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이설의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설의 절친이었던 노영주가 마지막으로 권민선에 의해 폭행당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그리고 권민선과 노영주의 죽음에 한숙이 깊숙하게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 역시 드러나며 분위기는 더욱 기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조용하던 한숙의 집에서 총성이 울려 퍼졌다.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는 상황에 한숙은 침착하기만 하다. 거대한 저택을 찾은 구급차는 쓰러진 재희를 옮기기에 바빴고, 전날 재희의 연락을 받고 근처에 온 이설은 저택 앞에서 서성일 뿐이었다.

준혁은 조강현 등과 어울려 파티를 벌이고 술집 여자와 잠이 든 채 깨야 했다. 재희가 급하게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만들겠다며 조심하라는 요구에도 준혁의 여자에 대한 집착은 병이나 다름없다.

한숙은 뉴타운 개발지역을 지나 형산역에 도착했다. 비서는 거액이 든 돈봉투를 락커에 넣고 그 안에 있던 파일들을 가져왔다. 대상자들의 약점이 되고 결과적으로 살생부가 되기도 하는 중요한 파일이다.

JTBC 수목드라마 <공작도시>

준혁과 조강현 등이 여자들과 술판을 벌인 장소는 은밀하게 숨겨둔 카메라로 녹화 중이었다. 이를 몰래 담은 웨이터 박용섭은 녹화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를 넘어서면 죽음과 가까워질 수밖에 없음을 그는 미처 몰랐다.

재희의 행동에 한숙은 놀랄 수밖에 없었고 그동안 거부해왔던 혼전 계약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정필성이 금치산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7년 전 사건은 무엇일까? 그건 이설이 죽음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사건과 맞물려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성진그룹의 유일한 손자인 현우는 할머니 한숙이 무섭다. 아이는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한 번도 할머니다운 따뜻함을 보여준 적이 없음은 재희가 긴급 수술하는 병원으로 아이를 데려가는 장면에서 잘 드러났다. 재희를 내쫓고 현우를 준일의 아들로 입양시키려는 계획까지 세웠던 한숙이지만 자신의 유일한 피붙이 아들 외에는 관심이 없다.

수술에서 깨어난 재희가 처음으로 본 이는 한숙이었다. 깨어나는 과정에서 재희는 어린 시절 꿈을 꿨다. 판사 아버지를 둔 재희는 동네에서는 제법 잘사는 축에 속했다. 자신보다 남루한 아이를 바라보던 재희는 아빠 친구인 부잣집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또래 아이가 치는 피아노. 그리고 그저 좋아 보인 피아노를 만지는 재희에게 쳐본 적 있냐며 묻던 그 아이에게서 분명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보이지 않는 차별 역시 언제나 존재했었다. 불균형이 만들어낸 결핍은 지독할 갈증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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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재희가 그런 상대적 격차를 다른 시각으로 봤다면 그는 성진그룹 며느리가 아닌 사랑하는 정호와 함께 살았을 것이다. 그 욕망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더 크고 강한 것들에 집착한 재희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성진그룹의 형식적 며느리가 되었다.

결코 그것에 만족할 수 없었던 재희는 집요했고 그렇게 절대자인 시어머니 한숙까지 무릎 꿇게 만들었다. 하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은 한숙 앞에서 굴욕적인 상황에 처한 순간 재희는 자신의 목숨을 걸었다. 어차피 굴욕적으로 사느니 그렇게 원하던 것을 가질 수 없으면 죽는 것을 택하겠다 생각했다.

구질구질한 어둠이 싫었던 재희는 깨어나 보이는 시어머니 한숙이 옅은 미소를 짓는 것에 기뻤다.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비서는 불안해하지만 한숙은 재희가 원했던 모든 것을 들어줬다. 갤러리 대표가 되었고 아들에게 주기로 했던 주식도 양도받기로 했다.

재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얻었고 그게 행복의 시작이라 생각했지만 사실은 달랐다. 그건 그저 지옥으로 들어가는 문이었기 때문이다. 한숙은 불안해하는 비서에게 죽기로 작정한 아이 뭐든 할 수 있다며 앞으로 재희를 어떻게 밀어붙일지 예고했다.

