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26일 대선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인터뷰에 배경음악으로 빅뱅의 ‘거짓말’을 사용한 MBC ‘PD수첩’에 대해 행정지도 ‘권고’를 의결했다.

지난달 19일 ‘PD수첩’은 <누가 고발을 사주했나- 17분 37초의 통화>에서 검찰총장 당시 윤석열 후보의 ‘고발사주 개입' 의혹을 다뤘다. 제작진은 윤 후보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장면에 배경음악으로 빅뱅의 ‘거짓말’을 약 10초간 사용했다.

MBC 'PD수첩'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날 선방심의위에서 구본진 위원은 “고발사주 의혹이 확인된 게 아닌데, 제목 자체가 ‘누가 사주했다’라고 확인된 것처럼 단정짓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 배경음악으로 빅뱅의 ‘거짓말’이라는 노래를 트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구 위원은 “방송에서 이렇게 유명한 노래를 트는 것은 ‘(윤 후보가) 거짓말하고 있다’라고 시청자에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언경 위원은 “자료만 봤을 때는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방송 내용을 들어보면 (제작진이) ‘거짓말’의 인트로 부분만을 집어넣어 사용해 크게 인식하지 못했다”며 “처음에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제작진이) 장난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일곤 위원은 “(검찰이) 고발사주를 한 것으로 전제해 제목을 달았다”며 “방송을 보면 윤 후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지만, 윤 후보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관련이 없다’고 답하는 타이밍에 맞춰서 ‘거짓말’ 음악을 틀었다. 이건 굉장한 의도성이 있다”고 했다.

박수택 위원은 “솔직히 이 노래를 모르지만, 아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면 의도성이 있다”며 “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제작진들의 장난기가 발동한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프로그램에는 진성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제작진에게 주의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나연 위원은 “제작진이 어떤 의도를 갖고 만들었냐가 중요하다”며 “이 방송은 예능이 아니라 시사 방송이다. 특히 방송 마지막 장면에서 윤석열 후보의 얼굴이 크게 비춰지면서, 이 음악이 나왔다는 점을 보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구본진 위원은 법정제재 ‘경고’, 이나연 위원은 법정제재 ‘주의’, 권혁남·박수택·김일곤·정일윤·정영식 위원은 행정지도 ‘권고’, 김언경 위원은 행정지도 ‘의견제시’ 의견으로 다수의견 행정지도 ‘권고’가 결정됐다. 이날 박동순 위원은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총 4건의 안건이 상정돼 3건의 행정지도가 결정됐다. 선방심의위는 진행자와 출연자가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배임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단정한 5일 방송분에 대해 ‘권고’를 의결했다.

또 선방심의위는 진행자가 '보수 언론이 이 후보의 재난지원금 공약에 맞춰 비판 기사를 보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10일 방송과 진행자가 ‘이 후보의 조폭 연루 의혹은 가짜’라고 단정한 12일 방송에 대해 ‘의견제시’를 결정했다.

한편 선방심의위는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만 인용해 방송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9일 방송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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