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 기간 동안 방송 3사 모두 비정규직과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보도를 소홀히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8 총선미디어연대(공동대표 권미혁·김서중)가 2007년 12월 20일부터 지난 4월 6일까지 KBS, MBC, SBS의 총선 관련 메인뉴스를 모니터 한 결과, 대부분의 방송사들이 비정규직과 청년실업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총선미디어연대는 지난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방송사들이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에 대해 계속 주시하고 있었지만 총선이 되자 이에 대한 접근이 사라지고 '후보·정당 동정보도', '공약 나열 보도'에서 조금씩 언급되는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 비정규직, 청년실업 관련 방송 3사 보도중 한마디만 언급한 수준의 보도 부분 ⓒ민언련
실제로 이번 총선 기간에 방송 3사가 비정규직·청년실업을 보도한 건수는 모두 15건이었으며 그마저도 6건은 '한마디'를 언급하는 수준에 머문 것으로 드러났다.

KBS는 3월 18일에 보도한 <영입·서민 공약>에서 "민주노동당은 대학 등록금을 150만원으로 낮추고 비정규직을 절반으로 줄이는 공약으로 2~30대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했습니다"는 짧은 멘트로 민주노동당의 공약을 소개했다.

MBC는 3월 27일 <승부처 첫 유세>에서 "민주노동당은 비정규직 농성장에서 출정식을 가졌고"라는 단순한 사실만 전했고, SBS는 3월 23일 <친박연대 맹비난>에서 "민주노동당은 대중 단체들의 대규모 집회를 통해 비정규직 보호 등을 약속하며"라는 멘트를 통해 '비정규직'을 짧게 언급했다.

단순한 언급에 그친 보도와는 달리 KBS의 <방안 없이 공약만>과 MBC의 <장밋빛 공약> 은 총선 보도 중 비정규직과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상세한 정책을 분석한 것으로 평가됐다.

▲ 3월 29일 KBS <뉴스9>
3월 29일 보도된 KBS <방안 없이 공약만>은 "각 당은 매년 50~6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한결같이 약속합니다. 그러나 이는 두 자릿수 성장률에서나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성장률 4.9% 신규 일자리는 28만개에 불과했습니다"라며 비관적 현실을 지적했다.

MBC도 4월 3일 <장밋및 공약>을 통해 "어렵게 직장을 구해도 월급 88만 원을 받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되기 쉽다는 자조 섞인 표현이 유행할 정도로 청년 실업 해소는 각 정당들이 대표 공약으로 삼아야 할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지 오래입니다"라고 청년 실업의 심각성을 보도했다.

이어서 MBC는 각 정당의 공약을 나열 한 뒤 "주요 정당들 모두 이런 식으로 매년 60만개 정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두 자릿수 성장에나 가능한 수치입니다. 올해 5% 성장도 힘겨운 마당에 약속을 지키기는 그만큼 버거워 보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두 리포트 모두 청년실업에 대한 각 당의 원인 진단과 해법, 해결 방안의 차이를 부각시키지 못했으며 이들의 공약이 높은 성장률일 때만 가능한 것이라고 비판한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 4월 3일 MBC <뉴스데스크>
총선미디어연대는 이에 대해 "청년실업이란 현안을 정치권에 대한 기대를 체념한 태도로 의제화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언론사의 태도로 적합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총선미디어연대는 "언론이라면 어떤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일회성 관심이 아닌 시민들의 삶과 직결된 현안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4월 9일 이후에도 권한을 위임받은 국회의원들이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는지 감시를 똑바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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