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단체들이 ‘신문사의 특정후보에 대한 보복 행위’를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신문법 개정 등 언론개혁에 힘써온 통합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문화일보 등 일부 신문사의 무책임한 의혹보도로 이번 총선에서 낙선했다고 주장했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개혁에 대한 신문사의 보복행위 규탄’ 기자회견에서 문효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할 언론중 일부 몰지각한 신문사가 사실검증도 외면한 채 막무가내로 의혹보도를 일삼아 언론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이 자리를 통해 문화일보 등을 공개 고발하고자 한다”고 기자회견의 취지를 밝혔다.

▲ 14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개혁에 대한 신문사의 보복행위 규탄' 기자회견에서 문효선 언론연대 집행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정영은

이희용 기자협회 부회장과 양승동 PD연합회장, 김언경 민언련 협동사무처장 등 기자회견에 참석한 언론계 현업 및 시민단체 대표자들은 이번 '보수신문의 보복행위 의혹'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진실규명에 철저히 공동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김언경 민언련 협동사무처장은 “2006년 문화일보의 '소설 강안남자 연재' 및 2007년 '신정아 나체사진 게재' 등을 놓고 정청래 의원실과 함께 선정보도를 강력히 비판해왔다”면서 “더 이상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 문제를 집요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18대 총선 마포을 지역선거에서 낙선한 정청래 통합민주당 의원이 기자회견장에 직접 나와 그간의 정황에 대해 설명했다. 정 의원은 “현재까지도 홈페이지에 악성 댓글과 비난 의견이 쇄도하고 있다”며 “아내와 아이들이 입은 상처로 너무 힘들다”고 말문을 열었다.

▲ 발언중인 정청래 민주당 국회의원 ⓒ정영은
정 의원은 준비해 온 기자회견문 <나는 이렇게 금배지를 강탈당했다>를 낭독하고 "선거운동 기간에 문화일부 사회부 박모 기자 등이 표적수사를 진행해와서 다른 꼬투리를 잡아서라도 공격당할 것이라는 공포를 가지고 있었다"면서 "이런 식이라면 어떤 국회의원이 문화일보의 포르노 소설 <강안 남자>를 문제삼으며, 조선일보의 세금포탈과 신문고시 위반에 대항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 의원은 “선거기간 중에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당 지도부에 수구언론과 싸워달라고 주문했었다”면서 “손학규 대표가 나에게 사실확인 전화 한 통도 없이 일방적으로 사과한 것에 대하여 심히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정청래 의원 측은 이번 문화일보 보도 사태에 대해 법적대응과 별도로 진실규명위원회 설립 및 100만 서명운동, 다큐영화 '잃어버린 진실찾기' 제작 등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KBS <미디어포커스>는 지난 12일 방송 '검증인가 보복인가, 정청래 보도의 진실은?'에서 “정 의원의 막말을 들었다는 사람은 문화일보가 취재한 익명의 목격자들 뿐이고 정작 교감은 애매한 태도를 보인 셈”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문화일보와 인터뷰하여 인용된 학부모 A씨는 한나라당 소속의 마포구 구의원인 이 모씨로 밝혀졌다.

정청래 의원실 관계자는 오늘(14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을 가진 직후, 서울 서부지검에 한나라당 이 모 구의원 등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 의원측은 지난 8일 문화일보 사장을 비롯해 선거 운동원을 사칭한 기자 등 4명을 명예 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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