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집 앞에서 취재 도중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돼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경찰서로 연행된 이상호 MBC 기자가 결국 병원에 입원했다. 현재 이 기자는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로 인해 목, 허리, 가슴 등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MBC가 운영하는 팟캐스트 방송 <손바닥TV> 소속인 이상호 기자는 25일 오전, 전두환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과와 면담을 요구하던 80년 고문피해자 김용필씨를 인터뷰하던 도중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상호 기자는 최근에도 전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독재 행위에 대한 사과를 촉구한 바 있다.

경찰에 체포된 이상호 기자는 연희파출소를 거쳐 서대문경찰서로 이송됐다. 그리고 이후, 통증을 호소해 경찰의 동행 하에 병원으로 이송됐다. 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 트위터에 따르면, 형사 다섯명 정도가 이 기자가 입원해 있는 병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병원에 입원해 있는 이상호 기자의 모습 ⓒ미디어몽구 트위터
이상호 기자는 26일 오전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매번 전두환씨 사저를 갈 때마다 경찰이 강경하게 제압해 (이날도) 통과 의례라고 생각했지만 어제는 (경찰의 태도가) 더 강경했다. 어제 계속 넘어트리고 질질 끌고 갔다. (경찰이) 마지막에 나를 쓰러트리면서 뒤로 양 팔을 꺾었는데 몸이 많이 안 좋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기자는 또, 공식 입장을 통해 “전두환씨의 공식 사과를 받을 때까지 전두환씨 자택 앞 방문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취재 도중 체포된 것에 대해서는 “이는 기자의 정당한 취재활동을 압박하는 행위로 명백한 언론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손바닥TV 또한 공식 트위터를 통해 “손바닥tv는 정상적인 취재활동을 하고 있는 기자의 취재를 방해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규정하며, 이상호 기자의 빠른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상호 기자의 체포 및 부상으로 당초 26일 오후 6시로 예정된 ‘이상호의 손바닥 뉴스’ 방송 여부는 현재까지 불투명해 보인다. 이날 방송에는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출연해, 2012년 선거 전망과 야권 통합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상호 기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오늘 무슨일이 있어도 방송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전두환 사저 앞을 지키고 있던 경비대원은 오히려 이상호 기자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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