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최종 확정된 이후 대선 관련 여론조사가 줄을 잇고 있다. 모든 여론조사 결과에서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조사기관별로 최소 1.2%p에서 최대 17.2%p까지다.

다수 언론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올 때마다 지지율 수치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지지율 수치로만 여론조사를 보는 것은 오류의 위험이 있다. 여론조사 결과는 조사방법, 유·무선 비율, 질문지, 조사 시기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여론조사 방법을 파악하고, 수치 대신 추세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픽사베이)

지지율 확인보다 앞서야할 여론조사 방법론

우선 조사방법을 살펴봐야 한다. 선거 여론조사 방법은 크게 전화면접과 ARS로 나뉜다. 전화면접은 조사원이 응답자와 직접 대화를 해 답변을 얻어내는 방식이다. 조사원이 직접 통화를 하는 만큼 비용·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응답률이 높다.

반면 ARS는 녹음된 음성을 들려주는 방식이다. 조사원이 필요 없는 만큼 비용이 적게 들지만, 응답률이 낮다.일반적으로, ARS 조사는 정치 관심층을 쉽게 포집할 수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ARS 조사는 적극적 응답자 반응이 민감하게 포착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조사 방법에 따른 차이는 5일~9일 실시된 대선 여론조사 결과에서 드러난다. ARS 방식으로 실시된 11개(ARS·전화면접 혼용 조사도 포함)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의 평균 지지율은 44.89%, 이재명 후보의 평균 지지율은 32.57%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2.32%p다. 하지만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된 7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후보의 평균 지지율은 37.74%, 이재명 후보의 평균 지지율은 31.22%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6.52%p다.

즉 ARS 방식으로 조사할 경우 윤석열·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전화면접 조사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특히 대선 경선을 끝낸 후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는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ARS 조사에서 7.06%p 높게 조사됐다.

변수 많은 여론조사, 수치보다는 추세를

같은 방식으로 실시된 여론조사라도 결과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 유·무선 비율, 질문지, 조사 시기, 전화번호 모집 방법 등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6일에서 7일까지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된 글로벌리서치(1009명 대상, RDD)조사에서 윤석열·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각각 39.6%·29.6%로, 격차는 10%p였다. 반면 같은 시기 같은 방식으로 실시된 코리아리서치(1000명 대상, 가상번호)에서 윤석열·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각각 39.5%·32.2%로, 격차는 7.3%p였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여론조사 간 지지율 차이는 있지만, 오차범위 안(3.1%p)에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며 “여론조사로 실제 지지율의 참값을 알 순 없다. 한 회사에서 같은 날 똑같은 조사를 실시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진 않는다”고 했다.

일반 독자가 세부적인 지표를 모두 확인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수치가 아니라 추세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단순히 지지율로만 여론조사를 보는 건 위험하다”며 “여론조사는 추세를 분석하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특정 후보·정당의 지지율이 오름세인지, 내림세인지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엄 소장은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선 정기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조사기관의 결과를 참조하면 좋다”고 밝혔다.

네이버 '여론조사' 뉴스 검색 화면 갈무리

"클로즈업이 아니라 전체 구도와 윤곽을 살피는 와이드샷"

한국갤럽은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질문 방식과 조사방법 간 차이> 게시글에서 “여론조사는 시시각각 달라지는 여론을 ‘스냅사진’처럼 기록하는 도구”라면서 “기록 도구가 다르면 기록물도 달라지므로, 연속적 비교가 어렵다. 여론조사 결과 수치를 비교하거나 변화 여부를 살피기 전에 먼저 조사방법과 질문 방식이 같은지 다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갤럽은 “동일 조사방법, 질문 방식이어야만 일관성이 있고 추세 파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갤럽은 “여론조사의 관점은 현상의 디테일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클로즈업이 아니라 전체 구도와 윤곽을 살피는 와이드샷에 가깝다”며 “정치인이나 정당 선호 관련해 특정 시점의 조사 결과만 들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는 분에게는 전반적인 흐름과 추이를 눈여겨보시길 간곡히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에 직접 인용된 글로벌리서치 여론조사는 JTBC 의뢰로 6일부터 7일까지 전국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 면접 조사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4.6%,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p다. 코라이리서치 여론조사는 MBC 의뢰로 6일부터 7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 면접 조사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25.4%,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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