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를 앞두고 16개 팀들은 어느 때보다 바쁘게 보냈습니다. 승강제 도입을 앞둔 상황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다 보니 전력 보강을 위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했기 때문입니다. 16개 팀 모두 가히 전쟁을 펼쳤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K리그 이적 시장은 정말 뜨거웠습니다.

그 어떤 때에도 자주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 이번 K리그 이적 시장에서 나타났습니다. 스타급 선수들의 이적은 어느 해보다 눈에 띄게 많았습니다. 팀과 팀 사이에 이적도 있었지만 해외에서 뛰다 국내로 들어온 선수들도 많았습니다. 필요한 전력을 갖고 일종의 다툼까지 벌인 팀도 있었습니다. 외국인 선수의 K리그 내 이적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이번 이적 시장에서 복합적으로 나타난 장면이었습니다.

눈에 띄는 이적 선수들

가장 뜨거웠던 이적은 아무래도 성남 일화에서 전북 현대로 옮긴 김정우일 것입니다. 지난해 상주 상무에서 공격수로 활약했던 김정우는 하반기 제대한 뒤, 원소속팀 성남으로 잠시 뛰다 결국 전북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습니다. 특급 대우를 받은 김정우가 올 시즌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됩니다.

김정우를 전북으로 내준 성남은 대신 경남 FC에서 윤빛가람을 영입해 공백을 최소화했습니다. 여기에 부산 아이파크에서 한상운도 데려와 공격력을 강화했습니다. 이미 지난 1월, 홍콩 아시아 챌린지 컵을 통해 한상운 효과를 확인한 성남은 시즌에 돌입해서도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적 막판에 성남은 황재원을 수원에서 영입하며 수비까지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 전북 현대 김정우 ⓒ연합뉴스
가장 눈에 띈 전력 보강을 한 팀들

이번 겨울에 가장 눈에 띄는 영입을 한 팀은 강원 FC였습니다. 강원은 2010 K리그 최우수선수인 김은중을 제주에서, 인천 간판선수 배효성을 인천에서 영입했습니다. 또 지난 시즌 수원에서 임대했던 오재석을 완전 이적시켰고, 골키퍼 송유걸, 공격수 김명중 등 알짜 선수들도 영입해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했습니다.

수도권 대표 두 팀의 영입도 눈에 띄었습니다. FC 서울은 공격수 박희도를 부산 아이파크에서 가장 먼저 영입한 데 이어 경남 FC 간판 김주영까지 데려와 공격, 수비를 한층 강화시켰습니다. 수원 삼성은 성남에서 라돈치치, 조동건을 영입해 지난해 약점으로 지적됐던 공격력을 선수 이적으로 보완했습니다. 또 개막 직전에는 서정진을 전북 현대에서 영입하는데 성공, 한층 빠른 축구를 구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외에도 대전은 국가대표 출신 정경호를 영입하고, 프리킥 스페셜리스트 김형범을 전북에서 임대 영입해 눈길을 끌었으며, 부산 아이파크는 방승환, 여효진, 박용호 등 FC 서울 간판들을 무더기로 영입해 리빌딩급 선수 영입에 성공했습니다. 군 팀인 상주 상무는 김형일, 김재성, 백지훈 등의 전력 보강을 통해 또 한 번 국가대표급 스쿼드를 갖췄습니다.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온 선수들

해외에서 뛰다 국내로 들어온 선수들도 유독 많았습니다.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에서 뛰던 이근호, 김승용은 울산 현대의 부름을 받고 오랜만에 K리그 무대에 복귀해 활약을 펼치게 됐습니다. 또 주빌로 이와타에서 활약한 이강진도 전북 현대로 이적, 수비의 한 축을 맡게 됐습니다.

김남일의 복귀는 많은 K리그 팬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습니다. 러시아 톰 톰스크에서 뛰던 김남일은 올 시즌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게 돼 남은 선수 생활을 불태우게 됩니다. 설기현을 울산에서 데려온 인천은 김남일까지 영입해 이른바 '2002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프랑스 리그에서 뛰던 송진형이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뛰게 돼 처음 K리그 팬들에 선보이게 됐고, 일본 J리그 반포레 고후에서 뛰던 김진규, 김신영이 각각 FC 서울과 전남 드래곤즈에서 활약하게 되는 등 해외파들의 복귀가 눈에 띄었습니다.

외국인 선수의 이적도 있었습니다. 포항에서 뛰던 슈바는 광주 FC로 이적해 복이, 주앙 파울로와 함께 이른바 '복주슈 트리오'를 구축했고, 전남에서 뛰던 웨슬리는 강원 FC로 적을 옮겼습니다.

▲ 윤빛가람, 김승용 (사진: 김지한)
여러 이야기가 많았던 이번 이적 시장

저마다 전력 보강이 필요하고, 선수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이뤄진 이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선수가 원치 않는 이적 때문에 잡음이 있었던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성남의 윤빛가람은 갑작스런 이적으로 한동안 마음고생에 시달렸으며, 서울의 김주영은 한때 전소속팀 경남이 수원으로 자신을 옮기려 하자 이에 대한 선수 측과 본래 이적하려 했던 서울이 강력 반발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이적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던 건 사실이었습니다.

어쨌든 선수 이적은 이번 K리그의 최대 변수가 될 공산이 큽니다. 승강제 도입을 앞두고 전력을 대폭 보강한 각 팀들의 전략이 실제 경기에서 제대로 빛을 발하게 될지, 이적생들의 활약상을 어떤 시즌보다 더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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