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누군가에게 응원을 받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서로 응원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다. 희도와 이진은 그런 관계였다. 아직 사랑이라 말하기 어렵지만 서로에게 힘이 돼주는 소중한 존재들이었다.

학교 체육관에서 펜싱을 하며 희도에게 큰 힘이 되는 말들을 해준 이진에게 펜싱칼을 선물했다. 처음으로 하는 펜싱칼 선물은 희도가 이진을 생각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엄마도 자신을 응원하지 않는데 이진이 희도를 응원하는 이유는 "기대하게 만들어서"라고 했다.

희도를 보면서 자신도 잘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며 고마워하는 이진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펜싱칼을 선물하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했다. 집 정원에서 둘의 이야기를 들은 어머니의 불호령이 내려졌지만, 여전히 자신을 믿지 못한다며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꺼낸다. 자신의 노력에 엄마는 없다며, 노력한 것은 나만 안다는 희도의 외침이 엄마에게는 크게 다가오지 않았던 듯하다.

tvN 주말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민채에게 엄마는 양가적 존재다. 어린 시절 엄마는 대단한 존재였다. 어디를 가나 대한민국 펜싱 전설인 엄마를 알아봤다. 그게 즐겁기도 했지만, 부담으로 다가왔다. 뛰어난 성과를 거둔 엄마와 비교되고 스스로 비교하게 되는 상황은 늘 부담으로 다가왔으니 말이다.

민채는 엄마는 그저 태어나면서부터 펜싱 천재였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 일기장을 보며 달라졌다. 꼼꼼하게 훈련 일지를 작성한 엄마를 보며 존경심이 생겼으니 말이다. 엄마의 로맨스가 아닌, 그 노력에 감탄한 딸이다.

학교에서 이현을 괴롭히던 아이들이 형을 만나고 나서부터 조용해졌다. 공중전화에 남겨진 50원에 형에게 전화하며 오늘 ‘운수 대통’했다는 말은 당연하게 정반대로 현실화됐다. 빚쟁이들이 동생 학교까지 찾아가 아버지 어디 있냐며 행패를 부렸으니 말이다.

동생을 향해 달려가는 이진은 그렇게 사라졌다. 동생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지만, 그게 잘한 일인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 다만, 즉각적인 대응만이 방법이라 생각한 이진은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삐삐마저 버리고 엄마가 있는 포항으로 떠났다.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선 희도는 가장 낮은 순위다. 그렇지만 오늘 경기에서 코치에게 지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자신감이 있었다. 그리고 올해 제외하고 계속 국가대표였던 선수와 결승을 치르게 되었다. 방송국에서 바쁘게 일하던 희도 엄마는 펜싱 결승에 희도가 올라갔다는 말에 내심 행복했다.

tvN 주말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자기 경기를 하라는 코치의 말에 희도는 초반 5점을 내줬다. 하지만 그건 상대가 어떤 공격을 하는지 보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만큼 희도에겐 여유가 있었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희도의 공격에 전직 국가대표는 애를 먹었다. 반복해 트집을 잡으며 희도를 흔드는 상황은 효과를 보기도 했다.

코치의 너 자신을 믿으라는 말에 희도는 아직 자신을 못 믿는다고 했다. 하지만 날 선택해준 당신을 믿는다며 힘을 냈다. 그리고 나를 믿는 너를 믿는다며 이진을 떠올린 희도는 국가대표가 되었다. 노력이 만든 결과였다. 양 코치와 식당에 가다 공중전화를 본 희도는 전화를 걸려했다.

가장 먼저 이진에게 국가대표가 되었다고 알려주고 싶었지만, 삐삐 번호도 몰랐다. 그저 내일 알려주면 되겠지라 생각한 희도는 책 대여점을 급하게 그만뒀다는 이야기에 그의 집을 찾지만, 이미 그곳은 텅 비어 있었다. 마치 야반도주라도 하듯 하루아침에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유림까지 달려오고, 이진 동기들에게 승완이 전화를 해보지만 찾을 수 없었다. 승완 엄마가 돌아온 후에야 방을 뺐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허탈해서 승완의 집을 나선 희도는 유림에게 이진 삐삐 번호를 물었다. 삐삐 번호도 몰라 "우리 안 친하네"라고 이야기했던 희도는 이진에게 자신의 응원을 남기고 싶었다.

tvN 주말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희도 집 문에 펜싱칼이 꽂혀 있었다. 그리고 안쪽에 자신이 이야기한 파란색으로 칠해진 모습을 보고 울컥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국가대표 나희도'라는 글귀를 보는 순간 백이진이 정말 떠났다고 확신했다.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희도였다.

선수촌에 들어가기 전 희도는 방송반을 찾았다. 승완에게 부탁해 백이진 녹음테이프를 빌렸다. 수시로 듣고 싶다는 희도에게 승완은 다시 돌아올 거라고 믿냐고 물었다. 담담한 표정은 그런 믿음이 만든 것이란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승완이 희도를 좋아하게 된 순간인지도 모른다. 돌아올 것을 믿는 것이 아니라 백이진의 선택을 믿는다고 말하는 희도를 보며 승완이 감탄한 것은 당연했다. 자신이 아닌 타인을 믿고 인정하는 모습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 말이다.

