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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정국 한복판 '언론·미디어특위', 실효성 가지려면2개월 논의로 미디어법제 뜯어 고친다?…정치적 대립구도, '8인 협의체' 전철 밟을 수도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10.01 10:47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언론중재법 논란 끝에 '언론·미디어제도개선특위'가 닻을 올리게 됐지만 짧은 활동 시한, 광범위한 논의 주제, 대선국면 등으로 인해 실효성 논란이 따라붙고 있다. 의원들로 구성되는 언론·미디어특위 내에 전문가와 언론시민사회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하고, 언론계의 자율규제기구 논의가 적극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자성이 나오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 합의문을 보면 언론미디어특위는 언론중재법, 정보통신망법, 방송법, 신문법 등 미디어 제도 전반에 관한 개선방안을 오는 12월 31일까지 논의한다. 특위는 여야 동수 18인으로 구성된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오른쪽)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언론미디어제도개선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재논의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언론중재법,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포털 뉴스 배열, 신문사 편집위원회 설치, 1인 미디어 허위조작정보 규제 등 미디어제도 현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언론개혁의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는 네가지 법을 함께 논의하게 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그야말로 문재인 정부, 21대 국회 언론개혁 시즌1이 드디어 열렸다"고 말했다.  

우선 언론미디어특위 활동시한과 관련해 구성에 소요되는 시간을 제외하면 2개월 남짓의 기간 내에 여야가 합의안을 도출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앞서 언론중재법만을 원포인트로 논의한 여야 '8인 협의체'는 한 달 공회전 끝에 결실없이 종료됐다. 

미디어법제는 여야 간의 이견이 커 발의만 된 채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 대표적 사례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민주당 지도부가 반복해서 처리의지를 밝혀 온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이 완료된 최근까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현행 제도는 여야 정치권 추천으로 공영방송 이사를 선임하는 관행이 작동한다. 민주당은 시민참여형 공영방송 이사선임제도에 무게를 두면서도 당내 단일안을 도출해내지 못했고, 국민의힘은 정치권 추천의 명문화를 주장했다. 신문사에 편집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는 신문법은 국민의힘과 신문협회 등이 편집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언론미디어특위 구성은 비교섭단체 참여 여부 등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갈등을 빚을 소지가 있다. 여야는 특위 위원장을 누가 맡을지, 비교섭단체도 특위에 포함시킬 것인지 등 특위 구성과 관련한 내용을 추후 원내수석부대표 간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국회 과방위·문체위·법사위 등 미디어법제 관련 상임위를 중심으로 특위 구성이 논의되는 가운데 열린민주당 참여 여부를 놓고 여야가 대립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국회 문체위 언론중재법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법안심사소위와 안건조정위에 참여하는 것에 반발했다. 

언론미디어특위 활동이 국정감사와 대선국면 한 가운데 있다는 점도 변수다. 1일부터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한달 간 실시된다. 11월엔 여야의 대선후보가 확정되면서 본격적인 대선정국이 펼쳐지게 된다. 모든 정치적 이슈가 대선으로 빨려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당장 이번 국정감사는 언론 등지에서 '대선 전초전'으로 규정되고 있다. 정책 중심의 감사보다는 여야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고발사주 의혹'과 '장모 변론 대응 문건', 이재명 경기지사 관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을 두고 각 상임위에서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의 출구전략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애초 '가짜뉴스방지법' 논의에서 출발한 언론중재법은 국내·외 언론단체, 국제사회로부터 언론·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언론중재법과 관련해 "언론이나 시민단체, 국제사회에서 이런저런 문제제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충분히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6일 고위당정청 회의에서도 청와대는 여당의 언론중재법 단독 처리에 대한 부정적 기류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합의문 발표 당시 '법안처리가 대선 이후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윤호중 원내대표는 "12월31일이 활동시한이기 때문에 대선 뒤로 미루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금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국회 차원의 특위 구성과 언론계의 통합형 자율규제 기구 설립을 강조해 온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는 언론미디어특위 실효성에 대해 "기한은 짧고, 범위는 너무 넓다. 이 짧은 기간 동안 왜 이렇게 많은 걸 하겠다고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심 교수는 "언론중재법을 일단 멈춘 것은 평가해야 하지만, 특위 활동은 1년에서 최소 6개월은 시한을 확보해야 실질적인 논의가 가능하다"면서 "구성에 있어서도 국회의원들끼리만 모아서 논의하면 별로 의미가 없다. 과거 방송개혁위원회 논의처럼 적어도 전문위원회를 꾸려 논의해야 하는데 많이 아쉽다"고 했다. 

