞둔 중요한 순간에 정치파업이 벌어졌기 때문에 (과거 파업때보다) 좀 더 민감한 사안들이 쏟아져 나올 우려가 있다. 과거에도 노무부서에서 파업 상황 대책을 논의했었지만, 이번에는 아예 대책반을 가동한 것"이라며 "파업에 돌입하면 어느 회사나 부서장들이 부서원들을 특별관리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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