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절망이라는 단어로 이 모든 것을 설명하기도 어렵다. 그만큼 나락으로 떨어진 재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보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다시 한숙의 종이 되는 것 외에는 답이 없어 보일 정도로 혼란스러운 상황과 마주하고 있을 뿐이었다.

사회가 만든 등급으로 차별하는 이들에 맞서 싸우게 되는 재희와 이설의 이야기가 이제 시작이라는 점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게 된 재희는 그렇게 반격을 하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이설을 떠난 후 재희는 컵라면을 먹었다. 굳이 먹을 필요가 없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이는 중요한 매개로 다가오기도 한다. 과거 대학시절 돈이 없어 밥도 먹기 힘들었던 시절, 자신의 가난을 숨기기 위해 바쁜척하며 급하게 컵라면으로 한 끼 때우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고 한다.

가난이 부끄러웠던 재희의 삶을 들은 준혁은 변하기 시작했다. 괴물 준혁은 그렇게 욕심을 내보이며 은밀하게 재희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재희는 재단 자금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설에게 줄 금액을 책정하고 이를 통해 그가 논란에서 벗어나기를 원했다.

개인 자금을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명분과 증거를 남기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렇게 나서는 재희에게 한숙은 목걸이를 반납하라고 요구했다. 성진가의 주인에게만 주어지는 열쇠를 반납하라는 것은 재희가 그 대상에서 밀려났다는 의미였다.

JTBC 수목드라마 <공작도시>

이설은 용섭에게 봉투 하나를 건넸다. 혹시 자신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한동민 기자에게 전해 달라는 말이었다. 그런 생각까지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상황은 좋지 않았다. 광기에 사로잡힌 재희의 행동은 보면 정상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를 구하고 성진가의 잔인하고 어두운 실체를 드러내려는 이설은 죽음까지 각오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희는 이설에게 만남을 요청하고 그 자리에서 돈을 건넸다. 어차피 현재 사는 집도 곧 재개발이 시작될 테니 집이라도 얻으라며 봉투를 내밀었다. 이설이 보기에는 황당한 행동에 재희에게 보란 듯이 현우 키우기 위한 집을 얻겠다는 말까지 했다.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는 재희에 대한 경고였다.

한숙은 준일을 성진그룹 회장으로 앉히기 위해 궁리 중이다. 재개발 사업을 통해 얻어지는 수익을 통해 준일의 지분을 확보해 명실상부 회장의 자리에 앉게 만드는 것이 한숙의 욕망이다. 재단 지분을 주연에게 넘겨 준일을 회장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철저하게 배제된 것은 재희였다.

이 상황에 준혁이 한숙을 찾았다. 대선가도에 한숙이 자신의 편인지 증명을 요구했다. 입당 전 민성식 의원 측근들을 제거해 달라는 것이었다. 민 의원을 쳐내고 유 교수를 측근으로 대선을 치르려는 준혁의 요구를 들어주는 조건으로 한숙은 자신의 조건을 내밀었다.

준일의 승계를 위해 주연에게 지분을 넘기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연은 재단 이사장이 되었다. 한숙은 자신이 차지하고 있던 재단 이사장 자리를 큰아이에게 넘기며 이혼 고집을 꺾고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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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래를 통해 준혁은 재희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대선에 나서며 자신이 모든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였다. 재희에겐 통상적으로 자신이 하던 일들을 스스로 챙기고, 공유하지도 않는 준혁의 행동이 황당하게 다가온다.

동민은 형산참사에서 밝혀지지 않은 나순옥 할머니 유가족을 찾는 이벤트를 준혁에게 제안했다. 참사 피해자 찾기를 통해 준혁의 선명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런 동민의 특집은 재희에 의해 막히고 말았다.

한숙을 만나기 위해 이사장실로 들어선 재희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자신에게 밀려 사라졌던 주연이 이사장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더 황당한 것은 그 사실조차 자신은 몰랐다는 점이다. 여기에 한숙은 준혁과 경선 일정 조율 중이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이 역시 처음 듣는 이야기라 급하게 본가로 향하지만 고 비서가 강압적으로 입장을 막았다.