민주당의 출구전략 가능성에 대해 심석태 교수는 "그럴 수 있다. 12월 31일은 선거 한복판"이라며 "특위 시한은 다 됐는데 답을 못냈다고 해도 관심이 많이 떨어질 수 있다. 그렇게 어물쩍 넘어가게 되면, 그 때는 언론시민사회 등이 약속을 지키라고 강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했다. 

언론중재법 처리에 조건부 찬성인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도 "특위 실효성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 이사는 "각각의 미디어법은 개별적이고 통합적인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미디어 이용자 입장에서 지금 법체계는 상당히 구시대적"이라며 "이걸 바꾸겠다고 한 지도 몇 년이 지났는데 안됐다. 국회가 이용자가 겪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측면이 있지만, 그 많은 의제를 한꺼번에 시간 안에 통과시킬 수 있을 것인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윤여진 상임이사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만 해도 이사를 전부 선임하고 난 지금에 와서 하겠다는 건 이상하지 않나. 안하겠다는 건지, 지금까지 무엇을 한 것인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면서 "기왕 논의하기로 했다면 특위를 더 실효성 있게 해야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열린 현업·원로 언론인 긴급 기자회견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유튜브)

언론보도 피해 구제를 위한 통합형 자율규제기구를 추진 중인 언론현업단체들 역시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현업·원로 언론인 긴급 기자회견에서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지점들이 있다"며 "언론개혁의 본질과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짚어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지만, 정치적 대립 구도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언론중재법 논의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똑같은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현 위원장은 "특위는 18명의 의원들로 구성될 것이지만 여야 대리전이 되는 양상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며 "특위 안에 언론현업단체와 시민사회의 광범위한 언론개혁 문제의식을 받아 안을 수 있는 구조가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 그런 구조 없이는 지난 '8인 협의체'의 실패를 똑같이 되풀이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윤창현 위원장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미 때가 늦어버렸다. 하지만 하반기 KBS 사장 선출 절차가 있고, 이후 MBC·EBS 사장 임기가 돌아온다"며 "이 시기를 놓치면 논의계기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이번 기회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이후 이 문제는 다뤄지지 않는다. 어떤 정치세력을 막론하고 권력을 잡고 나면 언론을 손아귀에서 놓지 않는다"며 "차기 대선 전에 반드시 이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은 "우려스러운 점은 12월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언론개혁 과제를 두어달 안에 대안을 마련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며 특위 활동기한을 연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성재호 회장은 "이번 특위가 이것으로 끝날 게 아니라 21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언론개혁 과제를 심층적으로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계 통합형 자율규제기구 논의도 언론중재법 논의가 일단 멈춰 서면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창현 위원장은 "언론중재법 논란 과정에서 우리사회에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는 언론불신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대단히 무거운 숙제를 받아안았다"며 "언론 사업자단체에 말씀드린다. 논란이 한 고비를 넘겼다고 해서 자율기구 발을 빼거나 게을리 하는 방식으로 흘러가서는 결코 안된다"고 했다. 

성재호 회장은 "특위와 무관하게 언론계 내부 성찰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사업자단체와 현업단체는 통합형 자율규제기구를 약속했다"며 "10월에는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 만약 언론중재법이 미뤄졌으니 우리도 대충 미뤄보자 생각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심판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석태 교수는 "이번 국면에서 의미있게 본 건 자율규제 기구다. 언론중재법이 통과됐다면 사업자 단체들이 발을 빼는 문제가 있었을텐데, 자율규제기구를 만들 시간은 된다"며 "특위가 논의를 할 때에도 자율규제기구가 잘 작동한다는 전제 아래 법을 만든다면 무리한 법을 만들 동인이 줄어든다고 본다. 만약 사업자가 발을 뺀다면, 언론중재법은 그대로 가는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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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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