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이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논란과 관련해 ‘업보’라고 꼬집었다.

15일 허위 경력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씨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윤 후보는 "여권의 공세가 기획 공세고 아무리 부당하다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눈높이와 국민의 기대에서 봤을 때 조금이라도 미흡한 게 있다면 국민들께는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2007년 수원여자대학 교수 임용 당시 제출한 지원서에 기재된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이사 재직’,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대상 수상’ 등의 이력이 허위 논란에 휩싸였다. 또 김 씨는 박사학위 논문 표절,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가담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후보가) 사과할 것에 대해 사과했으면 문제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윤 후보가 전체적으로 (김건희 씨 허위 경력에) 큰 문제가 아니다, 사소한 착오가 있었다는 식으로 변호를 했다”며 “잘못이 있으면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지) 이번에 대응을 잘못해서 일을 더 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총장은 “(윤 후보가) 처음에는 ‘이게 무슨 문제냐’ 이러다가 여론이 굉장히 악화되니까 태도를 바꾼 것”이라며 “지난번 전두환 옹호 발언 때도 사과까지 며칠 걸렸는데, 그건 후보가 사과할 마음이 없는데 억지로 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허위 경력 논란은) 윤 후보의 업보라고 본다”며 “조국 장관 가족이 표창장을 위조해서 (윤 후보가) 탈탈 털어놨는데, 자기 문제에 관해서는 그야말로 ‘내로남불’을 한 것”이라며 “(김 씨가 허위 경력으로) 채용 요건을 속인 것인데, 말하자면 업무 방해 아니냐”고 강조했다.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화면 갈무리

한편 주요 일간지는 김 씨의 사과 의사 표명에 진정성이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16일 <진정성 안 보이는 김건희·윤석열 부부 ‘허위 이력’ 사과> 사설에서 “김 씨의 발언에는 그동안 제기된 ‘허위 이력’ 의혹에 대해 어떤 소명도 없었다”며 “무엇에 대해, 왜 사과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짧고 두리뭉실한 사과 표현 몇 개만 내놓았을 뿐이다. 당장의 곤혹스러운 상황을 모면해보겠다는 계산에서 나온 사과로 들리는 이유”라고 썼다.

한겨레는 “더 실망스러운 건 윤석열 후보의 태도”라며 “그는 오전까지도 김 씨의 겸임교수 채용 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허위 이력’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현실과 관행을 제대로 알아보고 기사 방향을 잡으라’고까지 말한 것은 관행대로 했을 뿐인데 언론이 부당하게 공격한다는 투였다”고 비판했다.

‘여권의 기획 공세가 부당하게 느껴지더라도, 사과가 적절해 보인다’는 윤 후보의 발언에 한겨레는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경력과 수상 기록을 거짓으로 기재한 것은 ‘조금 미흡한’ 일일 수 없다”며 “다른 지원자가 김 씨 때문에 억울한 피해를 입었을 수 있다. 게다가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은 수원여대 외에도 여러 건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날 중앙일보도 사설을 통해 윤 후보가 내로남불 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김건희, 허위 경력인지 아닌지 분명히 밝혀야> 사설에 “김 대표가 조금이나마 잘못이 드러났다면 강변할 게 아니라 스스로 돌아보는 게 먼저”라며 “윤 후보와 국민의힘 대응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윤 후보가 강조하는 공정과 신뢰의 대상에서 부인도 예외일 순 없다”면서 “그런데도 윤 후보는 어제 겸임교수는 서류가 아닌 위촉에 의해 정해진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잘못한 게 없다는 건가, 아니면 관행이니 묵인해 달라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중앙일보는 “현 정권의 내로남불을 질타하며 집권하겠다는 사람이 ‘내로남불’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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