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광주MBC가 '쉬운' 해고를 통보했던 프리랜서 제작진을 신설 프로그램에 투입하는 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프리랜서 제작진 측은 고용, 급여 등의 문제가 있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는 31일 광주MBC <황동현의 시선집중>이 폐지됨에 따라 프리랜서 제작진의 해고 문제가 불거졌다. 작가 2명, 아나운서 1명, 리포터 1명 등은 입장문을 통해 ‘쉬운 해고’ 문제를 공론화했으며 광주지역 시민단체는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8일 광주MBC 앞에서 열린 '공영방송 광주MBC는프리랜서 노동자 해고를 철회하라' 기자회견 (사진제공=광주MBC 프리랜서 노동자 해고 대응을 위한 시민사회모임)

이와 관련해 광주MBC는 28일 “라디오 프로그램 개편 과정에서 발생한 프리랜서 제작 스태프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하고자 한다”는 입장문을 배포했다. 내달 10일부터 신설되는 <시사인터뷰 오늘>에 <황동현의 시선집중>에서 일했던 프리랜서 제작 스태프 전원을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시사인터뷰 오늘>은 매일 20분의 라디오 방송과 주 3회 안팎의 유튜브 전용 콘텐츠 제작을 병행할 예정이며 스태프들은 라디오와 유튜브 라이브, 영상 콘텐츠 제작 등에 참여하게 된다는 광주MBC의 설명이다.

하지만 프리랜서 제작진은 광주MBC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사측이 대안을 제시한 후 답변을 기다리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언론에 통보한 것은 큰 유감”이라며 “우리는 어제 사측과 논의 자리에서 업무와 급여의 연속성이 이어지지 않는 신설 시사프로그램으로 가는 방안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업무의 연속성만 따지는 입장문을 배포한 건 프리랜서들을 기만하는 행태”라며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김낙곤 광주MBC 사장을 만나 '고용과 급여 보장 대전제'에 대한 동의를 받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MBC는 제작 스태프 전원을 <시사인터뷰 오늘>에 투입하는 안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스태프 측은 기존 80분짜리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작가 2명이 20분짜리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되면 임금이 월 60만 원으로 줄어든다며 급여 보장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광주MBC는 ‘최대한 기존 금액을 유지하는 안으로 논의해보자’고 말했고 스태프 측은 28일까지 답변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사측은 스태프 측의 답변을 듣기 전에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광주MBC 콘텐츠본부장은 28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오늘까지 회신을 받기로 했고, 줄어드는 임금 부분을 협의하고 조정할 의사가 있다”며 “방송분량은 줄어들지만 디지털 제작 업무도 있기에 그에 맞는 임금을 협의할 여지를 열어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프리랜서 제작진 해고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사과말씀을 드렸고, 개편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기존 그대로의 방식을 유지하면 협의할 수 있는 여지가 없기에 최대한 논의하며 해결책을 찾아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광주MBC 앞에서 ‘광주MBC 프리랜서 노동자 해고 대응을 위한 시민사회모임’ 대표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28곳의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시민사회모임은 “프로그램이 개편될 때마다 프리랜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는 게 관행처럼 여겨지고 있다”며 “이러한 편법 고용은 근절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해고당사자인 작가는 “<황동현의 시선집중> 스텝들은 최소 4년에서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일했지만 고용보장의 대책 없이 해고 통보를 받았고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정당한 절차가 없었기에 명확한 이유에 대해서도 들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현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은 “저널리즘이 지켜야 할 중요한 원칙은 소외된 약자의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라며 “지역의 대표적인 공영 언론사인 광주MBC는 프리랜서 노동자에 대한 해고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광주MBC에 항의서한과 면담요청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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