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강광' 무슨 단어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바로 K리그 대전, 대구, 강원, 광주를 일컫는 말입니다. 도대체 이 팀들이 무엇 때문에 공통점이 있을까 하고 의문을 품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이 팀들의 공통점은 모두 시, 도민 구단이라는 것 그리고 K리그에서 주로 하위권을 도맡다시피 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광주의 경우, 이 단어가 나왔을 때 광주 상무를 지칭해 일부는 현재 연고팀인 상주 상무까지 붙여 '대대강광상'이라는 단어로 칭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이 대대강광이 적용됐습니다. 시민구단으로 새롭게 창단된 광주 FC는 11위로 그나마 선전했다고 봐야 하지만 나머지 팀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대구 FC는 12위에 만족해야 했으며, 대전 시티즌은 15위, 강원 FC는 최하위를 면치 못했습니다. 2010년에 나란히 12-15위로 처졌던 이들이 지난해에도 크게 나아진 성적을 내지 못하며 팬들에 아쉬움을 자아냈습니다. 프로야구에서 한동안 유행했던 '엘롯기(LG, 롯데, 기아) 동맹'이 K리그에서도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스플릿 시스템'이 도입돼 승강제를 준비하는 단계인 2012 시즌 이 '대대강광'은 대반란을 꿈꾸고 있습니다. 어쨌든 1차적으로 무조건 살아남아야 하는 과제를 안았기 때문입니다. 몇몇 팀은 아예 지난해와 완전히 달라진 면모를 보였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구단 내부적으로 힘을 합친 팀도 있습니다. 새 색깔, 새 마음가짐을 안고 시즌을 준비 중인 이 '대대강광'에 대한 기대감을 어느 때보다 높게 가져도 좋을 듯싶습니다.

▲ 강원 FC (사진= 강원 FC 제공)
전력 보강 두드러진 강원, 강팀도 무서워하다

가장 눈에 띄는 팀은 지난해 최하위 강원 FC입니다. 상위권 팀조차 올해 두려워하는 팀이 됐을 정도로 강원의 진용은 단연 눈에 띕니다. 지난해 추풍낙엽까지 추락을 거듭해 시즌 내내 최하위를 탈출하지 못했던 강원은 완전히 달라진 면모로 K리그 입성 4년차인 올해만큼은 반드시 중위권 성적을 노리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전방부터 눈에 띄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베테랑 스트라이커' 김은중이 그 주인공입니다. 지난해까지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김은중은 군입대로 자리를 비운 '강원의 대표 스트라이커' 김영후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여기에 인천 유나이티드의 스타, 배효성도 영입됐고, 골키퍼 송유걸, 공격수 김명중 등 K리그에 잔뼈가 굵은 선수들이 대거 영입됐습니다. 또 수원 삼성 소속으로 지난해 임대했던 오재석을 완전 이적 영입에 성공했고, 전남 드래곤즈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공격수 웨슬리도 1년 임대 형식으로 데려왔습니다. K리그에서 나름대로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지난해 제대로 풀지 못한 골 갈증을 말끔하게 씻고, 화끈한 축구를 선보이겠다는 의도가 담겨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강원을 흔들었던 구단주-사장 간의 갈등이 완전히 봉합된 것도 강원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힘이 됐습니다. 지난해 사장 선임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벌였던 최문순 강원도지사(강원 FC 구단주)와 남종현 강원FC 사장은 최근 강원도청에서 가진 업무보고에서 전격적으로 화해하고 강원 FC 발전에 힘쓰겠다고 의기투합, 강원 팀에 가장 큰 희소식을 가져다 줬습니다. 올해만큼은 뭔가를 해보자는 의지가 잘 반영된, 뜻있는 화합이었다는 점에서 강원 선수, 코칭스태프, 팬 입장에서는 크게 반길 만한 소식이었습니다.

유상철 중심 리빌딩 성공한 대전

강원에 이어 팀 전면 쇄신을 진행한 팀은 바로 대전 시티즌입니다. 지난해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승부조작 사태로 직격탄을 맞으며 추락했던 대전은 지난해 8월 부임한 유상철 감독을 중심으로 리빌딩 작업에 들어가 '축구특별시'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습니다.

강원과 마찬가지로 새로 영입된 선수들의 면면이 눈에 띕니다. 프리킥 스페셜리스트인 김형범을 전북 현대에서 데려왔고, 국가대표 출신 정경호를 강원 FC에서 영입했습니다. 또 올림픽대표 수비수 황도연을 전남에서 데려와 보강했고, 외국인 선수 역시 벨기에, 브라질 출신 선수들을 영입해 어느 때보다 과감한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여기에다 대전 감독 2년차에 접어든 유상철 감독은 기존 선수들과 새로운 선수들의 조화를 통해 올 시즌 자신의 색깔을 확실하게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리더가 달라지고, 주요 선수들이 달라지니 패배의식에 젖은 팀의 면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듯합니다.

공격 축구 색깔 강화한 대구-대전

대구 FC는 '브라질 색깔'을 입혀 대구 특유의 화끈한 공격 축구로 올 시즌 반란을 꿈꾸고 있습니다. 지난해 U-20(20세 이하) 월드컵 브라질 대표팀 수석코치를 맡았던 모아시르 페레이라를 감독으로 영입한 대구는 외국인 공격수 역시 브라질 선수들로 채우고, 브라질 쿠리치바에서 전지훈련을 가져 짙은 공격 축구 색깔을 입는 데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창단해 나름대로 가능성 있는 한 시즌을 보냈던 광주 FC 역시 기존 이승기, 주앙 파울로, 김동섭을 비롯해 K리그 최장신 공격수(201cm) 복이(보그단 밀리치), 나름대로 잔뼈가 굵은 외국인 공격수 슈바까지 영입해 공격력을 한층 강화했습니다. 적어도 골 넣는 선수가 없다는 말을 들을 일은 없을 정도로 전력이 좋아졌습니다.

적당한 긴장감과 보는 재미 가져다 줄 '대대강광'의 반란

그동안 소외되다시피 한 이 '대대강광' 팀들이 겨우내 대대적인 전력 보강과 사기 강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승점자판기 역할을 하다 강팀도 두려워할 정도로 경쟁력이 강화되면 그만큼 K리그에 적당한 긴장감이 조성되고 결과적으로 보는 재미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동안 이 팀들을 응원했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응원한 보상을 받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입니다.

K리그 개막까지 약 2주 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많은 팬들이 강팀들의 선전을 주목하겠지만 어쩌면 이 '대대강광'의 반란이 올 시즌 K리그의 최대 이슈가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 반란을 위한 각 팀들의 전력 담금질은 오늘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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