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 시즌 전에 이렇게 뜨거웠던 적은 없었습니다. 전력 이동도 많아졌고, 그러면서 아예 팀 자체가 '리빌딩'된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새 시즌을 맞이하기 위해 각 팀들의 전력 담금질도 한창 진행 중인데 몇몇 팀의 눈에 띄는 경기력이 많은 기대감을 갖게 하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띈 팀은 성남 일화였습니다. 성남은 동아시아 4개국 클럽팀끼리 대결한 아시아챌린지컵에서 중국 광저우 부리, 일본 시미즈 S펄스 등 만만치 않은 팀을 상대로 2경기 10골을 몰아넣는 위력적인 공격력을 과시하며 정상에 올랐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했던 성남은 기대 이상으로 화끈한 전력으로 일본, 중국 팀을 잇따라 물리치며 K리그 뿐 아니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선전도 기대하게 했습니다.

▲ 아시아챌린지컵 결승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는 성남 일화 에벨톤, 에벨찡요 (사진=성남 일화)
완벽한 전력은 아니었다 해도 기회가 있을 때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는 결정력, 중원에서 전방으로 이어지는 정확한 패싱력 등은 분명히 눈에 띄었습니다. 부산에서 이적해 온 한상운은 2경기 3골 3도움이라는 어마어마한 공격포인트로 빠른 시간에 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고, 지난해 성남에 왔던 에벨톤, 에벨찡요 역시 팀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으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여 기대를 모았습니다. 제주에서 이적해 와 시미즈전에서 5번째 골을 돕기도 했던 이현호, 이제 막 성남에 입성한 또 다른 외국인 공격수 요반치치, 그리고 기존 공격 자원인 조동건까지 제 경기력을 발휘할 경우, 최고의 공격력을 갖춘 팀의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대구 FC도 모이사르 페레이라 신임 감독의 리빌딩 작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많은 기대를 갖게 하고 있습니다. 전(前) 브라질 U-20(20세 이하) 대표팀 수석코치를 지냈던 페레이라 감독은 U-20 대표 출신 레안드리뉴를 비롯해 3명의 브라질 선수를 주축 전력 자원으로 활용해 브라질 특유의 삼바 축구 색깔을 드러내고 선전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구는 전지훈련지인 브라질에서 브라질 1부리그 소속 쿠리치바FC와 연습경기를 가져 3-1 승리를 거둬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습니다. 브라질 출신 선수들이 K리그 경기 스타일에 얼마만큼 잘 적응하느냐가 관건인데 전력만 놓고 봤을 때 한층 강화된 것만은 분명합니다.

다른 팀들도 유독 공격 자원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지난해 우승팀 전북 현대는 공격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 기존 자원에다 공격,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김정우를 영입, 더 색깔있는 축구를 구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준우승팀 울산 현대 역시 J리그 감바 오사카에서 뛰던 이근호와 김승용을 영입, 검증된 공격자원을 통한 전력 강화를 꾀했습니다. 지난 2년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인천은 울산에서 설기현을 영입한 데 이어 호주 대표팀 공격수 네이슨 번즈까지 데려와 공격력 강화를 꾀했고, 대전, 강원도 공격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지난해 정규리그 준우승팀이자 팀 득점 2위를 기록했던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은 "올 시즌 1경기당 2골을 터트릴 수 있는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겠다"고 밝혀 더욱 강화된 공격력을 선보이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렇게 K리그 팀들이 공격력 강화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데는 아무래도 승강제 도입의 영향이 컸습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많은 골을 넣고 이기는 축구를 지향할 수밖에 없게 됐고, 그 때문에 공격수들의 전력 이동, 강화도 더욱 두드러진 계기가 됐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K리그의 키워드로 떠오른 전북 현대의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가 큰 힘을 발휘하면서 공격 축구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전북의 닥공이 AFC(아시아축구연맹)의 모범 사례로 소개됐을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다보니 자연스레 다른 팀들도 이에 영향을 받고 '닥공만이 살 길'이라는 인식이 자리한 것입니다.

공격 축구 강화로 K리그는 어느 때보다 화끈한 시즌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 닥공 트렌드가 꾸준하게 이어진다면 자연스레 경기장을 찾는 팬들도 많아질 것이고, 보다 재미있는 K리그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시즌 전부터 불어오는 K리그의 닥공 전쟁이 어느 때보다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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