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 우승 트로피 ⓒ 김지한
K리그 출범 30년동안 참가한 팀은 모두 22개 정도 됩니다(구단의 모기업 기준). 많은 변화를 겪어오면서 영광의 순간을 만끽한 팀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팀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 20개가 넘는 팀들이 있었기에 K리그는 꾸준하게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원년부터 지금까지 유일하게 남아있는 팀은 포항 스틸러스입니다. 포항은 1983년 출범 당시 포항제철이라는 이름으로 참가해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K리그에 참가했습니다. 포항제철을 포함해 출범 당시에 5개 팀만 출전했던 K리그는 점점 그 숫자가 늘어나 지난해부터 16개 팀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내년 승강제 도입으로 14개 팀, 그 다음해에는 12개 팀으로 잠시 그 숫자가 줄어들 전망입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1, 2부 리그 모두 16개 팀 체제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K리그 역사에서 각 팀들이 세운 의미 있는 기록이 적지 않습니다. 이번 Back to the K-league에서는 지난 시간 개인 기록에 이어 팀 기록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K리그 우승 트로피 (사진: 김지한)

최다 우승팀 성남, 최다 승리팀 울산

가장 우승을 많이 차지한 팀은 성남 일화입니다. 천안을 연고로 삼았던 지난 1993년부터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뒤, 성남으로 연고를 옮겨 2001년부터 또다시 3연패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2006년까지 모두 7번 우승을 차지한 성남 일화는 2차례나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쾌거를 이루며 K리그 최고 명문 구단 칭호를 얻었습니다. 그밖에 포항 스틸러스, FC 서울, 수원 삼성, 부산 아이파크가 4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전북 현대, 울산 현대가 2회 우승으로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형이지만 역대 통산 팀 최다 승리 기록은 울산 현대가 갖고 있습니다. 울산은 지난해 후반기에 선전하며 22승을 추가, 통산 408승을 거두면서 포항을 제치고 K리그 팀 가운데 가장 많은 승리를 챙긴 팀으로 떠올랐습니다.

흥미로운 팀 기록들

시즌 경기 기록을 살펴보면 흥미진진한 팀 기록들이 많습니다. 울산 현대와 성남 일화는 2002년부터 2003년 초까지 9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며 역대 통산 팀 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금과 달리 단일리그 방식으로 치러졌던 당시, 울산과 성남은 경쟁하듯이 시즌 막판과 다음 시즌 초반까지 9연승을 달리며 K리그 판도를 제대로 뒤흔들었습니다. 그야말로 두 팀 모두 '최고의 순간'과 같았던 때였습니다.

연속 무패 기록은 지난해 전북 현대가 타이기록을 세우면서 주목받았습니다. 전북은 지난해 5월 이후 22경기 연속 무패(14승 8무) 행진을 달리며 2006년 성남 일화가 세운 기록과 동률을 이뤘습니다. 만약 3월 3일 열리는 개막전에서 패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됩니다. 공교롭게 상대팀은 전북과 현재 동일한 기록을 갖고 있는 성남 일화입니다.

그밖에 전북은 지난해 32경기에서 71골을 넣어 경기당 2.187골을 기록, 경기당 평균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성남 일화는 1993년 4월 10일부터 5월 29일까지 8경기 연속 무실점한 기록을 갖고 있으며, LG(현 FC 서울)는 1989년 9월 23일부터 1990년 9월 1일까지 무려 1년 가까이, 31경기 동안 연속 매 경기마다 1골 이상을 득점하는 진기록을 세웠습니다. 1경기당 최다 기록 가운데 포항 스틸러스가 지난 2009년 9월 13일,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8골을 몰아넣으며 1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으며 해당 경기에서 6개의 도움 기록이 나오면서 역시 1경기 최다 도움 기록도 함께 갈아 치웠습니다.

안타까운 불명예 팀 기록들

반대로 불명예 기록도 존재합니다. 각 팀 입장에서는 부끄러운 기록이겠지만 이를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찾은 팀도 있었습니다.

역대 통산 최다 연패를 기록한 팀은 1994년 K리그에 참가했던 전북 버팔로였습니다. 전북 버팔로는 무려 10경기에 걸쳐 연패를 기록해 이 부분 최다 연패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뒤이어 부산 대우 로얄즈가 같은 해 8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했고, 광주 상무는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8연패를 한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광주 상무는 역대 통산 팀 연속 무승 기록도 갖고 있습니다. 2008년 4월부터 10월까지 5무 18패를 기록하며 승리에 대한 갈증을 오랫동안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그 뒤로 대전 시티즌, 부천 SK, 부산 아이파크 등이 22경기 연속 무승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골을 터트려야 승리를 할 수 있는데 무려 6경기 연속 골이 터지지 않은 팀도 있었습니다. 부산 대우 로얄즈(1992년), 인천 유나이티드(2005년), 제주 유나이티드(2009년), 강원 FC(2011년)는 모두 6경기에 걸쳐 무득점 경기를 펼쳤습니다. 그 뒤로 부천 SK를 비롯한 4팀이 5경기 연속 무득점 경기를 펼쳤습니다. 부천 SK는 2003, 2004 시즌에 3번에 걸쳐 5경기 연속 무득점 경기를 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1경기에서 가장 많은 골을 허용한 팀은 제주 유나이티드로 지난 2009년 9월,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8골을 허용한 것이 최다 기록입니다. 물론 제주는 이듬해 포항 원정에서 5-2 승리를 거두며 최다 실점에 대한 앙갚음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주의 모습처럼 새로운 계기를 만들기도 합니다.

승강제 도입을 위한 스플릿시스템이 적용되는 올 시즌, K리그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만큼 다양한 팀 기록도 양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떤 기록들이 새롭게 작성될지 관심 있게 지켜본다면 K리그를 재미있게 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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