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들의 제작거부 돌입으로 <뉴스데스크>가 15분만 방송되는 파행을 겪었다. 평소 60분 편성되던 <뉴스데스크>는 15분만 방송됐으며, 나머지 뉴스 시간대에는 <건강적색경보 SOS> ‘구토와 구역질’이 대체 방송됐다.

기자들 대부분이 빠진 <뉴스데스크>, 내용 또한 부실했다. 날씨, 귀경길, 출근길 등 사건 사고 보도가 주를 이루는 등 방송사 메인뉴스라고 보기에는 초라한 내용의 연속이었다. 이날 뉴스 파행에 대해 권재홍 앵커는 클로징 코멘트로 “MBC 기자회의 제작거부로 단축 방송하게 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빠른 시일 내에 뉴스 제작과 보도가 정상화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MBC기자들이 26일 오전 임원실 앞에서 손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MBC기자회 트위터
<뉴스데스크>의 파행은 오늘(26일)에도 계속된다. MBC는 오늘도 <뉴스데스크>를 15분 편성했으며, 나머지 뉴스 시간대에는 어제에 이어 <건강적색경보 SOS> 다큐멘터리를 내보낼 예정이다.

아침 뉴스의 파행도 이어지고 있다. 평소 오전 6시부터 1부와 2부로 나눠 약 2시간 동안 진행되던 <뉴스투데이>의 경우에도, 오늘 약 10분 정도만 방송됐다.

그러나 메인뉴스 15분 방송이라는 파행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시청자 및 누리꾼들은 MBC 홈페이지 뉴스 시청자게시판 뿐 아니라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MBC 기자들의 제작거부를 지지하고 나섰다.

▲ MBC뉴스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시청자 의견
“제작거부에 지지 보내, 양심있는 기자들에게 박수 보내”

한 시청자는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그간 편파방송보도를 보고 씁쓸했는데 그나마 MBC에도 양심 있는 기자님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며 “편파방송보도 책임자 퇴진에 따른 제작거부에 심심한 지지를 보낸다. 양심있는 MBC 기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다른 시청자도 “정론을 펼치기 위한 여러분의 용감한 선택에 지지를 보낸다”며 “지금 당장 뉴스를 몇 번 못 보는 것 그 불편함은 지난 4년간 MBC 뉴스를 아예 보지도 않고 지낸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기자들의 격려했다.

또 다른 시청자 또한 “개인적으로 더 빨리 했었다면 하는 생각이 있지만, 쉽게 말로 할 만큼 쉽지 않은 수많은 난관이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이렇게 결행한 것에 글로나마 응원한다. 그래도 이렇게 언론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위해 애쓰시는 여러분이 계시기에 시청자인 우리들도 항상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시청자 및 누리꾼 뿐 아니라 MBC PD들도 기자들의 움직임을 지지하고 나섰다.

MBC PD협회는 26일 성명을 내어 “MBC 기자들의 제작거부는 자신들의 일터를 지키기 위해, 자신들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국민과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된 뉴스를 전하기 위해 기자들 스스로 마이크를, 취재카메라를 내려놓은 것”이라며 기자들의 결단을 지지, 연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PD들은 기자들의 제작거부에 대해 “김재철 사장 재임 이후 지속적으로 경영진과 일부 간부들에 의해서 자행된 공영방송 MBC의 파괴행위를 막겠다는 정당한 저항”이라며 “MBC에 올바른 보도가 되살아나기 위한 인적쇄신은 물론, 나아가 공영방송으로서 언론이 갖추어야 할 정상적인 기능회복, 신뢰회복을 위한 조치들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뿐 아니다. 기자들의 움직임에 지지 입장을 밝힌 시사교양국, 라디오본부 뿐 아니라 MBC노조도 김재철 사장 퇴진을 위한 총파업 투쟁으로 제작거부에 힘을 보탤 움직임을 보이는 등 MBC 구성원 전체가 현 김재철 사장 체제를 벗어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MBC노조는 오는 27일 오후 6시까지 ‘공영방송 MBC 정상화를 위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노조원 과반수 이상이 참여한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이 총파업에 찬성 의사를 밝힐 경우, 이번 총파업은 기자들의 제작거부와 맞물려 김재철 사장 퇴진을 목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MBC노조는 27일 오후 6시 이후, 투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기자들의 제작거부 돌입으로 메인뉴스가 15분 방송이라는 파행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김재철 사장은 일본에서 열리는 패션쇼에 참석하기 위해 해외 출장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현재 김재철 사장은 MBC 일본지사가 주관하는 ‘K팝과 함께하는 한·일 합동 패션쇼’ 참석을 위해 일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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