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관련 질문에 “현실을 좀 보라”고 말하자 “본인부터 강사 채용 절차를 제대로 파악하고 발언하라”는 현직 대학 강사의 비판이 제기됐다.

윤 후보는 1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들어가던 중 ‘김건희 씨와 관련한 여러 의혹이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 발걸음을 멈췄다. 옆에 있던 권성동 사무총장의 만류에도 윤 후보는 기자들을 향해 “시간 강사는 공채가 아니다. 현실을 좀 잘 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여러분들 아마 가까운 사람 중에 대학 관계자가 있으면 시간강사를 어떻게 채용하는지 한번 물어보라"며 "(시간 강사는) 무슨 교수 채용하듯이, 전공 이런 거 봐서 공개 채용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배우자 김건희 씨 (사진=연합뉴스)

이어 윤 후보는 “어디 석사과정에 있다, 박사과정에 있다 하면 (채용 담당자와) 이야기하는 것으로 (위촉하지) 시간 강사는 공채가 아니다. 겸임 교수라는 건 시간 강사"라며 "이런 자료를 보고 (겸임 교수를) 뽑는 게 아니니까 이런 현실을 좀 잘 보라"고 말했다.

김건희 씨의 한국게임산업협회 재직 경력 논란과 관련해 윤 후보는 “오늘 YTN을 보니까 직원들한테 ‘출근했냐’고 하는데 비상근 이사라는 건 출근하는 게 아니다. 이런 현실을 좀 보라"며 "저쪽에서 떠든 거 듣기만 하지 말고 관행에 비춰봤을 때 어떤 건지 좀 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윤 후보의 발언에 한 현직 대학 시간 강사가 오마이뉴스에 <현직 시간강사입니다, 현실 모르는 건 윤석열 후보입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현직 대학 시간 강사이자, 채용 경험자로서 말씀드린다”며 “현재 시간 강사 채용은 공개채용으로 이루어진다. 2019년도부터 법과 정책이 제정되어 현재까지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도 교육부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적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채용 절차를 엄격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육자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 상으로도 그러한 엄격한 공개 채용과 경쟁 선발 절차는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자신이 부인 입장이었다면 소개로 들어갔다 하더라도, 소개해준 분의 입장과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허위로 경력을 기재하진 못 했을 것”이라며 “소개로 공채 없이 들어갔든 아니든 그게 포인트가 아니다. 교육자로서의 진실된 사명감과 책임감, 과연 윤 후보 부인과 후보 본인은 그것을 중심에 두고 판단한 게 맞냐”고 반문했다.

‘시간 강사와 겸임 교수는 같다’는 윤 후보의 설명에 그는 “채용 카테고리도 다르고 처우, 급여 수준 모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겸임 교수는 전공과목과 유사한 직장에 근무하며 가르치는 직종이고 시간 강사는 그와 상관없다”며 “호칭부터 다르고 갖추어야 할 자격도 다르다. 어느 누구도 이 둘을 같은 계열로 보지 않는다. 이 또한 현실을 망각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실을 모르시는 건 기자님들이나 일반인들이 아니라 윤 후보님 아닌가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시간 강사들이 대충 소개로 실력도 없는데 연줄로 운 좋게 그 자리를 꿰어찬 것처럼 일반인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발언한 윤 후보, 본인부터 먼저 강사 채용 절차를 제대로 파악하고 발언하길 바란다”며 “전국의 시간 강사들을 매도한 책임, 진지하게 묻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윤 후보의 발언을 반박하는 현직 교수의 글이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한 교수는 임용 절차에서 허위 서류를 내는 것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에 자동으로 임용에 탈락된다며 시간 강사를 공개 채용하지 않았지만 서류에 문제가 있으면 부적격자로 판단되기도 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이날 허위 경력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씨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윤 후보는 "여권의 공세가 기획 공세고 아무리 부당하다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눈높이와 국민의 기대에서 봤을 때 조금이라도 미흡한 게 있다면 국민들께는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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