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권진경] 29일 열린 '2021 MBC 방송연예대상'(이하 '2021 MBC 연예대상') 대상 수상자는 예상대로 유재석이었다. 유재석과 함께 대상 후보에 올랐던 김구라의 예측처럼 유재석을 위협할 대상 후보도 부재했고, 때문에 긴장감이 전혀 없었던 연예대상이었다.

<미운 우리 새끼> 팀에 공동 대상을 시상하고 여론이 안 좋아진 '2021 SBS 연예대상'을 의식한 탓일까. 이어 개최한 KBS, MBC 연예대상은 공동 수상 대신 지금까지 연예대상을 수상한 적이 없었던 새로운 인물(문세윤), 지상파 3사 연예대상 도합 18관왕에 빛나는 관록의 인물(유재석)에게 트로피를 안겨주었다. 하지만 '2021 SBS 연예대상'처럼 지석진에게 '명예사원상'이라는 전대미문 트로피를 안겨주며 실소와 탄식을 자아낸 상황만 없을 뿐 KBS, MBC 연예대상 또한 '트로피 나눠먹기'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요즘처럼 OTT 플랫폼 오리지널 콘텐츠가 TV 매체보다 더 주목받는 시대에는 스타들의 마음을 잡아둘 무언가가 필요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유재석을 비롯한 인기 연예인들은 더 이상 지상파 프로그램에 얽매이지 않는다. 이는 역량을 갖춘 제작진들에게도 해당되는 문제다. 오히려 올해를 끝으로 MBC를 떠나는 김태호 PD의 행보가 다소 늦은 감이 들 정도로 지상파 스타PD들의 케이블, 종편, OTT 플랫폼으로의 이전 및 진출은 10년 전부터 지속되어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자사 방송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한 연예인, 제작진들을 위해 코로나19 시국임에도 예년과 다름없는 연예대상 시상식을 개최했고, 건재를 과시하고자 한다. 하지만 장시간 지속되는 지상파 연예대상 시상식을 관전하는 시청자들은 나날이 지쳐간다. 아무리 연예대상이 방송인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시하는 그들만의 잔치라고 한들 '명예사원상' 등 정체불명의 트로피를 남발하는 것이 과연 점점 위상을 잃어가는 지상파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상의 권위는 응당 그 상을 받을 만한 사람이 수상의 영예를 안을 때, 그리고 희소성이 있을 때 그 가치가 올라가는 법이다. 누가 어떤 상을 받을지 관심도 가지 않고 긴장감도 유발되지 않는 연예대상의 현주소. 김구라가 늘 지상파 연예대상에서 강조했던 것처럼, 지상파 3사 공동개최 등 시상식의 권위를 조금이나마 회복할 방법은 왜 모색하지 않을까. 너무나도 당연했던 유재석의 '2021 MBC 연예대상' 대상 수상은 진심으로 축하하는 바이지만, 나날이 재미도 감동도 긴장감도 사라져가는 지상파 연예대상은 볼 때마다 피로감을 유발한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