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민주당의 기득권 정치를 반성한다며 차기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더불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2030 청년 세대를 대거 공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송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9개월간 무능한 개혁과 내로남불, 오만을 지적하는 국민의 질책을 달게 받으며 변화와 쇄신을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그러나 국민의 분노와 실망, 상처를 덜어드리기에 민주당의 반성과 변화 쇄신이 많이 미흡했다. 지금도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저희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것을 깊이 통감한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오는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서 종로·안성·청주 상당구 지역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국민의 뜻을 받아 책임정치라는 정도를 지키겠다”며 “공천 포기는 당장은 아픈 결정이지만, 우리 더불어민주당이 책임정당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586 용퇴론과 관련해 송 대표는 “586이 많은 일을 해온 것도 사실”이라면서 “선배가 된 우리는 다시 광야로 나설 때이다. 자기 지역구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청년 정치인이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공간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 놓겠다"며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 정치개혁특위와 열린민주당 통합과정에서 합의된 동일지역구 국회의원 연속 3선 초과 금지 조항의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오는 6월 1일 치러질 지방선거에 2030 청년들을 대거 공천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코로나 이후 취업 시장의 문턱이 더 높아지고 부동산도 폭등해 청년들의 삶이 너무 어려워졌다”며 “2030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기회를 더 많이 갖는 것만으로도 청년 당사자들은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당은 2030이 당당한 주권자로서 공적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전체 광역, 기초의원의 30% 이상 청년이 공천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송 대표는 “윤리심사자문위에서 제명 건의를 의결한 윤미향, 이상직, 박덕흠 의원 제명안을 신속 처리하겠다”며 “국회의원들의 잘못에도 우리 국회가 적당히 뭉개고 시간 지나면 없었던 일처럼 구는 게 하루이틀 된 일이 아니다. 이런 잘못된 정치문화부터 일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윤석열 후보는 민주당 정부의 어두운 유산”이라며 “우리의 오만과 내로남불의 반사효과다. 반성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정권교체를 넘어 스스로 기득권을 타파해 정치교체를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송 대표의 결단을 계기로 586 국회의원들의 용퇴 선언을 기대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송 대표는 “국회의원 각자가 판단할 문제”라며 “모두가 독립된 헌법 기구로서 책임져야 한다. 국회의원들이 먼저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재보궐 지역구 무공천의 경우 절차상 확정이 됐냐’는 질문에 송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와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의 반성과 대안이 최근 이재명 대선후보의 지지율 답보에서 나온 쇼 아니냐’는 지적에 송 대표는 “평소의 제 생각”이라며 “저도 수많은 배제의 아픔을 겪었지만 풀뿌리 당원의 힘으로 기적같이 당대표에 선출됐다. 당대표가 된 날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민주당 간판만 빼놓고 다 바꾸자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국 사태를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부동산 관련 의혹을 받는 12명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하는 초강수 조치까지 취했다”며 “부동산 종부세·양도세 완화 등 당내 수많은 강경파의 반대와 청와대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의원총회 표결을 통해 관철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명 대선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 포천시농업기술센터에서 농업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송 대표의 불출마 선언' 관련 질문에 "진짜 모른다"며 "(송 대표가) 뭐 했나"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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