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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방망이 언론 자율규제…"실질적 불이익 줘야"신문윤리위 2016년 이후 경고 이상 제재 없어…포털 연계론 "자율규제 결과 뉴스제휴평가위 반영"
윤수현 기자 | 승인 2021.11.17 08:16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징벌적 손해배상제 논란 이후 언론계 내부에선 “언론사 스스로 문제를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자율규제 강화’가 구체적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현재 활동하는 언론자율규제기구의 실효성은 전무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언론자율규제기구 관계자 역시 “제재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자율규제 실효성 강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인터넷신문위원회·광고자율심의기구는 언론사에 선언적 의미의 주의·경고 제재만 내릴 수 있다. 신문윤리위원회는 주의부터 과징금까지 다양한 제재 기준을 갖고 있으나, 2016년 이후 경고 이상의 제재를 결정한 적은 없다.

이와 관련해 자율규제기구 관계자들은 16일 <신뢰 회복을 위한 슬기로운 언론 자율규제 방안> 토론회에서 실효적 제재 수단이 없다면 언론사가 규정을 위반하는 일이 계속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사진=연합뉴스)

안재승 한겨레 논설위원실장(신문윤리위 윤리위원)은 “신문윤리위는 언론계 자율규제를 담당하고 있는데 큰 변화는 못 이뤘다”며 “신문윤리위가 언론사에 내린 제재는 대부분 '주의'다. 주의는 불이익이 없으니 언론사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밝혔다.

안재승 실장은 신문윤리위가 주의 이상의 제재를 내리지 않는 것에 대해 “신문윤리위 내부에 ‘강도 높은 제재를 내리려 해도 언론사가 따르지 않으면 체면만 손상된다’는 무력감이 있다”며 “기사형 광고의 경우 대부분 언론사가 하고 있기 때문에 ‘강하게 제재한다고 효과가 있겠는가’라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안 실장은 “트래픽·기사형 광고로 인한 이득보다 제재에 따른 손실이 명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윤리위에 현직 언론인이 다수 참여하고 있어 실효적인 제재를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인터넷신문위원회는 현직 언론인을 심의위원으로 선임하지 않지만, 신문윤리위 심의위원 14명 중 8명이 언론업계 관계자다. 표시영 이화여대 미디어연구소 박사는 “언론인이 자율규제기구에 참여하기 때문에 독립성과 실효성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편도준 광고자율심의기구 기획실장은 규정을 잘 지키는 언론사가 손해 보는 일이 생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편 실장은 “규정을 위반한 언론사에 중대한 마이너스(제재)를 줘야 한다”며 “규정을 지키지 않아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크면 안 된다. 이번 기회에 강한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뉴스타파 2019년 10월 17일 보도에 소개된 기사형 광고

편도준 실장은 언론사의 기사형 광고가 교묘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편 실장은 “시간이 갈수록 기사형 광고가 진화하고 있다”며 “의무적으로 사전심의를 받아야 하는 의료광고를 무력화할 수 있는 게 기사형 광고다. 언론사는 담배, 전문의약품 등 광고 금지 품목도 기사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재단은 자율규제기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언론재단은 매년 신문윤리위·인터넷신문위에 7억 5천만 원, 광고자율심의기구에 5억 원을 지원한다. 표완수 언론재단 이사장은 “국민은 언론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며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자율규제’가 제시됐지만, 국민은 이를 믿지 못하고 있다. 자율규제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연구작업이 마무리됐는데, 이를 통해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언론재단 연구작업에 참여한 이승선 충남대 교수는 ▲기금지원 성과평가 지표 마련 ▲심의 결과 공개 ▲기사형 광고에 대한 강력한 제재 수단 마련 등을 제안했다. 이승선 교수는 “성과평가 지표를 통해 자율규제기구 심의위원 선정이 적절한지, 대표성·독립성을 가지고 자율규제를 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언론 자율심의기구 개요

이승선 교수는 “자율규제기구는 어떤 언론사가 무슨 잘못을 저질러 제재를 받았는지 공지해야 한다”며 “언론사 역시 적극적으로 제재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 언론사들은 신문 지면과 홈페이지를 통해 자율심의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언론사가 동일한 규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경우 이를 반드시 대외적으로 공표하게 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승선 교수는 기사형 광고에 대한 제재가 보다 강력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교수는 “기사형 광고에 대한 피해가 급증한 만큼, 시민들의 사회적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기사형 광고에 대한 제재는 ‘법적 제재’를 능가할 수 있는 강력하고 적극적인 방식으로 수행돼야 한다. 그래야 예방적 기능이 발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재승 실장은 “언론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줘야 한다”며 자율규제 결과를 포털 제재와 연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자율규제기구의 제재 결과를 심의에 반영하게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실장은 “최근 연합뉴스는 기사형 광고 수천 건을 송출해 32일 노출 중단 제재를 받고, 사실상 포털에서 퇴출됐다”며 “연합뉴스는 가처분을 신청하고, 여야 정치권 역시 포털에 제재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포털과 연계된 제재가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김정호 연세대 박사는 "이번 토론회의 공통된 의견은 자율규제의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궁극적인 해결책은 언론사와 언론인의 의식을 개혁하는 것이지만, 이는 장기적인 대책이다. 결국 위법적 언론 보도나 저널리즘 윤리에 반하는 보도에 대해선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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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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