아내가 수술을 마친 상황에서도 준혁은 병원에 온 이설을 바라보기에 여념이 없다. 모두가 의식할 정도로 이설을 바라보는 준혁의 행태는 그가 언제든 무너질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의미다.

한숙 앞에서도 자신의 아내 앞에서도 노골적으로 이설을 탐내는 준혁의 행동을 재희는 못 본 척했다. 어차피 애정 없는 쇼윈도 부부 사이에 서로의 목적을 취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설은 재희에게 준혁에게 관심이 있지만 그보다 더 관심 있는 것은 재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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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이 재희에게 집착에 가까운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설이 성진그룹에 집착하는 이유는 복수란 점이다. 과연 그 복수극에 재희까지 희생자가 될지 아니면 함께 손을 잡고 한숙이라는 거대한 괴물까지 무너트릴지 궁금해진다.

갤러리에서는 주연이 전략을 짜기에 바빴다. 수술을 마친 재희 자리를 갤러리에서 빼고 이혼 기사를 흘리겠다는 주연의 전략은 한숙의 개입으로 무산되었다. 주연은 한숙도 동의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갤러리 대표 자리까지 내주고 뒷방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숙이 그토록 주장하던 '쓸모 있는 사람'이 주연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주연을 내치고 그 자리에 재희를 앉힌 한숙은 그저 자신에게 쓸모 있는 사람만 필요할 뿐이었다.

퇴원한 재희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민선이 있는 납골당이었다. 갤러리 주인이 바뀌자 유 교수는 재희를 찾았다. 떡고물이라도 얻어먹으려 과거 이야기를 꺼내지만 그건 오히려 독이었다. 신진작가 기획전 자리를 언급하며 성상납을 요구했던 상황을 지적하는 재희에게 유 교수가 당황하는 것은 당연했다.

늙은 남자의 제안을 거부했다는 말로 한심한 자를 쫓아내는 재희는 단호했다. 유 교수 대신 이설을 선택한 재희의 남다른 통찰력에 한숙도 만족해했다. 리허설 자리에 참석한 한숙은 능숙하게 설명하는 이설을 보며 만족했고, 일 잘하는 재희를 바라보며 믿음이라는 눈길을 보냈다.

준혁의 술자리를 몰래 촬영한 자는 한숙에게 자료를 넘겨주고 거액을 받은 이와 같았다. 물론 사망한 노영주의 집에서 몰래 자료를 꺼내 한숙에게 파는 과정에서 행동으로 보인 것은 이설이었다. 용섭은 그렇게 큰돈을 벌었고, 준혁 술자리 촬영분으로 더 큰돈을 벌 궁리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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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에서 발견된 노트에 쓰인 이설이라는 이름은 이들의 관계를 알게 한다. 연인이 아닌 이설과 영주, 용섭은 친구 사이다. 그리고 이설은 갑작스럽게 사망한 영주의 진실을 찾고 싶었다. 7년 전 할머니의 죽음과 영주의 갑작스러운 죽음까지 이설이 성진그룹에 들어가야 할 이유는 너무 명확했다.

영주는 죽기 전 민선에게 지독한 폭행을 당했다. 민선이 영주를 폭행한 것은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남편과 바람이 난 영주에게 경고를 했고,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연락한 영주를 처리했을 가능성도 높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촬영되었고 한숙이 가지고 있다.

한숙은 비서에게 영주의 동거인을 찾으라 명령했다. 그 동거인이 이설이라는 점에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비밀이 무엇인지 더욱 궁금해진다. 노영주를 죽이고, 권민선의 죽음까지 한숙이 깊숙하게 개입되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난지도 그림을 보며 무슨 생각이 드냐고 묻는 이설. 그림을 보며 재희는 가슴이 시리다고 했다. 공감을 표하는 재희를 보며 이설은 동질감과 함께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설은 이 그림을 보며 그곳에서 살던 이들은 과연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게 궁금하다고 했다.

잘 살고 있을 거라는 재희의 말에 반박하는 이설의 모습은 긴장감이 극대화될 수밖에 없었다. 난지도에 살다 강제로 쫓겨났던 이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할머니를 잃은 이설은 자신을 죽음에서 구한 친구 영주의 죽음에 더는 침묵하지 않기로 했다. 과연 이설은 무엇을 노리고 있는 것일까? 욕망과 복수가 넘치는 이들의 세상에서 과연 다음엔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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