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이재명 같잖다’, ‘대선 필요없고 정권 내놓고 물러가는 게 정답’ 등의 발언을 쏟아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해 '방송에서 언급하기도 바람직하지 않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9일 윤 후보는 경북 안동에서 열린 경북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권위주의 독재 정부는 국민 경제를 확실히 살려놔 산업화 기반을 만들었다. 이 정부는 뭐 했냐”며 “정말 무능과 불법을 동시에 하는 엉터리 정권”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는 “마치 민주화 투사인 것처럼 끼리끼리 살아온 집단들이 문재인 정권 들어 국가와 국민을 약탈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반대편에 대해 소위 ‘대깨문’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동원해 인격을 말살하고 머리를 들 수 없도록 만든다”고 주장했다.

3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재명 후보에 대해 윤 후보는 “현 정권을 계승하겠다고 하더니 핵심 정책을 줄줄이 부정한다”며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여기저기 붙었다 하기 얼마나 힘들겠나, 참 안됐다”고 비꼬았다.

토론을 피한다는 지적에 대해 윤 후보는 “국민의 알권리를 얘기하려면 대장동과 백현동의 진상부터 밝히고, 민주당 후보를 둘러싼 음습한 조직 폭력배 얘기, 잔인한 범죄 얘기부터 밝혀야 한다”며 “제가 이런 사람하고 국민 여러분 보는 곳에서 토론을 해야 하나, 참 어이없고 같잖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대선도 필요 없고, 곱게 정권 내놓고 물러나는 게 정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 김민하 시사평론가는 ‘방송에서 언급하기도 바람직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김 평론가는 3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집토끼들에게 어필하자는 생각인 것 같다”며 “방송에서도 소개할 수 있을까, 아슬아슬한 표현들”이라고 지적했다. 김 평론가는 “‘같잖다’는 표현까지 쓴 것은 윤 후보의 국면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설을 더했다.

김민하 평론가는 “김건희 씨의 대응이 꼬이면서 보수 유권자들 내에 불안한 후보라는 여론이 커진 상황”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도 있었고, 대구·경북 지역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도 소폭 올라가 윤 후보의 정치 배경인 ‘정권교체론’이 일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평론가는 “(윤 후보의 발언이) 집토끼부터 콘크리트로 만들고 중원을 공략하겠다는 계산인데, 그렇다면 메시지 관리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평론가는 “특징적인 것은 윤 후보가 준비했던 원고를 읽지 않고, 즉흥적으로 쏟아냈던 발언”이라며 “평소에 후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 정도인데, 선거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윤 후보의 발언이) 후보의 본질이라면 국민이 알아야 한다. 후보가 솔직해진 것인지 전략인지 앞으로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김어준 진행자는 ‘윤 후보의 스트레스를 관리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김 진행자는 “홈그라운드 선대위 출범식이다 보니 윤 후보가 강한 어조를 사용했는데, 강한 어조를 넘어서는 발언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김 진행자는 “윤 후보 발언 배경에는 ‘공세로 전환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며 “다만 (선대위가) 발언 수위를 이 정도로 강하게 하라는 요구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본인 판단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진행자는 “윤 후보의 발언은 분위기를 띄우는 분들이 할 말”이라며 “‘같잖은 후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폭주’”라고 말했다. 김 진행자는 “대선후보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말 한마디로 지지율이 움직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의 운명이 자기 어깨에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진행자는 “대선 후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보니 공식명칭은 아니지만 ‘심리 관리조’라는 게 있다”며 “후보의 스트레스를 받아주고, 후보가 평정심을 되찾은 이후에 공식 석상에 등장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제가 보기에는 윤 후보의 심리 관리를 해주는 사람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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