희도는 이진이 지금보다 덜 힘들고, 덜 상처받는 곳으로 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이 응원하겠다 다짐했다. 이진의 응원으로 국가대표가 된 희도는 그렇게 아직 어두운 터널에 갇힌 이진을 응원하고 싶었다. 볼 수도 없고, 연락도 되지 않는 이진을 응원하는 방법은 단 하나다. 그건 이진도 아는 방법이다.

국가대표가 된 희도를 데리고 엄마가 간 곳은 사진관이다. 증명사진을 찍는 희도는 왜 찍는지도 몰랐다. 엄마는 딸이 국가대표가 되는 순간을 전하는 뉴스에 나온 사진에 기겁했다. 예쁜 사진이 쓰여야 하는데 말괄량이 모습에 엄마 재경은 우선 사진부터 찍는 것이 최선이었다.

축하해주지도 않고 이런다고 투덜거리는 희도를 향해 재경은 자신은 축하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축하받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한다. 매니저 같은 입장도 이해되지만, 엄마는 엄마로서 의무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게 희도 엄마 재경에게는 부족했다.

tvN 주말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선수촌에서 희도는 불편한 동거를 할 수밖에 없었다. 같은 방을 써야 하는 대상이 유림이니 말이다. 잠귀가 예민하다며 경고를 한 유림은 코를 골고, 이를 참지 못해 이진의 녹음테이프를 들으려다 떨어트려 큰 소리가 났음에도 예민한 유림은 잘만 잤다.

“네가 어디에 있든 네가 있는 곳에 내 응원이 닿게 할게”라는 희도가 남긴 음성메시지를 들으며 이진은 힘을 얻고 있었다. 포항에서 엄마와 재회한 것은 행복하지만 외삼촌 집에서 살며 일하는 것이 녹록할 수는 없었다. 그런 자신에게 위로가 되어준 것은 희도가 남긴 음성메시지였다.

3개월이 지나고 훈련에 지쳐 쓰러진 희도는 감기 몸살이라는 이야기에 코치는 감기면 유림이 감기 옮는다며 다른 방 쓰라는 이야기만 들었다. 금메달리스트에 대한 예우를 넘어선 모진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어판장에서 일하고 있던 이진은 동생을 보자 손을 들어 인사했지만 이현은 외면했다.

생선 냄새나는 형을 부끄러워하는 이현은 친구들과 형 옆을 지나치면서도 외면했다. 아이들이 쥐포를 사라는 말에 형에게 마치 남에게 대하듯 하는 동생에 충격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집에서 동생에게 직업에 귀천이 있고, 가난은 창피한 일이라 생각하는 이현을 꾸짖었다.

이진은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이런 것이 힘들다고 한다. 동생도 할 말은 있었다. 자신이 원한 것도 아닌 이사와 친구와 연락도 끊고 사는데, 오히려 형이 내 핑계를 대고 이곳으로 온 것은 아니냐 따진다. 실제 이진은 지쳤다. 빚쟁이들이 찾아오고, 익숙한 서울에서 더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했다.

삼촌이 건넨 술을 마시며, 동생 말처럼 자신이 피하고 싶은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이현을 이용했음을 깨달았다. 그렇게 공중전화에서 무한 반복하듯 희도가 녹음해준 음성메시지를 들으며 위로를 받았다. 그렇게 위로받은 이진은 다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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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늦게까지 일하던 이진은 뉴스에서 희도를 만났다. 대통령배 펜싱대회에서 유림이 금메달을 땄고, 희도는 동메달을 따냈다. "어디든 내가 가서 응원할게"라는 말의 의미는 바로 희도가 최선을 다해 경기에서 승리해 보도되도록 하겠다는 의미였다. 어디 있는지 알지도 못하는 이진을 위한 응원 말이다.

수도꼭지를 돌려 작은 분수를 만들며 희도와 추억을 생각하는 이진은 눈이 내리자 하늘을 올려다봤다. 같은 시간 희도 역시 이진과 추억을 공유한 수도꼭지 돌리기를 하며 그를 그리워했다. 그리고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는 모습은 아련하고 애틋함으로 다가왔다.

누군가 이런 그들의 행동을 지적했고, 순간 이진은 희도의 손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그 뜨거웠던 여름 희도가 이진의 손을 잡고 뛰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건 그저 그들이 꿈꾸는 환상이었다. 애절하지만 만날 수도 없는 이진은 희도에게 음성메시지를 남겼다.

“보고 싶었어. 근데 봤어. 네가 보여줘서”라는 이진의 음성메시지를 듣는 희도는 풀하우스 14권이 나왔냐고 묻고, 희도는 이에 대답한다. 그리고 풀하우스 15권이 나오기 전에 나타나겠다며 희도에게 기다리라고 한다. 그 음성메시지를 무한 반복해 듣는 희도의 모습은 애절했다.

희비가 엇갈리는 이들의 삶은 언제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 이진이 재경의 후배가 되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스물다섯의 이진과 스물하나인 희도가 사랑하게 된다는 점에서 아직 이들의 여정은 멀게 느껴진다.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듣고 영감을 받아 쓴 것으로 보이는 이 드라마는 감성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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