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무속·주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는 윤 후보에게 ‘영적인 끼’가 있다고 했고, 무속인의 조언에 따라 청와대 영빈관을 옮기겠다고 했다. 김 씨는 심지어 “홍준표·유승민도 굿을 했다”며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쳤다.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윤 후보는 구체적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경향신문은 “자초지종에 대한 설명 없이 덮기만 하려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후보 무속·주술 논란은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CBS가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은 “무속신앙 및 무속인과의 관계가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23일 열린공감TV와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김건희-이명수 기자 추가 녹취록 (사진=서울의소리 유튜브 화면 갈무리)

김건희 씨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의 통화가 공개되면서 무속·주술 논란이 확산됐다. 23일 서울의소리·열린공감TV가 공개한 통화에 따르면 김 씨는 “도사들이 청와대 들어가자마자 영빈관을 옮겨야 한다고 하더라”는 이 기자 말에 “응. 옮길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김 씨는 “홍준표·유승민도 굿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무속을 믿지 않는다”고, 유 전 의원은 “허위날조”라고 반발했다.

무속·주술 논란에 대한 유권자의 반응은 차갑다. CBS가 23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60.7%는 “무속신앙 및 무속인과의 관계가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매우 부정적”은 21.9%, “어느 정도 부정적”은 38.8%다. 윤석열 후보 지지층의 31.8%도 무속 논란이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경향신문은 24일 사설 <윤 후보 부부의 ‘무속 연루설’, 시민은 진상 알 권리 있다>에서 “법원은 김 씨 녹음파일 속 무속 관련 발언의 공개를 허용하며 공적인 검증 대상이라고 판단했다”며 “법원도 시민도 정치 속으로 들어온 무속이 국정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윤 후보 캠프는 ‘후보·부인·선거본부 모두 무속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며 “윤 후보 부부가 직접 무속인들과 교류하고 주술적 행동을 한 정황이 이어지는데 자초지종에 대한 설명 없이 덮기만 하려는 것은 온당치 않다. 윤 후보는 국민적으로 제기된 의혹과 진상에 대해 진솔히 밝힐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일보는 사설 <윤 후보 부부의 잇따른 무속인 논란, 부끄러운 일이다>에서 “(김건희 씨 통화는)사적 대화의 일부분이고 과장된 발언일 수 있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무속인 논란을 정치 쟁점화하려는 측면이 강하고, MBC의 보도 의도도 미심쩍다.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윤 후보 부부 주변의 무속인 논란은 벌써 네 번째”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의혹의 빌미를 준 것은 윤 후보 부부”라면서 “그러나 많은 국민이 무속인 논란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선 때마다 무속인 관련 루머들이 나돌았지만, 이렇게 큰 논란이 빚어진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윤 후보는 주변 무속인들을 모두 정리해야 한다”며 “논란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후보의 무속 논란은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촉발됐다. 윤 후보는 ‘왕(王)’자가 적힌 손바닥을 노출했다. 윤 후보는 “지지자가 적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주술적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역술인은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의 오찬 회동에 동석하기도 했다. 최근 무속인 ‘건진법사’가 윤석열 선거대책본부 ‘고문’ 자격으로 인재 영입 활동을 하고 있다는 세계일보 보도가 나왔고, 국민의힘은 선대본 산하 네트워크위원회를 해산시켰다.

CBS 여론조사는 서던포스트가 21일부터 22일까지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휴대전화 면접 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20%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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