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개표가 10일 새벽 종료됐다. 최근 '폴리널리스트(Politics+Journalist의 합성어)' 가 논란이 되면서 이번 총선에 뛰어든 언론인 출신 후보자들의 성적표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처음 지역구 의원에 도전한 언론인 출신 후보자는 기자 19명, 아나운서 1명, 편집발행인 1명 등 총 21명으로, 이 중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10명이 당선됐다. 당선자들을 출신별로 보면 경향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신문기자 출신이 4명이고 KBS와 SBS, YTN 등 방송기자 및 아나운서 출신 5명, 헤럴드미디어 대표 1명 등이다.
언론계 선후배가 맞대결을 벌인 지역 중 인천 서·강화을의 경우 동아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이규민 한나라당 후보가 같은 동아 출신 3선의원인 이경재 무소속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반면 서울 마포 갑 지역은 정치신인인 강승규 전 경향신문 기자(한나라당)가 전 MBC 기자출신의 노웅래 현역 의원(통합민주당)을 이겨 당선됐다. 또 안산 상록을 지역에서는 김재목 전 문화일보 정치부장(통합민주당)과 이진동 전 조선일보 기자(한나라당)가 모두 탈락했다. 이 지역 승리는 전국 최저 득표(14,980표)를 기록한 박근혜 의원 특별보좌 출신의 친박연대 홍장표 후보에게 돌아갔다.
격전지역 중 하나인 서울 노원 병 지역은 홍정욱 전 헤럴드미디어 회장이 3%차이로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를 앞지르고 43.1%를 득표해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SBS 아니운서 출신 유정현 한나라당 후보도 서울 중랑갑 지역에서 이상수 무소속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겨뤄 27,419표(40.5%)로 당선됐다.
18대 총선 비례대표 당선자에도 언론인 출신들의 명단이 있다.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 15명 중 최영희 전 내일신문 발행인(3번)과 최문순 전 MBC 사장(10번)이 포함됐다. 자유선진당 비례대표 박선영 당선자도 MBC 기자출신이다. 후보월간 '말'지 편집위원을 지낸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4번 지금종 후보, 노동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4번 선경식 후보 등은 당선권에 들지 못했다.
언론인 출신 17대 현직 국회의원들의 개표결과도 관심 대상이다. 서울신문 기자 출신인 권영길 의원(경남 창원을·민주노동당), MBC 기자를 거친 심재철 의원(경기 안양동안을·한나라당), 전 MBC 아나운서 박영선 의원(서울 구로을·통합민주당), 전 KBS 보도본부장 류근찬 의원(충남 보령서천·자유선진당), 전 KBS 아나운서 이계진 의원(강원 원주·한나라당), 전 KBS 기자 전여옥 의원(서울 영등포 갑·한나라당), 전 SBS 아나운서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수지·무소속), 중앙일보 편집국장 고흥길 의원(경기 성남분당갑·한나라당) 등이 재선에 성공했다.
전 MBC 기자출신 노웅래 의원(서울 마포갑·통합민주당), 전 문화일보 기자출신 민병두 의원(서울 동대문구 을·통합민주당), 전 MBC 아나운서 정동영 의원(서울 동작·통합민주당), 전 KBS 아나운서 박찬숙 의원(경기 수원영통·한나라당) 등은 낙선됐다.
정치의 계절로 접어들면서 권력을 비판·감시하는 현직 언론인들의 정치권 직행을 놓고 뜨거운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18대 국회에 진출한 폴리널리스트(politnalist)들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와 우려 속에 주시할 만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