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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국가장, 전두환은? "개정 필요한 국가장법"한겨레 "노태우 국가장은 시대 상처 덧낸 결정"…조선일보, 조문 안한 문재인 대통령에 "옹졸"
윤수현 기자 | 승인 2021.10.28 11:19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결정에 대해 “시대의 상처에 덧낸 결정”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 광주 민주화운동 시민 학살에 가담한 상황에서 최고 격식의 ‘국가장’을 치르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반면 한국일보는 국가장 논쟁을 ‘소모적’이라고 평가하고 “더 이상 왜곡과 망언이 없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6일 사망한 노태우 전 대통령 장례를 국가장으로 결정했다. 영결식과 안장식은 30일 실시되며 김부겸 국무총리가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행정안전부는 “12·12 사태와 5·18 민주화운동 등과 관련해 역사적 과오가 있지만, 직선제를 통한 선출 이후 남북기본합의서 등 북방정책으로 공헌했다”며 “형 선고 이후 추징금을 납부한 노력 등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 (사진=연합뉴스)

한겨레는 28일 사설 <‘노태우 국가장’ 결정, 옳지 않다>에서 “정권을 찬탈하기 위해 무고한 국민들을 살상한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질렀는데도, 정부가 국가장이라는 최고의 예우를 갖추기로 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이번 결정이 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할 국민이 얼마나 있겠는가”라며 “당장 광주시는 분향소 설치와 조기 게양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했다. 국가장법은 국가장의 목적을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이 서거한 경우 장례를 경건하고 엄숙하게 집행함으로써 국민 통합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겨레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보수층 일각의 정서와 주장을 의식해 국가장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어렵사리 정립해온 역사의식을 흩뜨리는 잘못된 선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국가장법을 개정해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겨레는 “국립묘지법은 내란·외환죄로 금고 이상 실형이 확정된 경우 국립 현충원 안장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는데 국가장도 이 기준과 맞추는 법 개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한겨레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은 <노태우 ‘국가장’…시대의 상처를 덧내다>였다.

경향신문은 사설 <‘사죄에는 시한 없음’ 확인한 노태우 국가장·파주 안장 결정>에서 “현행 국가장법은 ‘중대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이 없다”며 “이에 노 전 대통령이 국민 추앙을 받는 사람이냐는 반론이 나왔다. 이런 시비는 전두환·이명박·박근혜 씨에 대해서도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차제에 국민적 공론을 모아 모호한 관련 규정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노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하기로 결정한 데는 ‘용서를 빈다’는 그의 유언장과 아들 재헌 씨의 5·18 대리 사과, 추징금 완납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작용했다고 본다. 전직 대통령들은 국가장 시비를 계기로 역사적 사죄엔 시한이 없음을 새겨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특히 5·18 진실에 대한 고백도 추징금 납부도 거부하는 전두환 씨는 더더욱 각성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자료 사진 (사진=5.18 기념재단)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씨는 2019년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사죄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직접 5·18에 대한 사과를 한 적은 없다. 노 전 대통령은 2011년 출간한 회고록에서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해 “광주 시민들이 유언비어에 현혹된 것이 사태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28일 YTN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전라도민들은 노태우 씨에 대해서는 용서의 감정이 남아있지 않다”며 “80년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해선 아직도 깊은 상처가 남아있다. 생전에 본인의 육성으로 용서를 구했다면 좋았겠지만, 아쉬움은 남아 있다”고 했다. 조 상임이사는 국가장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진태 상임이사는 “노태우 회고록은 5·18을 ‘광주사태’라고 언급하고 있다”며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계엄군이 일을 저지른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5·18을 왜곡하고 있다는 그런 오해를 안 받을 수가 없다”고 했다. 조 상임이사는 “유족은 5·18 당시 발포자에 대한 진상 규명 조사에 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조문 안 한 문재인 대통령에 "옹졸"

반면 5·18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이었던 박남선 씨는 27일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살다 보면 잘잘못이 있는데, 잘잘못을 통렬히 반성하는 입장이라면 굳이 국가장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씨는 "온 국민이 통일을 염원하는데 정치 세력들이 화해하고 화합하고 용서했으면 하는 것이 내 마음"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5·18 희생자에 용서 구한 노태우, 국민 통합 계기 되길>에서 국가장 논쟁을 ‘소모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일보는 “(노 전 대통령 사과는) 광주 희생자에게는 너무 늦고 부족한 사과일 테지만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이제 국민의 몫”이라며 “국가장 결정을 놓고 논쟁을 거듭하는 것은 소모적인 일이다. 고인도 잘못을 인정했을 만큼 5·18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이루어졌고 더 이상 왜곡과 망언이 없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칼럼 <물태우>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옹졸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노 전 대통령이 생전 '물태우'라 불릴 만큼 참을성이 강했다면서 "문 대통령이 노 대통령 조문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옹졸한 처사에 ‘물태우’는 뭐라고 했을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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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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