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활약할 K리그 외국인 선수는 역대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췄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수한 선수들이 대거 활약하게 됐습니다. 국가대표 출신, 명문 클럽 출신 선수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고, 특징 있는 선수들도 많아졌습니다.

올해 K리그 무대에서 활약할 외국인 선수는 모두 51명입니다. 브라질 출신들이 줄어들고, 대신 유럽 출신 선수들이 많아진 게 큰 특징입니다. 또 아시아쿼터제에 따른 영입도 늘어났습니다. 군 팀인 상주 상무를 제외한 15개 팀 가운데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3명+아시아쿼터 1명)를 채운 팀은 모두 6개 팀입니다.

주목할 새 외국인 선수

올해부터 K리그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성남 일화의 요반치치입니다. K리그의 전설, 라데의 조카이기도 한 요반치치는 세르비아 출신으로 큰 키를 활용한 제공권과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미 지난 1월 열린 홍콩 아시아 챌린지컵에서 선보여 활약을 펼친 요반치치는 성남에서 가장 기대하는 자원입니다.

▲ 광주 FC 새 외국인 선수 복이 (사진: 김지한)
명문 클럽 출신 선수들도 눈에 띕니다. 대구 FC는 FC 포르투 출신인 공격수 레안드리뉴를 영입했습니다. 브라질 U-20(20세 이하) 대표팀 출신이기도 한 레안드리뉴는 모이사르 페레이라 감독의 강력한 추천으로 올 시즌 K리그 무대에서 돌풍을 기대케 하고 있습니다. 또 제주 유나이티드의 호벨치는 2004/05 시즌에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서 뛰며 박지성, 이영표와 한솥밥을 먹은 사이로 잘 알려져 있는 선수입니다. 당시 호벨치는 15경기 출전해 7골을 넣는 준수한 활약을 펼친 바 있으며, 올해 제주에서 기존의 산토스, 자일 등과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벨기에 출신으로는 처음 K리그 무대를 밟는 대전 케빈 오리스도 주목할 선수입니다. 2009부터 3년 동안 벨기에 명문 로얄 엔트워프에서 뛰며 78경기 출장 38골을 넣는 놀라운 득점력을 과시한 케빈은 유상철 대전 감독이 야심차게 데려온 외국인 공격수입니다.

K리그 최장신 공격수의 등장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광주 FC 공격수인 복이(보그단 밀리치)는 201cm로, K리그 최초 2m가 넘는 공격수로 올해 첫 선을 보입니다. 지난해 몬테네그로 프로리그의 스파르타크 날치크에서 15경기 2골을 기록한 복이는 2009년 올림픽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동안 7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원래 보그단 본명으로 선수 등록을 하려 했다 몬테네그로에서 보그단을 보기로 줄여 부르는 것을 착안해서 '복 복 자(福)'를 써서 팀에 복을 가져다주는 선수의 의미를 담아 선수등록명을 복이로 했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브라질 선수 가운데서는 수원의 에벨톤C, 경남의 까이끼, 부산의 호세 모따 등이 있습니다. 호세 모따는 과거 수원 삼성에서 뛰다 다시 들어온 선수로 이전에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기량을 올 시즌 부산에서 제대로 선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에벨톤C와 까이끼는 개막전에서 맹활약하고 팀 승리를 이끌며 주목받았습니다.

아시아쿼터제, 호주 선수 많아졌다

아시아쿼터제에 따른 외국인 선수 영입도 유독 많은 이번 한 시즌입니다. 특히 호주 출신이 7명이나 되는 것이 눈길을 끌며, 일본 출신도 3명이나 활약하게 됐습니다.

전남 드래곤즈는 호주 출신 공격수 사이먼을 영입해 기존의 수비수 코니와 '호주 듀오'를 이루게 했고, 제주와 수원은 각각 마다스치, 보스나르를 영입해 수비력을 강화했습니다. 또 인천은 호주 국가대표 공격수 나단 번즈를 영입해 지난해 우즈벡 출신 카파제 이상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울산 현대는 일본 출신 미드필더 아키(이에나가 아키히로)를 영입했습니다. 아키는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뛰다 올 시즌 임대 영입돼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있습니다.

▲ 에닝요 (사진: 김지한)
또 한 번 맹활약을 기대하는 외국인 선수들

기존 외국인 선수들의 건재함도 눈여겨 볼 부분입니다. 지난해 K리그 득점왕 데얀을 비롯해 터줏대감 아디, 콜롬비아 특급 몰리나를 그대로 지킨 서울은 올해도 이 3인방의 활약으로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우승팀 전북 현대 역시 에닝요, 루이스, 황보원을 그대로 두고 올 시즌 상승세를 이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성남은 지난해 영입한 에벨톤, 에벨찡요, 그리고 호주 출신 아시아쿼터 샤샤를 올 시즌 적극 활용해서 우승까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울산 에스티벤, 포항 아사모아, 부산 파그너, 경남 루크, 제주 산토스, 자일, 강원 자크미치, 델리치 등도 올 시즌 K리그에서 다시 활약을 기대하는 선수들입니다.

성남에서 뛰었던 라돈치치는 올해 수원으로 이적해 기존의 스테보와 막강 공격진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포항에서 뛰던 슈바는 광주 FC로, 전남에서 뛰던 웨슬리는 강원 FC로 이적해 또 한 번 활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외국인 선수들이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올 시즌 각 팀의 한 해 농사가 엇갈릴 수 있습니다. 기존 선수들은 이전에 보여준 활약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느냐, 새로 들어온 선수들은 K리그 무대에 잘 적응해 어떤 모습으로 팀에 보탬이 되느냐에 걸려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이전에 비해 외국인 선수들의 능력이 결코 낮지는 않다는 겁니다. 또 다양한 나라에서 선수들을 수혈해, 보다 다양해진 스타일의 축구를 K리그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상, 올 시즌 K리그에서 충분히 지켜볼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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