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8일 전체회의를 열고 SBS Biz <생생경제 정보톡톡>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인 과징금을 최종 의결했다. 또한 문자 투표 결과를 조작한 Mnet <아이돌학교>에도 과징금 처분이 내려졌다. 구체적인 과징금 액수는 다음 전체회의에서 결정된다.

SBS Biz <생생경제 정보톡톡>은 지난 8월 12일 허위 전문가 판매자가 출연해 가짜 체리 농장을 소개하는 내용을 방송했다. SBS Biz는 해당 방송에 출연한 전문가와 출연진이 협찬 광고 방송을 고발하기 위한 '뉴스타파' 취재진의 위장으로 밝혀지자 사과방송과 함께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앞선 지난달 14일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프로그램 제작진의 경위를 듣고 법정제재 과징금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정연주 위원장은 “이 경우 흔히 표현하는 뒷광고”라며 “이 안건뿐 아니라 모든 매체에 여러 형태의 비상식적으로 자행되는 온갖 종류의 부당거래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이런 종류의 비상식적이고 잘못된 한국 언론의 전반적인 돈거래 방식은 정말 잘못됐다”며 “단순히 방송사뿐 아니라 한국 언론 전반에 ‘이제는 제발 이러지 말자’는 경고의 의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타파 보도화면 갈무리

정민영 위원은 “일종의 협찬을 받고 방송을 제작하는 관행이 있다는 건 암암리에 많이 알려졌었다”며 “실제로 확인된 사례다. 놀라운 건 방송사가 협찬을 받고 방송을 만든다 해도 지켜야할 최소한의 검증이 있어야 하는데, 제작진은 방송제작의 기본을 사실상 내팽개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옥시찬 위원은 “편법이 보편화됐다면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광고를 보도나 생활 정보인 양 방송하면 시청자들은 당할 수밖에 없다. 사안의 중대성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방송소위에서 법정제재 ‘주의’ 의견을 낸 이상휘 위원은 “이런 프로그램들의 제작환경에서는 보편적인 일로 보인다”며 “이런 방송이 열악한 광고시장을 반영하고 있어 앞으로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연주 위원장·이광복 부위원장·김유진·옥시찬·윤성옥·정민영 위원은 법정제재 과징금, 황성욱·김우석·이상휘 위원은 법정제재 주의 의견으로 법정제재 과징금이 최종 결정됐다.

Mnet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방통심의위는 문자 투표 결과를 조작한 Mnet <아이돌학교>에 대해 만장일치로 ‘과징금’을 의결했다. 2017년 방송된 해당 프로그램은 걸그룹 멤버를 선발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문자 투표 결과를 조작해 탈락자와 잔류자를 뒤바꿨다. 지난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아이돌학교> 책임 프로듀서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정민영 위원은 “엄청난 사회적 논란이 됐고, 심각한 시청자 기만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제작진 2명이 형사처벌을 받긴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밝혀지지 않은 사실도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은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더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심각한 조작이 가져온 파장을 고려할 때 과징금 처분에는 다들 동의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방통심의회는 문제 프로그램을 두 차례 생중계한 tvN에 대해 Mnet보다 낮은 수위의 징계인 법정제재 ‘주의’를 결정했다. 이상휘 위원은 “tvN이 사전에 인지했냐, 안 했냐의 고의성 차이”라며 “송출한 회사와 제작한 회사 잣대는 구분돼야 한다. tvN은 Mnet과 같은 CJ 계열이지만 투표 결과가 조작됐는지 인지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Mnet보다는 낮은 ‘주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과징금 액수는 차기 전체회의에서 결정된다. 일반PP·홈쇼핑 과징금 기준금액은 2천만 원으로, 심의 규정 위반 정도에 따라 1천만 원을 감경하거나 가중할 수 있다. Mnet은 이번 징계로 과징금 처분을 두 번 맞는 방송사가 됐다. 지난해 9월 Mnet은 ‘프로듀스101 시즌2’ 투표 조작 사건으로 인해 한 차례 3000만 원의 과징금 징계를 받은 바 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