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MBC가 정권의 방송이 됐다. MB氏의 MBC가 됐다. 김재철이 나가지 않는 한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김재철, 반드시 퇴진시키겠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서울지부(이하 MBC노조)가 30일 오전 6시부터 ‘김재철 퇴진’을 목표로 총파업 투쟁에 들어갔다. MBC노조는 이번 투쟁을 “MBC와 MBC노조의 운명을 건 싸움”으로 규정, 김재철 퇴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 투쟁을 중단하는 일이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MBC노조는 30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여의도 MBC본사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어 총파업 투쟁 돌입을 공식화 했다. 이번 MBC노조의 총파업은 지난 2008년 MB정부 출범 이후 5번째 파업이다.

이날 총파업 출정식 사회를 맡은 김정근 아나운서는 “작년에 (구성원들의) 지갑은 두둑해 졌지만 지난 2년 동안 ‘MBC맨’이라는 자존심에는 상처를 입었다”며 파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 정영하 MBC본부장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사과문’을 읽고 있다. ⓒ미디어스
먼저, 정영하 MBC노조 본부장은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사과문’을 통해 국민과 시청자를 향해 사과했다.

그는 “‘김재철 사장 때문’이라는 이유로 비겁했다. ‘MB정권의 언론탄압 때문’이라는 이유로 비굴했다”며 “MBC의 주인인 국민을 섬기지 못하고 저들의 품안에서 놀아난 지난 2년을 가슴 깊이 성찰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어쩔 수 없는 현실과 엄혹한 세월을 탓하며 본원을 다하지 못했기에 쏟아지는 비난과 야유를 달게 받아야 하겠지만, 공영방송 MBC의 구성원으로 마땅히 해야 할 도리가 아직은 남아 있다”며 “이제 MBC 노동조합은 MBC를 국민의 품으로 되돌리는 종결투쟁에 몸을 던진다. 공영방송 MBC를 정권의 선전도구가 아닌 국민의 여론장으로 반드시 돌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MBC 구성원들을 향해서는 “이제 끝을 보는 투쟁의 시작, 종결 투쟁의 시작”이라며 “김재철이 나가지 않는 한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투쟁을 통해 반드시 국민의 품으로 MBC를 돌려놓겠다. 김재철, 반드시 퇴진시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 30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여의도 MBC본사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김재철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디어스
MBC 구성원들은 이번 총파업 투쟁의 목표가 김재철 사장의 퇴진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MBC 기자회를 이끌며 제작거부를 결의한 박성호 기자회장은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좋은 뉴스를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해 말만 너무 많이 하고 행동은 뒤늦게 한 것 같다. 뒤늦었지만 일어섰다”면서도 “중간에 (회사 쪽에서 타협을 위해) 본부장, 국장의 교체를 얘기할 수 있을텐데 그런 얘기는 이미 유통기한이 지났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도 “MBC노조가 총파업을 준비했던 시기는 지난해 노사협상 타결 직후로, 이번 총파업 투쟁은 갑작스럽게 준비 한 게 아니다”라며 “이번 파업은 MBC의 공영방송을 쟁취하고 MBC와 MBC노조의 운명을 건 싸움으로 김재철 퇴진 투쟁을 통해 공영성을 되찾을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 중단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 차질 이어질 듯 … 다음 주부터 결방 사태 본격화

MBC노조의 총파업 돌입으로 MBC는 당장 이번 주부터 정상적인 방송이 어렵게 됐다. 보도국과 시사교양국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들은 이번 주부터 결방되며, 사전 제작되어 있는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다음 주 정도부터 결방 사태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MBC 기자회의 제작거부로 ‘15분 방송’이라는 파행을 겪고 있는 <뉴스데스크>는 이번 주에도 15분만 방송된다. 또, 시사교양국에서 제작하는 <PD수첩> 방송 시간에는 <MBC 나눔특집 연변어린이 설맞이 가족상봉 “엄마 아빠, 보고 싶어요”>가 대체 방송된다.

아울러, <무한도전> <일밤> <우리결혼했어요> 등 예능 프로그램들은 이번 주까지는 사전 제작된 방송 분량을 위주로 방송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결방 사태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MBC는 MBC노조의 총파업 돌입에 맞서 취재기자들의 MBC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현재 MBC 출입기자 등록증을 갖고 있는 기자들을 제외한 기자들의 MBC 출입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자들의 출입을 통제한 이유에 대해 MBC 홍보국 관계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회사에서 출입 자체가 안 된다고 결정한 듯하다. 지금 비상사태”라며 “예전 총파업 때 사장실 농성 장면을 기자들이 취재한 이후 (MBC에서는 총파업과 같은 상황에서) 기자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회사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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