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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킨도너츠 위생보다 제보자 공개가 우선인 보수·경제지강은미 "물타기 수사의뢰로 비위생 사실 호도 말라"…탁종열 "언론의 공익제보자 보호는 어디갔냐"
김혜인 기자 | 승인 2021.10.01 15:56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의 '던킨도너츠 기름때 반죽 보도'를 SPC와 경제지, 보수매체가 ‘민주노총의 자작극’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KBS에 제보 영상을 제공한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물타기 수사 의뢰를 통해 실재하는 비위생 사실을 호도하지 말라”며 “조작을 주장하더라도 식약처가 발표한 조사 결과를 뒤집을 순 없다”고 강조했다.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SPC그룹 산하 비알코리아는 지난달 30일 “제보 영상 가운데 일부가 조작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공장 내 CCTV를 확인한 결과 7월 28일 한 현장 직원이 아무도 없는 생산 라인에서 설비 위에 묻어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하고 이를 ‘펜(pen)’형 소형 카메라를 사용해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민노총 지회장이 제보자'라는 비알코리아 입장을 보도한 경제지와 조선일보 기사

이날 다수의 경제지는 제보자가 민주노총 지회장이라는 점을 강조해 보도했다. 서울경제 <“민노총 지회장이 던킨 반죽에 기름때 묻혔다”...비알코리아, 제보 영상 조작 수사의뢰>, 매일경제 <“민노총 직원 기름 고의로 넣었다”...던킨도너츠, 경찰 수사 의뢰했다>, 한국경제 <“민노총이 던킨 도너츠 ’이물질‘ 제보 영상 조작”> 등이다.

매일경제는 해당 기사에서 “영상 속 직원은 민주노총 화학섬유 노조 소속 던킨 지회장으로 알려졌다”며 “현재 민주노총 화물연대는 SPC 브랜드인 파리바게뜨 운송 파업을 한 달 넘게 지속하고 있는 상태”라고 파업과 연관지었다. 

한국경제 역시 제보자 신원을 공개하며  “SPC그룹의 빵과 재료 등에 대해 운송 거부 파업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30일 대규모 집회를 이어갔다. 민주노총의 도를 넘어선 행태 때문에 SPC그룹이 몸살을 앓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10월 1일 주요 일간지 5곳 중 유일하게 지면을 통해 보도했다. <던킨도너츠社 “기름때 반죽 영상은 자작극” 민노총 지회장 고소>에서 “비알코리아는 고소장에서 ’해당 직원은 민주노총 소속의 조모 노조 지회장‘으로 특정했다”며 “조 지회장은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굳이 대응할 필요가 없고 말이 안 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탁종열 노동인권저널리즘센터 소장은 “언론이 비알코리아 측 보도자료를 그대로 보도하자 민주노총을 공격하는 자극적인 내용의 댓글이 많이 달렸다”며 “사측의 조작 의혹을 보도하면서 왜 제보자 입장을 확인하지 않은 건지. 다른 현장 노동자를 통해 팩트를 확인하지 않은 건지”라고 따져 물었다.

탁 소장은 언론의 공익제보자 보호책임을 거론했다. “언론은 공익제보자 보호에 대해 어느 관심도 갖지 않고 있다. 회사가 공익제보자의 신분을 의도적으로 밝혔고 공익제보자는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는데 문제가 없냐”고 지적했다.

탁 소장은 “언론은 애초에 제보자 입장을 들을 생각이 없었을 거다. 민주노총 때려잡을 절호의 기회가 생겼으니 모두가 ’때려잡자 민주노총‘이란 생각뿐이었을 것”이라며 “언론자율규제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KBS '뉴스9'의 9월 29일 <[단독]① 던킨도너츠 공장 제보 영상…반죽에 기름때·시럽통엔 까만 물질> 보도 (출처=KBS)

지난달 29일 KBS ‘뉴스9’는 던킨도너츠 제조 공장의 위생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강은미 의원실로부터 제공받은 제보 영상에는 도너츠 반죽 위로 기름때가 떨어졌고, 튀김 기계, 튀긴 도넛에 입히는 시럽 그릇 안쪽에 까만색 물질이 나왔다. 던킨도너츠 안양 공장 5층에서 내부 직원이 촬영한 영상이다.

KBS 보도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0일 오전 해당 공장에 대한 위생점검과 해썹 점검을 실시했다. 식약처는 다음 날 시설 전반의 위생이 미흡하다고 결론 내리고 지자체에 행정 처분을 요청했다. 도세호 비알코리아 대표는 홈페이지에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대내외적인 조치를 공유하고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며 사과문을 게시했다. 하지만 같은 날 비알코리아는 ‘제보 영상 가운데 일부가 조작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KBS는 30일 해당 공장의 또 다른 직원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 청소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환기장치엔 늘 유증기 방울이 맺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KBS는 1일 아침 ‘뉴스광장’에서 같은 소식을 전하며 “KBS는 공장 위생 상태에 대한 취재와 더불어 제보 영상을 둘러싼 의혹도 충실히 보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SPC는 물타기 수사 의뢰를 통해 실제하는 비위생 사실을 호도하지 말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강 의원은 “던킨이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를 한 사실은 이미 확인됐다”며 “SPC그룹 차원에서 아무리 조작을 주장하더라도 식약처가 발표한 이틀간(9월29일~30일) 진행한 조사 결과를 뒤집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유증기 제거를 위해 정기적으로 청소했다는 사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CCTV 1년치 영상을 공개하라”며 “식약처가 적발한 위반사항에 진심으로 사죄하고 자숙하기는커녕, 문제의 본질을 흐리려는 SPC의 물타기 수사의뢰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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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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