민성식을 쳐내기 위한 준혁의 전략은 유 교수를 비대위에 앉히고, 민 의원을 당대표에서 물러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자기 사람으로 대선을 치르겠다는 전략이었다. 과연 그게 성공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리스크가 많은 자들이 욕심을 내면 무너지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 밖에서 필성과 있던 재희는 "참고 견디다 보면 괜찮아질 거다"라는 말에 발끈했다. 이미 알고 있는 필성의 행동에 대한 분노였다. 어차피 맞지 않던 둘이 일시적으로 손을 잡았지만, 그건 무의미한 결합일 뿐이었다.

회의가 끝난 후 한숙과 만난 재희는 김이설과 한동민을 해결하라는 요구를 받는다. 우리 일에 방해가 되는 이들을 제거하라는 한숙의 요구에 재희는 충실히 따랐다. 파워게임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한숙의 마음에 다시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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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한숙의 사람 조종법은 주연에게도 적용되었다. 그동안 한심한 짓만 하던 주연이 철거 문제와 관련해 발을 빼려는 필성에게 아들을 언급하며 회피하지 못하도록 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이사장 자리에 앉히니 스스로 나서 한숙이 할 말을 대신하고 있었다.

성진의 하수구 역할을 해주는 존재인 필성에게 당연한 요구를 한 것이고, 또 다른 하수구는 이제 재희가 되어버렸다. 성가신 일들을 처리하고 그 대가로 성진가 일원으로 남겨진다. 그런 삶을 재희는 바라지 않는다. 다만 아직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을 뿐이다.

재희는 이설과 만나 현우와 캠핑을 갔다. 난생처음 해보는 캠핑을 친아들과 함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슴 벅찬 이설이었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단 둘이 남자 재희는 이설에게 현우 데려가 키우라고 한다. 물론 그렇게 되면 현우 출생의 비밀을 모두 말해줘야 한다고 했다.

현우가 어떻게 태어났든 현재의 상황에서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면 어린아이는 무너진다. 성인이어도 무너질 수 있는 출생의 비밀을 밝혀야만 함께 살 수 있다는 현실적인 언급에 이설은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아들을 위해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아이의 행복이다.

동민 기사를 막은 재희는 그와 만남을 요청했다. 그리고 준혁의 실체를 보여주었다. 준혁이 얼마나 더러운 존재인지 증명할 수 있는 사진들이었다. 여기에 동민이 짝사랑하는 이설이 사실은 준혁의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했다는 것과 그 아이를 자신이 키우고 있다는 말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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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희는 이설의 친구인 용섭을 만나 언제부터 그런 일을 했는지 물었다. 이설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알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용섭은 7년 전 사건의 진실을 밝혔다. 할머니랑 살고 있는 집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사정하러 갔다 당했다고 한다.

왜 자신이 별장에 간지도 모른 채 그렇게 이끌렸고, 준혁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이 용섭의 진술이었다. 이는 재희를 분노하게 만드는 트리거가 되었다.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조장하고 이끈 자는 바로 한숙이다. 그리고 그런 자리를 만들고 운영한 것은 고 비서였다.

준혁이 이설을 성폭행했다는 사실에 분개한 재희는 한숙을 찾아갔다. 당신들 우리한테 저지른 잘못에 대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했다. 그런 재희를 조롱하듯 언제부터 이설과 우리가 되었냐며,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라고 한다.

그런 한숙에게 재희는 모든 것을 가지지 못할 바에는 전부 짓밟아 버리면 그만이라며 기대하라고 했다. 철저하게 짓밟아 주겠다는 재희는 이설의 연락을 받고 지난번 그 사무실로 향했다. 이설은 재희가 분노했다는 사실에 반가웠다. 진심이 받아들여졌다 확신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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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희와 이설이 한숙의 농간에 휘둘렸던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예고편에서는 이설이 준혁에 의해 살해당한 것처럼 묘사되었다. 그리고 동민의 분개하는 모습 등이 담기며 향후 벌어질 일들이 혼란스럽게 다가왔다.

이설이 정말 사망한 것이라면 모든 것을 재희 혼자 해야만 한다. 그것보다는 재희와 이설, 그리고 정호와 동민이 한 팀이 되어 성진가와 맞서는 장면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과연 이제 남은 4번의 이야기 속에 재희와 이설이 한숙을 어떻게 무너트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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