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 이사회가 이사·사장 지원자 지원서를 공개한 것처럼 차기 감사 지원자의 지원서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지원서의 '추천인'란을 없애자는 일부 이사의 의견으로 설전이 벌어졌다.

17일 KBS 이사회는 신임 감사 임명제청에 대한 절차와 방법을 확정했다. 18일부터 26일까지 감사 후보자를 접수받고 후보자들이 제출한 지원서와 직무수행계획서를 대내외에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계획이다.

KBS 이사회는 12월 1일 서류심사를 통해 면접 대상자를 확정하고 8일 면접심사를 거쳐 감사 최종 후보자 1인을 선정한다. 이후 방송통신위원회가 최종적으로 KBS 신임 감사를 임명하게 된다.

(사진=KBS)

이날 이사회에서 감사 지원자들의 지원서에서 자천·타천을 적는 '추천인란'을 삭제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류일형 이사는 “저희들이 이사 공모 당시 타천을 적었던 사람이 대외적으로 망신 당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난다”면서 “추천인 제도를 두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제도를 없애버리는 게 좋은지 논의해보자”고 제안했다. 권순범, 김찬태 이사가 "실효성이 없는 부분"이라며 추천인란 삭제 의견에 동의했다.

반면 조숙현 이사는 “특별히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즉자적으로 우리가 결정하는 게 문제가 될 것 같다”며 “없애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세밀하게 검토해서 왜 들어갔는지, 왜 빼야 하는지를 논의하고 추후에 결정하자”고 말했다.

남영진 이사장은 “내일 바로 공지가 나가야해서 검토할 시간이 없으니 논의사항으로 남겨두고 추후에 검토하자”고 제안했고, 류일형 이사는 “지금이라도 이사회 사무국에서 법무실, 방통위에 의견을 보내 의견을 듣자”고 말했다. 논의 끝에 추천인란을 두기로 했다.

올해 방통위는 공영방송 이사진 공모에서 지원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KBS 사장 선임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이사·사장 선임 시 절차적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시민단체 목소리를 수용한 결과였다. 지원서에 주요 경력사항, 지원동기 및 직무수행계획과 더불어 ‘추천인 인적사항’란이 있었고 타천에 추천 인사를 적은 지원자는 몇 명 없었다.(▶관련기사 : 투명성 내세운 공영방송 이사 선임, 평가는?)

방통위 행정법무담당관은 17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KBS 감사 선임은 KBS 이사회에서 결정하면 되는 사안으로 임명제청 전 단계에 대해 방통위에 문의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지원서에 '추천인 인적사항'을 공개하게 된 이유에 대해 묻자 “시민사회단체 진영에서 타천의 경우 정치권 추천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해 올해 지원서를 공개하면서 추천인란이 공개됐지만, 실제로 그 의미가 퇴색된 부분이 있다”며 “추천인란을 도입하게 된 건 자천도 응모하라는 취지다. 시간이 지나 타천은 정치권 추천인 것처럼 의미가 변질돼 이를 공개하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아무도 적지 않으니 실효성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