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20대 대선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불리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KBS·MBC에 대해 ‘문제없음’을 결정했다.

15일 선방심의위는 9월 14일 KBS <뉴스9>과 MBC <뉴스데스크>에 대해 심의를 진행했다. 이날 KBS·MBC는 ’고발사주 의혹‘, '검찰 윤석열 장모 대응 문건' 리포트를 톱뉴스부터 연달아 배치했다. 이날 ’대장동 특혜‘ 관련 리포트는 한 건이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의 의혹은 부풀리고, 이재명 경기도지사 의혹은 축소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언경 심의위원은 “어떤 날 어떤 뉴스가 배치되는지는 방송사의 재량”이라며 “방송사의 뉴스 선별에 있어서 공정성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심의위원은 다른 방송사의 보도를 비교했다. 김 위원은 “당일 SBS는 ‘화천대유 보도’가 1, 2번째였고, ‘고발사주 의혹’ 리포트는 3, 4번째였다”며 “방송사마다 배치와 보도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KBS·MBC만 심의하는 것은 맞지 않고 ‘공정성 위반’이라고 말하는 것도 무리”라고 강조했다.

KBS <뉴스9> 9월14일자 방송 유튜브 화면 갈무리

박수택 위원은 “당일 뉴스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그것을 톱에 올리는 게 편집의 원칙”이라며 “뉴스 가치의 판단을 외부에서 지적하는 것 자체가 언론에 대한 또 다른 간섭”이라고 밝혔다.

반면 구본진 위원은 ”SBS와 KBS를 같이 놓고 볼 수 없다. KBS는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고 SBS는 사기업이 운영하는 언론사“라며 ”사기업이 세운 언론은 좀 더 공정성 (기준이) 조금 더 자유롭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 위원은 ”(보도의) 순서가 간단한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며 ”법정제재 ‘주의’ 이상은 해야한다“고 밝혔다.

김일곤 위원은 “공영방송 KBS·MBC·TBS 등에는 엄격한 공정성과 균형성의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며 “특히 대선 방송은 더욱 엄격하게 기계적 중립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혁남·박동순·정일윤·김언경·박수택 위원은 ‘문제없음’, 구본진 위원은 법정제재 ‘주의’, 김일곤·정영식 위원은 행정지도 ‘권고’ 의견으로 다수의견인 ‘문제없음’이 결정됐다.

또 선방심위는 출연자가 윤 전 총장을 ‘정책 바보’라고 발언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문제없음’을 의결했다. <뉴스공장>의 지난달 28일 방송 ‘황야의 우나이퍼’ 코너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향해 ‘정책 바보’라고 지속적으로 표현했다. 진행자가 코너 말미에 발언 정정을 권유했으나 우 의원을 해당 발언을 철회하지 않았다.

박수택 위원은 “정치인이 방송에서 자기 의견을 제시할 때 공적인 (장소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상대 진영을 비판하는 건 좋은데 말의 품격이 사라져서는 안 된다. 최근 출연자들이 방송용어를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방송사들이 출연자들에게 사전에 적합하지 않은 표현이 무엇인지 안내해 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언경 위원은 “바보라는 표현이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이라며 “정책이 미숙하거나 미흡하다고 말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바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못했다”고 비판했다.

박동순 위원은 “인권감수성이 떨어지는 표현을 방송에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다만 해당 표현이 대선 방송심의 기준으로 보면 장애인에 대한 비하보다 후보자가 정책을 모르고 있는 것을 지적하는 표현같다”고 말했다.

김일곤·박수택 위원은 행정지도 ‘권고’, 정영식 위원은 행정지도 ‘의견제시’, 권혁남·박동순·구본진·김언경·정일윤 위원은 ‘문제없음’ 의견으로 다수의견 ‘문제없음’이 의결됐다.

한편 선방심의위는 반복해서 동일한 심의규정 위반으로 안건에 올라오는 경우 가중제재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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