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20년 사이에 아프리카 축구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습니다. 유럽, 남미로 양분된 축구 판도의 틀을 깬 첫 번째 대륙으로 전면에 나섰고, 최근에는 특급 대우를 받는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이 늘어나 그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축구를 통해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얻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프리카 축구는 많은 이들의 꿈과 희망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 아프리카 축구의 진면목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가 곧 찾아옵니다. 바로 2012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 그 무대입니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 21일(한국시각 22일 새벽), 개최국인 적도기니와 리비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3주간의 열전에 돌입합니다. 이번 대회는 적도기니와 가봉에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역대 두 번째 공동 개최로 치러지며 4팀씩 4개조로 나뉘어 풀리그로 순위를 가리고 각 조 상위 2팀이 8강 토너먼트를 갖고 다음달 12일에 결승전을 갖게 됩니다.

이번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은 역대 어떤 대회보다 많은 흥미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최고의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것도 있지만 이미 예선 전부터 나타난 온갖 이변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전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도 사실 아프리카 내 정치적인 문제 등으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힘겹게 대회가 열린 터라 이번 네이션스컵은 경기 내용만큼이나 외적인 면에서도 많은 화젯거리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 지난 2010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집트. 그러나 이집트는 이번 대회에서 예선 탈락해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사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홈페이지 보도용 사진)
강자들의 대거 탈락, 더 강한 팀들이 몰려온다

일단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어느 때보다 많은 강호들이 대거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의 절대 강자이자 지난 대회까지 3연패를 이뤘던 이집트가 탈락한 것은 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이집트는 조별 예선에서 1승 2무 3패에 그쳐 G조 최하위에 머무르고 각 조 1위에게 주어지는 본선티켓을 따내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집트 뿐 아니라 전통의 강호로 꼽히는 카메룬, 나이지리아, 알제리, 남아공 등의 탈락도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조별 예선에서 조 1위에 오르지 못하고 조 2위 와일드카드 싸움에서도 밀려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강호들이 대거 탈락해 김이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그런 만큼 다른 강호들의 전력이 어느 때보다 강해보이는 것은 이번 대회를 흥미롭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코트디부아르는 23명 선수 전원을 해외파로 발탁하며 의지를 불태웠고, 가나 역시 이집트 다음으로 많은 우승을 차지한 나라답게 역대 최고 수준의 전력으로 우승 꿈을 다지고 있습니다. 또 북아프리카 강호로 꼽히는 튀니지, 모로코도 유럽파 주축 선수들을 앞세워 이번 대회에서 사상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며, 중앙 아프리카의 다크호스 세네갈의 약진도 눈여겨 볼 부분입니다.

예측 불가능한 이변의 팀

어느 팀이 예상 외의 선전을 할지도 관심입니다. 이집트의 사례도 그렇지만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은 유독 많은 이변이 일어나기로 유명한 대회입니다. 이미 예선부터 많은 이변이 일어났던 만큼 본선에서 또 얼마만큼 많은 이변이 벌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국제 축구계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이번 대회 개최국 적도기니와 가봉의 선전 여부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26차례 대회 가운데 21차례나 개최국이 4강 이상의 성적을 냈는데 과연 이 두 팀 가운데 4강 이상의 성적을 내고 국민들을 흥분하게 할 팀은 어디가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어려운 국내 사정으로 국제 원조를 받고 어렵게 이번 대회에 출전,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니제르의 투혼도 기대할 만합니다. 니제르는 이집트, 남아공 등을 물리치고 와일드카드로 이번 대회 본선에 첫 진출, 이미 예선 최고 이변 팀으로 꼽혔고, 하루나 둘라 니제르 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이 공로로 아프리카 최고 감독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최고 선수의 활약상, 높이 떠오를 기대주...누굴까?

어느 팀이 우승하고 선전할 지 관심이 모아지지만 역시 아프리카 최고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어떤 스타들이 활약하고, 또 새로운 스타들이 떠오를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줄 선수들을 찾는데 매력적인 대회다보니 이미 유럽의 많은 스카우터들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프리카 최고 골잡이로 꼽히는 코트디부아르의 디디에 드로그바는 조국의 20년 만의 우승을 위해 많은 골을 넣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코트디부아르에는 드로그바 외에도 맨체스터 시티의 잘나가는 형제, 야야 투레와 콜로 투레와 아스널의 제르비뉴 등 많은 프리미어리거들이 포진해 있어 이름값 하나만으로는 이미 우승 기세입니다. 그러나 이에 질세라 또다른 우승후보 가나 역시 대표 공격수 아사모아 기안을 비롯해 안드레 아예우, 설리 문타리 등이 나서 맹활약을 기대케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세네갈의 뎀바 바, 파피스 뎀바 시세, 그리고 모로코의 마루앙 샤마크 등 프리미어리거들과 말리의 세이두 케이타 같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거, 부르키나파소의 조나단 피트로이파 같은 프랑스리거 등 유럽 유수 빅리그 출신 선수들도 나서 자신의 경기력을 증명해 보이려 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보이고 더 큰 팀, 리그로 올라서려는 선수들의 의지 덕에 어느 때보다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프리카 특유의 유연하고 탄력 넘치는 축구, 공격적이고 역동적인 축구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입니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 축구의 진정한 열정과 힘을 느낄 수 있는 대회. 더불어 아프리카 뿐 아니라 세계 축구의 새로운 꿈과 희망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 단순한 대륙별 대회를 넘어 세계 축구계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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