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5.18 단체가 최근 ‘전두환 망언’ 발언으로 설화에 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두고 “천박한 역사 인식이 ‘종합선물세트’처럼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찾아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는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분들도 그런 이야기하는 분이 꽤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발언에 대해 여야 모두 강하게 비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윤 전 총장은 20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TV토론회에서 “경선이 끝나면 광주에 달려가 제가 과거에 했던 것 이상으로 따뜻하게 보다듬고 위로하겠다”고 말했다. 문제 발언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이와 관련해 이기봉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2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망언 중의 망언”이라며 “어제 윤 전 총장이 해명한답시고 ‘전두환을 벤치마킹하겠다’고 나서 저희들은 경악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어떻게 국민과 반대되는 역사 인식을 갖고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유튜브화면 갈무리

‘경선이 끝나고 광주로 달려가겠다’는 윤 전 총장에 대해 이 사무처장은 “윤 전 총장이 5.18과 전두환 정권을 호남의 문제로 압축해서 보고 있는 것 같다"면서 "모든 국민들이 인식하는 문제인데 ‘자기가 가서 (호남을) 달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건 천박한 역사 인식이 종합선물세트처럼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진행자가 ‘5.18 단체들이 국민의힘에 어떤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나고 묻자 이 사무처장은 “공당이라면 이런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납득할 만한 행동을 해야 하는데, 나서지 않고 개인의 발언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힘이 뭐가 다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무처장은 “(국민의힘이)그간 해왔던 약속·사과·참배 등이 쇼가 아니였냐는 의심이 든다”며 “후보의 발언이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사과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처장은 “코로나에 걸리면 2주간 격리하는데 막말하는 사람에 대해 최소 2주간 일체 언론보도를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어 이 사무처장은 “쿠데타라는 게 한 번만 있었던 게 아니다. 쭉 이어지는 과정들이 국민들에게는 엄청난 고통이었다”며 “(윤 총장이) 이례적이고 단순한 사건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처장은 “단순한 말실수나 개인의 문제로 보기보다 (윤 전 총장의) 전반적인 역사 인식이고 국가관이 담겨있는 위험한 발언”이라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게 드러나서 불행 중 다행이다. 국민들이 어디가 잘못됐고, 무엇이 문제인지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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