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당무 거부 사건을 두고 “과거 친이, 친박의 데자뷔”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계파 갈등이 벌어지고, 당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는 등 ‘구태정치’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후보가 직접 당내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당무 거부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1일 “당무를 거부하는 상태도 아니고, 부산에 리프레시 하러 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를 만난 천하람 변호사는 2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위기감이 해결되지 않는 한 서울로 쉽사리 올라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언론플레이, 이수정 경기대 교수 선거대책위원회 영입, 충청방문 일정 패싱 등을 공개 비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동아일보는 2일 사설 <자중지란에 빠진 국민의힘… 이러다간 지지층도 등 돌릴 것>에서 “윤 후보도 일방적인 하향식 매너리즘에 빠진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며 “아무리 당헌에 선출된 후보가 당무 우선권을 갖고 있다고 해도 ‘무조건 따르라’는 일방 통보는 아닐 것이다. 이견이나 오해가 있다면 왜 그렇게 됐는지, 소통 부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인(人)의 장벽’은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윤 후보가 이준석 대표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대선을 앞둔 당 대표의 막중한 책무를 팽개치는 행태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견이 생기면 이를 조정하고 풀어야 할 당 대표가 거꾸로 ‘파업’을 벌이는 모습 자체가 구태정치 아닌가. 친윤, 비윤으로 편을 가르는 것은 과거 친이, 친박의 데자뷔를 보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또 동아일보는 “정권교체 여론이 높다고 해도 윤 후보 지지율은 한참 못 미치고 있다”며 “윤 후보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오롯이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판국에 지리멸렬한 알력 다툼이 계속된다면 중도층은커녕 지지층마저 등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권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는 정권교체론은 51.4%에 달했으나, 다자 대결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35.5%에 그쳤다. 정권교체 의견을 갖고 있는 응답자 중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69%였다.

2016년 4월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이준석 당시 국회의원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경제 "김무성 옥새 파동 연상…윤석열 위기 자초"

서울경제는 사설 <‘제2 옥새 파동’인가···후보가 중심 잡고 비전 제시해야>에서 “(이준석 대표 칩거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공천안에 반발해 부산으로 내려간 ‘옥새 파동’을 연상케 한다”며 “당초 압승이 예상됐던 새누리당은 내부 분열로 패배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제는 “대선의 주인공인 윤석열 후보의 책임도 적지 않다”며 “한 달가량 선대위 인선 갈등을 정리하지 못해 분란의 원인을 제공했다. 또 비전·정책 제시와 인재 영입 지지부진, 잦은 실언 등으로 리더십 위기를 자초했다”고 평가했다. 서울경제는 “선대위를 이끌어갈 윤 후보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며 “야당이 정권 교체에 성공하려면 후보 중심으로 조기에 내분을 수습하고 뭉치는 길밖에 없다. 성장 잠재력 확충 방안 등 구체적인 미래 비전을 내놓고 새 인물의 영입을 서둘러야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기사에 인용된 KBS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 95%에 신뢰 수준 ±3.1%p이며, 조사 방식은 전화 면접이다. 자세한 사항은 KBS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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