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김건희 씨가 과거 교수 임용 지원서에 허위경력을 기재한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고 14일 YTN이 보도했다. 하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관련 내용을 전면 부인하며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14일 YTN은 김 씨가 과거 대학에 제출한 교수 임용 지원서에 허위경력과 가짜수상기록이 기재됐다고 보도했다. YTN은 김 씨가 2007년 수원여자대학교에 제출한 교수 초빙 지원서를 입수했다. 김 씨는 지원서 경력사항에 2002년 3월부터 3년 동안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썼다. 김 씨는 이를 증빙하는 재직증명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한국게임산업협회는 2004년 6월 설립됐다.

YTN 12월 14일 <[단독] 김건희 단독 인터뷰...교수지원서에 '허위 경력'·수상 경력도 거짓> 보도화면 갈무리

또 김건희 씨는 지원서에 2004년 8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YTN이 주최 측에 확인한 결과 김 씨 이름으로 응모된 출품작 자체가 없었다. 수상경력을 부풀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씨는 2004년 대한민국애니메이션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고 기재했지만, 해당 경연은 개인이 아닌 출품업체가 받는 방식이었다. 출품업체 대표는 YTN에 김 씨가 이사로 재직한 건 맞지만 출품작 제작을 마친 뒤에야 들어왔다며 김 씨가 회사가 가지고 있는 경력을 악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YTN 김건희 지원서 검증…김건희 '가짜수상경력' 일부 인정

또 출품업체 대표는 김 씨가 2006년 수상 경력을 기재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저는 감독하고 시나리오를 썼지만 전부 제작했다고 얘기를 할 수는 없다. 그렇게 얘기도 안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 같은 지원서로 수원여자대학교 광고영상과 겸임 교수로 채용돼 2007년 3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일했다.

김 씨는 허위경력·가짜수상경력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YTN에 밝혔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 경력에 대해 김 씨는 "믿거나 말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당시 근무기간을 잘못 기재하는 착오가 있었을 수 있고, 재직증명서를 위조한 건 아니라고 말했다. 실제 협회 기획이사로 재직한 건 맞느냐는 YTN 질문에 김 씨는 "협회와 같은 건물에 있으면서 협회 관계자들과 친하게 지냈다"며 "이들을 자신이 몸담았던 학교 특강에 부르기도 했다"고 답했다. 다만 김 씨는 협회에서 월급을 받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김 씨 재직증명서가 협회 설립 이전 날짜이기 때문에 발급 경위를 확인할 수 없으며 '기획팀', '기획이사'는 협회 내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씨 재직증명서를 발행한 것으로 돼 있는 부서장(전 한국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YTN에 "저는 (김 씨를) 본적이 없다. 사외이사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으나 내부적으로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가짜수상경력 기재와 관련해 김 씨는 2004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발 대상 경력이 가짜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김 씨는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라며 "그것도 죄라면 죄"라고 말했다. 나머지 2건의 수상경력에 대해 김 씨는 회사 직원들과 같이 작업한 결과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김 씨는 가짜수상경력 기재가 뭐가 문제냐는 반응을 보였다. YTN은 "김 씨는 수상 경력을 학교 진학을 위해 쓴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냐고 강변했다"며 "자신은 공무원, 공인도 아니고 당시엔 윤석열 후보와 결혼한 상태도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검증을 받아야 하느냐고 취재진에게 여러 차례 반문했다"고 전했다.

또한 김 씨는 자신은 공채가 아니라 누군가의 소개를 받아 교수직에 지원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채용됐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채용되지 못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YTN은 허위경력 관련 사문서 위조죄의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고, 공소시효는 7년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 현장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선대위 "표현의 자유는 '아니면 말고 식' 보도와 달라야"

이날 윤석열 선대위는 입장을 내어 YTN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최지현 선대위 수석부대변인은 한국게임산업협회 결성 초기 김 씨가 '기획이사' 직함으로 '비상근 자문 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최 부대변인은 "당시 김 씨는 협회 관계자들과의 인연으로 보수를 받지 않고 2년 넘게 '기획이사'로 불리며 협회 일을 도왔다"며 "따로 보수를 받거나 상근한 것이 아니고 몇 년이 지나 이력을 기재하다보니 '재직 기간'은 착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짜수상경력 기재 논란과 관련해 윤석열 선대위는 김 씨가 인정한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대상' 수상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경력 부풀리기가 의심되는 나머지 2건에 대해서 "회사 부사장으로서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반박했다.

최 부대변인은 "회사 경력을 주로 고려하는 '겸임교수 직'이었고 한정된 기간에 강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 수상'과 '회사에서의 주도적 역할로서의 수상'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기재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 부대변인은 "YTN 보도는 '설립하지도 않은 협회의 허위 경력', '가짜 수상기록'이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하였으나, 위와 같은 경위가 있으므로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윤석열 선대위 공보단(단장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새벽, YTN 보도를 보고 몇 자 적는다"며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언론인임을 새삼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는 아니면 말고 식 보도, 근거 없는 소문, 프레임 덧씌우기 등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고, 달라야 한다"고 공지했다. 올해 노벨평화상은 필리핀 여성 언론인 마리아 레사, 러시아 독립신문 노바야 가제타의 드미트리 무라토프 편집장이 공동 수상했다.

윤석열 공보단은 "독재정권, 산 권력에 맞서 언론 본연의 사명인 '표현의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싸운 것을 격려한 것"이라며 "역설적으로, 현재 우리 언론이 '진짜 위기'란 점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씁쓸하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공보단은 "대선후보를 비롯한 모든 공직자는 언론의 비판을 달게 수용해야 한다. 그리고 그 비판은 비판을 당하는 사람부터 수긍하고 고개를 숙일 때 긍정적인 기능을 발휘한다"며 "진짜 '소금'의 역할을 위해 오늘도 분투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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